스코어 오리지널 인터뷰집
맷 슈레이더 엮음, 백지선 옮김 / 컴인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관련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화음악 마니아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영화음악을 사랑한다.

다른 분야의 음악보다 영화음악 듣기를 좋아하고 실제로도 더 들으며, 다른 일을 할 때 배경음악으로 깔아놓기도 한다.

이렇게 서평을 쓸 때면 자주 틀어놓는 것이 바로 영화 OST이다.

음악 자체도 좋지만 이렇게 영화음악을 들을 때면 영화 장면들과 그 감성들이 살아나는 게 특히 좋다.

요즘에는 유튜브에서 영화 OST 전곡을 쉽게 들을 수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영화와 함께 사랑하는 영화음악도 소유하고 싶은 욕심에 조금씩 영화음악 CD 앨범도 사 모으고 있다.

영화음악이 영화를 더 매력적이게 하는 도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영화와 영화음악의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상 영화음악은 영화 장면을 살려서 더 몰입하게 하여 감정을 고조시키고, 영화는 영화음악에 이야기와 영상을 부여해서 영화음악을 더 생생하게 하며 감정이 떠오르게 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인터뷰집이다.

스물세 명의 영화음악 작곡가와 제임스 캐머런을 포함하여 영화감독 두 명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그중 <토이스토리> 시리즈 등 애니메이션 영화음악 작곡이 눈에 띄는 작곡가 랜디 뉴먼과 <인터스텔라>,<라이온 킹> 등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영화음악 하면 (엔니오 모리꼬네와 함께) 먼저 떠오르느 한스 치머의 인터뷰를 특히 즐겁게 읽었다.

랜디 뉴먼과의 인터뷰에서 <토이스토리 2>의 제시 테마곡이었던 <When Somebody Loves Me>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영화 장면과 음악이 머릿속에 흘러서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한스 치머가 음악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건 채 2주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웠고, 한스 치머가 작업한 100편이 넘는 영화 중에서 <인터스텔라>만이 아쉬움 없이 완전히 작업을 끝냈다는 마음이 든 첫 영화라는 것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도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광활한 우주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음악이 과거에도, 앞으로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 작곡가들은 다 그렇게 느낍니다. 누구나 자기 곡에 자신이 없고 그 불안함을 원동력으로 삼아 곡을 쓰죠. 작곡가들은 새로운 음악을 만들려고 애쓰지만, 그 음악이 새로운지 아닌지는 관객이 듣고 판단합니다. 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작곡가는 작가와는 달리 말로는 소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늘 절벽 끝에 선 기분으로 곡을 씁니다. "자, 이제 눈을 감고 떨어질게요. 부디 잡아주세요." 하는 심정으로 쓰죠.


한스 치머 인터뷰 중

p.134


영화에서 영화음악의 비중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스피커가 고장 나서 소리가 나지 않았는데, 외국 영화는 자막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며 소리 없이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소리와 함께 영화를 봤을 때와 영화에 대한 느낌이 크게 달랐다.

배우의 목소리와 효과음 때문도 있겠지만, 음악이 빠진 영화 장면은 그 깊이가 음악과 함께한 장면과 많이 달랐다.

그래서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영화음악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을 읽을 때 왜 그런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슬프기도 했다.



책을 읽고나니 마치 영화음악 작곡가들이 작곡하는 모습을 훔쳐본 것만 같았다.

작품의 뒷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고, 영화음악이 어떤 고민을 거쳐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알게 되니 영화음악에 더 애정이 생긴다.

영화음악과 더욱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책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