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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클래식한 사람 - 오래된 음악으로 오늘을 위로하는
김드리 지음 / 웨일북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클래식 하면 다른 음악보다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형식이며, 배경이며 여러 가지를 공부했던 기억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책 속에서 위와 같은 것들이 부담스럽다면, 음악을 들으며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자신의 마음에 다가가보자고 말한다.
저자의 여행 방식도 음악을 듣는 방식과 비슷하게, 역사적인 지식 같은 것 없이 여행지의 아름다움 자체를 즐긴다고 한다.
나는 작품을 감상할 때에 그 작품의 이야기를 알고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작품에 대한 것을 알고 난 후에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기도 하고, 작품에 대해 몰랐을 때에 감상했던 느낌과 다르게 다가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게 잘 맞을까 걱정했는데, 아이러니하게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배경 지식도 많았고 감정을 따라 음악을 감상해보기도 해서 좋았다.

바흐는 모차르트, 베토벤 등 수많은 음악가들이 존경한 음악가이기도 하다.
나도 곡을 쓰다가 잘 풀리지 않으면 좋아하는 음악가들의 음악을 듣곤 하는데, 그들 역시 그랬을 것이다.
p.108-109
저자는 현재 뮤지컬 음악을 만들고 있는 작곡가인데, 그래서 책에 담긴 이야기에 더 신뢰감이 갈 뿐만 아니라 음악과 음악가를 바라보는 작곡가의 시선이 좋았다.
위에서 이 책을 통해 여러 배경 지식을 알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게 절대 부담스럽지 않다.
해당곡과 관련된 인물들과 다른 음악, 그리고 형식에 대한 것을 깊이 들어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언급하는 정도라서 지루하지도 않았다.

저자는 책을 16가지의 감정으로 나눠서 각 감정에 어울리는 음악을 소개하는데, 한 꼭지가 서너 페이지 정도라서 다른 일을 하는 중간중간에 읽기 좋다.
호흡이 길지 않은 책이지만 나는 책에서 소개하는 클래식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천천히 산책하듯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는 유튜브를 활용해서 책에 등장하는 음악을 찾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가 말하는 그 느낌과 부분이 어느 곳인지 음악을 들으며 알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전형적인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뉴에이지, 뮤지컬 등 여러 음악을 소개한다.
그중에는 멜로디는 익숙하지만 제목은 몰랐던 (아하송이라고도 한다) 음악도 있었고, 학창시절 음악 시간에 많이 들었던 <동물의 사육제> 같은 곡을 만나 반갑기도 했고, 처음 만나게 된 곡들도 많았다.
저자가 왜 이런 감정에 이 음악을 소개했을까 생각하며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했다.
특히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는 저자가 평화의 감정란에 소개한 아하송인데, 정말 평화롭고 아늑해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다가 졸 뻔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가의 이야기도 만났는데, 기타리스트 로버트 존슨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흔히 뛰어난 기술과 천재성을 표출하는 사람을 보며 악마와 계약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을 하는데, 로버트 존슨이 그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아닌가 한다.
로버트 존슨은 원래 쫓겨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기타 실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1년 만ㄴ에 뛰어난 기타 실력을 가지고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게다가 그 지역에는 악마가 출현하는 사거리가 있다는 소문도 있었으니, 사람들이 악마와의 계약을 의심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나도 흥미롭게 읽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흥미로운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부담스럽지 않게, 잘 읽힐 수 있게 썼다.
'왠지 클래식한 사람'이라는 제목이 주는 것처럼, 따뜻한 느낌의 책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