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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너머의 세계 - 의식은 어디에서 생기고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
에릭 호엘 지음, 윤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평점 :
얼마전에 줄리오 토노니의 ‘통합정보이론’에 대해서 살짝 알 수 있는 책을 읽었고 그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하고 읽은 책이다. ‘통합정보이론’ 이라는
것이 직관적으로 꽤나 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잘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뇌도 영역마다 담당하는
부분이 있고 어떤 부분은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어떤 부분은 무의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부분들을 각각의
모듈이라고 한다면 그 모듈이 그 동안 누적되고 진화된 경험을 바탕으로 외재적 관점과 내재적 관점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모든 가능성에서 극히 제한적인
일부로써 현실로 재현되고 나타난다. 즉, 지금 내가 보고
듣고 깨닫고 경험하고 그런 것들이 또 다른 수많은 가능성을 희생하고 포기한 대가로써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난
뇌가 이렇게 작동하는 메커니즘 그 자체가 이 세상에 모든 자기계발서를 포용하는 진정한 자기계발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빨간색’ 이라는
색상도 절대적 의미의 빨간색이 아니다. 뇌가 가진 경험과 해석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그 무엇이다. 색도 주변 환경에 따라서 같은 색도 전혀 다른 색으로 볼 수 있고 이런 실험은 인터넷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그 무엇을 보고 판단할 때 뇌가 그 동안 듣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깨닫는
그 모든 것에서 만들어진 여러 가능성의 청사진 중에서 가장 적합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의 해석의 의미로 우리는 의식한다. 더 나은 삶을 사는 의식의 흐름의 ‘통합정보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 더 나은 삶을 살 가능성이 높아지고 점점 더 질이 떨어지는 삶을 사는 의식의 흐름의 ‘통합정보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 삶은 점점 힘들어 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통합정보시스템’은
베이즈 확률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까지 걸어온 가능성을 더 높인다. 좋은 나쁘든 지금까지
걸어온 삶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될놈은 되고 안될놈은 안되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상당히 신뢰가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난 누군가가 좋은 자기계발서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뇌 과학 책을 추천한다. 하지만 정작 추천 받은 사람들은
“얘! 이상한 얘기해!”가
되기도 한다. “뇌 과학 책이 자기계발서하고 무슨 관계가 있냐? 특히
뇌 과학책은 용어들이 정말 참 어렵다!” 또 그것이 직관적으로 지극히 합당한 생각이도 하다.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만큼 ‘통합정보시스템’에 대한 내용은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나는 학자도 아니고 전혀 관련도 없는 직종인 개발자로 10년 넘게 일을 했고 지금은 파이어족으로 사는지도 5년째라 취미생활로
독서를 즐기기에 학계에 대한 세상은 전혀 모르지만 이 책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아마도 뇌 과학분야에서 ‘의식’ 이라는 주제가 모호한 영역에 속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부분에서 제안을 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과학의 깊이 있는 한 분야에 자리잡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의식’ 이라는 주제가 과학에서 어떤 배경으로 다루어 지는지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