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굿바이
이다림 지음 / 다향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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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하려는 거면 상대를 잘못 골랐는데.
나 아직 햇병아리 작가라고요.”
스물아홉. 첫사랑을 잃은 여자, 서인희.


“배우로서 잘 보이고 싶다는 말이 아니었어요.”
스물셋. 첫사랑을 앓는 남자, 박정호.


“좋아해요.”
때로는 소년 같고,
“나, 작가님 집에 들어가면 나쁜 짓 할 거예요.”
때로는 남자 같은.


“할래. 나쁜 짓. 하고 싶어, 너랑. 그게 뭐든지.”
그에게 흔들리다.


찬란한 연애의 끝. 그리고 재회.
정호의 시간은 여전히 4년 전에 머물러 있다.


“나를 사랑하면 돼요. 그때가 되면 버려 줄게요.
……그러면 당신도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다는 게 뭔지 알 거야.”


우리는 이별하는 중일까,
사랑하는 중일까.



남편의 죽음에 얽힌, 밝힐 수 없는 사인을 꽁꽁 싸매고 고립된 그녀, 서인희.


시궁창 같은 삶에서 손을 내밀어 건져준 그, 태언을 사랑했다.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며 서로의 방패막이가 되어주자 했지만
그럼에도 그를 사랑했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그를 사랑했다.
결국 그 여자로 인해 자살로 삶을 끝낸 태언의 마지막을 지켜주고자
온갖 무성한 추문에도 입을 닫았다.
찬란하게 빛날 나이의 여자는 막대한 유산을 가졌지만 세상을 등진 채 스스로 혼자가 되었다.
팬이라고, 좋아한다고 부끄러움 가득한 채 다가오는 소년 같은 그의 미소에 결국
나도, 라는 꿈을 꾸지만 그건 아주 잠깐의 한여름 밤의 꿈이었을 뿐이었다.


아무도 없던 그에게 유일하게 단 하나였던 그녀를 잃게 된 그, 박정호.


다른 남자에게 건넬 핫초코를 주문하며 행복하게 웃던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다.
잊을 수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내 머릿속에 남겨진 그녀.
결국 그녀를 찾게 되고 그녀의 소식을 접하고 그녀에게 다가갈 준비를 시작한다.
처음엔 그저 조금 더 가까운 곁에서 보고 싶은 그런 순수함이었다.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점점 커지는 마음과 욕심에 매달리길 수차례.
결국 그녀는 제 연인이 됐고, 행복했지만 불안했고 그 불안은 현실이 됐다.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그 찬란했던 미소는 사라졌고 세상이 무너졌다.



그저 그들에겐 단 둘뿐인 세상이었어요.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오직 서로뿐이었지만
온갖 소문이 무성한 작가와 이제 막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배우.
그런 그들의 사이가 타인의 시선에 노출되고 끼어들기 시작하자
어딘가 위태롭던 그들의 믿음엔 금이 가고 결국 겁쟁이로 만들어 버렸죠.
모른 척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고 될 문제가 아님을,
특히나 이미 겪은 인희에겐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죠.


사랑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인희만 보고 있던 정호에게 이별은 세상이 무너지는 고통이었겠지만,
이미 자신이 겪은 타인의 칼날 같은 말과 경멸의 시선을 정호에게까지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기에
인희는 진실 같은 거짓말로 매정하게 정호를 내칠 수밖에 없었죠.
사랑만으로 모든 게 극복될 수는 없단 걸 알고 있으니까요.


소년처럼 해맑던 그 미소는 헤어지는 순간 사라지고 4년 후,
정호는 만약 재회한다면 봄일거라 막연히 상상했던 것관 다르게 한겨울에 재회를 하죠.
그것도 아주 느닷없이 우연히.
진심 같은 거짓말을 여전히 냉정하게 내뱉는 인희를 몰아붙이고 원망하지만
인희는 곁을 내주기 않아요.
다만 니가 이별할 기회를 주겠노라며 질릴 때까지 갖고 놀라는 식으로 되받아치죠.
아무리 인희가 매서운 말로 상처를 내도 정호는 인희를 놓지 못해요.
인희를 놓는 건 자신이 죽어서도 가능하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아니까요.
혹시나 인희와의 이별을, 인희와의 추억을 잊을까 봐
잔인했던 이별의 순간조차 곱씹는 이 남자가 어떻게 인희를 버릴 수 있겠어요.
자신의 목숨보다, 종교보다 더한 마음을 뿌리 내린 연인인데요.


낯선 작가임에도 주문을 하게 만든 건 시놉에 있는 대사의 한 구절이었어요.


“나를 사랑하면 돼요. 그때가 되면 버려 줄게요.
……그러면 당신도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다는 게 뭔지 알 거야.”


제일 많이 패스하는 관계가 연하물이예요.
1살이지만 연하와 살고 있고, 연하에 판타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
여태껏 본 수 많은 연하물에서 진짜 재미를 느낀 건 얼마 없기도 하고..
그렇다보니 연하물이기에 그저 시놉이나 보자 했는데 저 대사를 보곤 바로 주문을 했죠.
저런 말을 내뱉는 남자가 어쩐지 너무 궁금했던 거죠.


글이 참... 아렸어요.
세상에 온전히 단 둘일 수밖에 없는 남자와 여자를 너무 잘 표현하셔서
언제 깨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함께 느끼고 눈물짓게 만들고
그들이 내뱉는 대사와 마음과 감정들에 같이 알싸했고 따끔했어요.
소년이 남자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준 인희.
사랑받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진짜 여자로 만들어 준 정호.
정말로 세상에 유일하게 남자와 여자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존재인데
그게 쉽게 끊어지고 놓아지고 버릴 수 있었을까요.
4년이라는 공백이 있음으로써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진 그들.
정말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을 읽으며 어느 드라마 작가와 어느 개그우먼이 생각났어요.
어쩌면, 어쩌면... 하는 그런 생각이 내내 들었죠.
우린 알지 못하는 그들의 못 밝힐 사정이 있을지 모르는데
우린 그저 한낱 기자의 자극적인 기사에 조회수를 올리며 열을 올린 게 아닐까.
연예인인데, 이름이 알려진 사람인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누구도 주지 않은 권리를 의무라고 생각하며 난도질한 건 아닐까.
참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글이었네요.


항상 책을 읽을 때 작가후기부터 보고 시작하는데 없어서 아쉬웠어요.
낯선 작가님이라 어떤 글을 쓰시는 분인지 궁금했는데 말이죠.
다음 작품에선 꼭 후기도 써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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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도, 돼요?
기려한 지음 / 로코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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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확률적 인연을 가진
남자와 여자가 다시 만났다.


간판 없는 곳으로 속속 모이는 상류층의 지하 세계, ‘일프로’.


낮에는 재아로, 밤에는 유희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가장 예뻤던 모습의 재아가 되게 해 주는 햇살 같은 남자, 강이준.


“천천히 돌아서 가려고 했는데 사실 그게 마음대로 안 돼요.
그러니까 내일도 보고…… 또 내일도 봐요.”


그녀의 시선을 온통 제게로 옮겨 오고 싶은,
언제나 그녀의 뒤에 선 거친 그늘 같은 남자, 길태하.


“불을 껐는데도 왜 난…… 네가 보이는 것 같지.
넌 이렇게 가까이 있어도 내가 안 보일 텐데.”


흑과 백 같은 두 남자 사이에 선 그녀는
장마에 갇혀 있다.


“사랑해도, 돼요?”


건조한 그녀의 웃음을 찾아 주고 싶다.
웃는 것도 아프고, ……우는 건 더 아프니까.


“돼요, ……사랑해도.”



유일한 가족인 엄마를 포기할 수 없어 자신을 포기한 그녀, 이재아.


엄마의 갑작스런 병으로 가진 거 없던 재아는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일프로로 들어간다.
‘유희’가 되면서 이재아의 삶은 포기한 재아.
그곳에서 첫사랑 이였던 의사 선생님 이준을 만나지만 아는 척을 할 수 없었다.
이준의 호의에 자꾸 마음이 가지만 유희로도 재아로도 다가갈 수 없는 그이기에
냉정하게 끊어내지만 이미 마음이 갔기에 쉽지가 않다.



첫사랑을 첫사랑인 줄도 몰라 놓치고, 그래서 그녀의 이름도 제대로 부를 수 없던 그, 강이준.


환자의 보호자인 재아를 마음에 두고 조금씩 다가가던 중 재아가 병원비로 힘들어하는 걸 보게 되고
도와주려 하지만 재아가 갑작스레 병원을 옮기며 사라졌다.
돈 있는 자들만이 살아남는 병원 시스템에 무력감을 느끼고 경영으로 진로를 바꾼다.
공부를 위해 외국으로 떠난 지 2년 후, 귀국축하를 해준다는 친구들에 의해
일프로 업소를 가고 그곳에서 ‘유희’가 된 재아를 만난다.
텅 빈 재아를 보며 아는 척을 할 수 없기에 유희로 대하며 다시금 다가간다.


갖고 싶었던 만큼 갖기 싫은 동전의 양면 같은 감정으로 치기 어렸던 그, 길태하.


일프로에서도 최상급인 유희를 유난히 괴롭혔다.
어서 그만두고 이곳을 떠나라고.
욕망했던 만큼 욕망을 품기 싫었고, 보고 싶은 만큼 보기 싫은,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유희를 흔들지만
이미 강이준에게 온 마음이 가있는 걸 보게 되고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지켜주고 싶었다. 유희가 아닌 이재아로 돌려보내려고.


이준에게 가기엔 자신의 상황을 너무 잘 알아 마음 한 자락도 내비칠 수 없어
냉정하게 끊어내려 하지만 실상은 이미 온 마음을 줘버린 재아.
재아로 아는 척 하면 무너질 걸 알기에 이름조차 제대로 부를 수 없었지만
올곧게 재아에게 마음을 전하고 자신에게 오게 만들려 애쓰는 이준.
마음을 닫은 채 텅 빈 모습으로 살던 재아가 이준이 나타나며 생기가 도는 걸 보고
자신의 진심을 깨닫고 재아를 뺏으려는 태하.
서로가 서로를 누군지 다 알면서도 눈 가리고 아웅인, 안쓰러운 주인공들이였어요.


읽는 내내 참..... 먹먹했어요.
자신의 삶은 포기한 채 엄마를 살리려 밑바닥으로 내려간 재아의 인생도 불쌍하고.
재아를 재아라고 부를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이준도 안타깝고.
자신의 마음도 제대로 몰라 뒤늦은 후회로 힘들어하는 태하도 짠하고.


사랑은 타이밍이라지만 타이밍보다 인연이 더 중요했네요.
그 인연을 만든 건 사실상 노력과 마음이었지만요.
이준에겐 재아를 되돌리는 그 시간들이 힘들면서도 행복했겠지만
뒤늦게 마음을 깨달은 태하는 내내 자신과의 싸움이었을 거예요.
재아의 시선이 이준이 아닌 자신이길 바라고 욕심도 내지만
재아가 행복하길 바라는 그 마음 또한 진심이었고,
재아가 이준의 손을 잡음으로써 펼쳐질 앞날이 걱정되기도 하니 미칠 노릇이었죠.
동전의 양면처럼 한 마음아래 두 갈래의 진심이 뒤섞여 힘들어하지만
이 악동 같은 남자는 결국 재아의 뒷모습을 봐주고 지켜주네요.


이 이야긴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다 결국엔 물러나는 남조가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한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예요.
삼각관계에서 승자가 된 남주와 패자인 남조가 아니라
그저 한 여자를 다른 듯 닮은 사랑으로 지켜낸 조금은 다른 매력의 두 남자가 나오는.


아쉬웠던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인연으로 엮으려는 장치들이 과하니 안 하니만 못했죠.
그 예로 재아와 이준의 어렸을 적 만남과 부모의 인연이 그랬어요.
왜, 굳이, 그런 설정으로 만들었을까.
재아의 상황을 수월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드라마틱한 장면을 위해서?
그러기엔 그 장치들은 극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재미의 반감을 일으켰어요.
현실적으론 힘든 상황들을 현실적으로 느끼게끔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안타깝고 짠한 그런 마음들을 같이 느끼다가 느닷없이 흐름을 뚝 끊는.
근데 그런 것을 제외한 전체적인 내용은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구미를 당기는 신간이 안 나온 지 몇 달.
그래서 베스트 작품들을 이북으로만 주구장창 재탕하느라
아예 책을 손에 안 잡았는데 길어지는 침체기를 훅 날려줬네요.
이 작가님의 글은 이게 처음이었는데 전작들도 찾아보고,
다음 작품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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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앤 온리 - One and Only
최예준 지음 / 청어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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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 부르는 그곳,
모든 것이 마지막을 말하던 캄캄한 그곳에서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한 사랑.

 

사랑에 빠진 이들의 시작은 설렘 가득한 선택.
그 선택의 손을 드는 찰나, 신기루처럼 시작되는 오직 둘만의 시간.

 

One &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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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연애 4년, 친한 언니이자 회사 선배인 희정과 애인 성진의 바람을 알고 속앓이 중인 그녀, 백소연.
2년 전 소연을 첫눈에 담았지만 애인이 있는 걸 알고 아쉬움에 돌아섰지만 눈길이 가던 그, 최준혁.

 

소연은 애인 성진과 친한 언니인 희정의 오랜 바람을 알고 배신감에 치를 떤다.
새해 해돋이를 보러 가자는 성진의 제안에 끝을 예감하고 나선 소연.
성진과의 바람을 알고 있음에도 희정은 소연에게 부럽다는 둥 하는 말로 농락한다.
여전히 모른 척 중인 소연이지만 두사람에게 깊은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끼며 여행을 떠난다.

 

누나에게서 친척형의 미망인인 희정이 사내연애 중이라는 말과 그 상대가 소연의 애인임을 알게 된 준혁.
소연의 의미심장했던 분위기에서 소연이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준혁은
퇴사를 생각한다는 소연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며 자신을 선택하라며 손을 내민다.

 

희정과 성진이 각자의 휴가를 빙자해 해외로 동반여행을 떠나있는 5일이라는 시간동안
소연은 어느새 성진에 대한 감정들을 정리하고 준혁에게 마음이 움직이는 걸 느낀다.
그렇게 연인이 된 소연과 준혁.
사내엔 소연이 이미 성진과 이별한지 오래됐고 새 연인이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여행에서 돌아온 성진과 희정에게도 소식이 전해진다.
성진은 희정과 바람은 났지만 이내 자신이 돌아갈 곳은 소연이라는 생각이었기에
준혁과 연인이 된 소연을 비난하지만 소연은 이미 성진을 정리한 상태.
희정은 자신과 성진의 관계를 알게 된 소연이 퇴사를 하고 떠날 거라 생각했는데
대학동창이자 친척시동생인 준혁과 연인이 됐다는 소식에 불안해한다.
성진과 희정의 계속된 방해에도 준혁과 소연의 사랑은 더 견고해지고 깊어진다.

 

 

읽는 내내 참 몰입해서 쭉 달릴만큼 느낌도 좋았고 문장도 매끄러웠어요.
근데 내용면이나 캐릭터들에선 조금 아쉬움이 있었어요.
사내연애를 하던 여주인공이 확실한 끝맺음도 없이 바로 사내연애를 시작한다.
네, 물론 먼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고, 바람난 기간도 길었고,
번번히 농락한 일들도 많았으니 이미 마음에선 떠났었겠죠.
그래도 반년을 넘게 알고 있었으면서도 두사람에게 계속 휘두르게 둔 여주가 이해가 안됐어요.
몇개월을 그렇게 농락당하고 있었다는데 왜 먼저 알리거나 끝내지 못했나 싶어
스스로 농락당하는 걸 자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까지 사랑한 것 같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연달아 사내연애를 시작하게 하려는 의도로 만든 장치같았어요.

그래도 준혁과 연인이 되곤 내내 참 편안한 분위기로 이어집니다.
중간중간 성진과 희정의 몰지각한 모습들이 나오지만 사실 그런 건 아예 신경도 안 쓰였어요.
그래서 느낀 거!
왜 굳이 그런 캐릭터들을 넣었을까.
희정은 남편이 죽고 시부모로부터 준혁의 부친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의 주식을 증여받죠.
커리어우먼이 아닌 커리어우먼 처럼 되고 싶어한다는 희정의 이해못할 정신상태.
타인의 고민이나 생각들도 모두 자신이 주체라 믿는 자기애를 넘어선 광기.
정신이 올바르지 않음과는 다른 비틀린 존재였죠.
너무 이해가 안되는 캐릭터다보니 악역임에도 되려 어떤 임팩트도 주지 못한 느낌이였어요.
악조들끼리만 따로 겉돈 느낌이랄까.
악조야 너흰 너희들끼의 얘기를 해, 우린 우리끼리 사랑을 나눌게 이런 느낌이요.
성진과 희정의 이해 못할 분량만 뺀다면 소연과 준혁의 이야긴 참 좋았어요.
사내연애에서 항상 여자는 약자로 표현이 되잖아요.
뒤통수를 맞아도 여자가 눈치를 보거나 떠나는 예들이 많았는데
여기 여주 소연은 속으로는 직원들이 말이 엄청 신경쓰이고 준혁에게 미안할지언정
준혁에 대한 사랑을 숨기거나 숨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고
성진과 희정의 방해에 매몰차게 대하고 스스로 우위를 선점하죠.
당당한 캐릭터고 사랑을 받고 주는 것에 솔직하고 참 매력적인 여주였어요.
남주도 마찬가지로 지고지순한 순정남이 아님을 스스로 잘 알고 있어요.
여주를 2년전에 마음에 담았지만 애인이 있다는 걸 알고는 뒤돌아 서지만
여주같은 이상형을 바랬을지언정 내내 마음에 품고 있지는 않았다고 해요.
그 고백이 되려 더 진심으로 느껴지고 내가 여주라도 흔들리겠구나 했어요.
오랜 배신으로 힘들어 하는 소연에게 격려하고 조언을 해주며 믿음을 주는 모습들이 듬직하더라고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순식간에 몰아쳐 낚아채는 이기적인 남자가 아니예요.
유쾌하고 매너있고 진심을 다해 자신을 어필하는 이 남자 참 근사하더라고요.
조금만 덜 광기있고, 정신상태가 조금은 덜 비틀린 악조들이 나와었더라면
훨씬 더 괜찮은 분위기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음.. 아니면 초반에 훅 치고 빠졌어도 좋았겠다 하는 생각도 들어요.
소연과 준혁의 사랑을 키워가고 믿음이 견고해지는 그 이야기들만으로도 충분했기에 아쉬움이 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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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하나 봄 1
로즈빈 지음 / 스칼렛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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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 가장 고귀한 몸짓을 하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서은봄
세상 가장 위험한 몸짓을 하는, 극비의 특수부대 대원 윤태성
네 살배기 어린 나이부터 함께해 온, 둘도 없는 친구였다.

「출동!」
언제나 느닷없이 태성을 호출하는 은봄의 메시지에
그는 늘 기다렸다는 듯 그녀에게 달려가곤 했다.
밖이었지만 밖이 아닌 척했고
영화를 보고 있었지만 아니라고 말했고
바빴지만 바쁘지 않다고 말했다.

“좋아해.”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래야 했다.
“……내가 너를, 좋아해. 서은봄.”
그녀는 서은봄이니까.

타인은 납득하지 못하는 그 긴 세월과, 그 긴 이야기들.
‘친구’라는 단어로 관계를 설명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친구인 듯 친구 아닌 두 남녀의 감성 로맨스.
그대를 사랑하나 봄.

 

 

 

다른 남자와의 사랑을 고백하는 그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그, 윤태성.
친구로, 때론 남매처럼 그렇게 아끼며 지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을 느꼈다.
그것도 애인이 생겼다는 고백을 하는 모습을 보며.
직업상 혹여나 잘못됐을 때 혼자 남겨둘까 봐 고백도 못했다.

 

제일 친한 친구였던 태성의 고백으로 흔들리는 그녀, 서은봄.
옛 연인이였던, 파트너 발레리노 설호와의 재회로 다시금 흔들린다.
그런와중에 친구이기만 했던 태성의 급작스런 고백.
좋아한다면서 되려 멀어지고 떨어트리려 하는 태성의 태도에 마음을 깨닫는다.


어릴 적부터 이웃 사촌으로 함께 자란 태성과 은봄.
제일 친한 친구였고 때론 남매처럼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하고 아꼈다.
애인이 생겼다는 고백을 하는 은봄을 보며 사랑한다는 걸 느꼈지만 고백할 수 없었다.
은봄이 애인과 헤어지며 힘들어하는 모습도 곁에서 다 지켜봤다.
국가 기밀 특수부대 대원인 태성은 언제나 은봄이 최우선이였다.
훈련 중에는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그 외의 시간엔 24시간 항시 대기.
은봄의 공연 파트너가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러시아에서 활동하던 발레리노 설호가 온다.
2년 전 은봄에게 큰 상처를 주며 이별을 고했던 설호는 다시금 은봄을 흔든다.
이내 은봄은 설호에게 흔들리지만 받았던 상처가 잊혀지지 않아 매섭게 내친다.
태성의 생일날, 은봄과 태성의 친구인 성찬과 현경, 은봄은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은봄이 위험에 처한 것처럼 꾸미고 태성은 특수부대 대원답게 서프라이즈하게 진입한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태성은 긴장이 풀리며 갑작스레 은봄에게 고백을 하고
전혀 생각도 못했던 은봄이기에 둘은 어색해한다.
고백한 뒤로 은봄을 피하고 연락도 안 하는 태성으로 인해 은봄은 되려 안달이 난다.
성찬과 부대 선임들의 도움으로 태성이 있는 술자리에 간 은봄.
은봄이 오자 자리를 피하려는 태성에게 은봄은 자신이 그동안 깨달은 진심을 전한다.
그렇게 태성과 은봄은 친구에서 연인이 됐다.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하는 친구를 보며 사랑을 느끼다니.
고백을 할 수도 없는 참 불쌍하고 애달픈 태성이예요.
훈련만 아니라면 은봄에 한해 24시간 항시 대기 중인 남자.
기쁠 때도, 연인과 헤어져 힘들 때도, 매 순간 항시 곁에 있던 태성.
그런 태성의 갑작스런 고백에 은봄도 당황했지만
고백과 함께 멀어지려는 태성의 행동들에 은봄은 태성이 없는 시간동안
태성과 함께했던 순간 순간들을 떠올리며 이내 자신의 마음도 고백하죠.
은봄의 좋아한다는 말에도 온전히 기뻐할 수 없던 태성이였어요.
국가 기밀에 속하는 특수부대의 대원이기에 직업을 밝힐 수도 없었죠.
그래서 집에서도, 친구들도 알고 있는 태성의 직업은 연구소 직원.
직업조차도 밝힐 수 없는데 혹여나 자신이 잘못될까 봐 은봄에게서 멀어지려 했었죠.
나만 좋자고 곁에 누굴 두기엔 참 위험한 직업이기에,
그렇다고 그 직업을 그만 둘 수도 없으니 은봄의 고백이 달가울 수 없었던 거죠.
태성이 속한 특수부대가 청와대 행사에 경호 업무를 맡게 되면서
그 행사에서 공연을 하게 된 국립발레단의 경호도 맡게 되지만 봄에게 자신을 밝힐 수 없었죠.
테러 집단이 국립발레단 인질 사건을 일으키며 마지막 인질로 붙잡히게 된 은봄.
그런 은봄을 구하려고 태성은 단독 진입하게 되고 결과적으론 은봄을 온전히 지키지만
은봄에겐 트라우마를, 태성과 태성의 선임에겐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총상을 남기죠.
그 사건으로 태성의 진짜 직업과 하는 일들을 알게 된 은봄은 힘들어하죠.
역시나 은봄이 힘들어 하고 걱정할 모습들을 알기에 태성 또한 힘들어 하고요.
하지만 한두 해 함께한 사이가 아니니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잘 이겨냅니다.

 

최근 아주 핫했던 '태양의 후예' 같은 군인, 특수부대 임무를 맡은 부대의 이야기.
그래서 좀 더 혹했고 재밌게 봤어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고 정말 봄빛 가득하게 싱그러운 연인이였어요.
사랑한다는 그 한 마디가 세상에서 제일 내뱉기 어려운 남자.
그런 남자의 우직하고 설렘 가득한 사랑 표현에 내내 마음이 찡하더라구요.
그렇다고 남주만 애정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에요.
자신의 마음을 깨닫곤 무조건 직진을 외치며 온전한 믿음을 주는 참 깊은 여주였어요.
불안하고, 마음 아파도 언제나 웃어주며 기다려 주는 여자.
참 사랑스럽더라구요.
주인공들 외에도 둘의 친구인 성찬과 현경.
태성과 마찬가지로 직업상 고백도 못하고 묵묵히 뒤에서 챙겨주는 성찬이죠.
못 배우고 가진 게 없어 자격지심에 고백도 못하는 현경이 겨우겨우 한 고백에
기뻐할 수만 없기에 태성 만큼이나 성찬도 참 힘겹게 연애를 결정하게 돼요.
그 외에도 태성의 선임들도 종종 등장하는데 결혼 선배인 선임 부부의 이야기 또한 참 먹먹했어요.
군인, 그것도 특수부대는 참 접하기 어려운 직업이였는데
최근 드라마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 특수부대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서인지
사건, 사고들이나 그 주위의 사람들의 아픔이나 고민 같은 것들이 좀 더 와 닿았어요.
제목처럼 참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이쁜 이야기였어요.
때론 먹먹하게, 때론 엄마미소를 짓게 만드는 순수한 사랑에,
눈물 찡하게 만드는 순간 순간들도 있었고, 깔깔대며 웃게 만드는 순간들도 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참 퓨어하고 잔잔하지만 지루할 틈도 없이 분위기 전환도 참 좋았어요.
다만, 아쉬운 점은 독백과 대사의 여백이랄까요.
독백을 하다가 대사를 치고 그러면서 또 독백을 하는 지문들에 처음엔 좀 집중이 안되더라고요.
근데 초반에 익숙해지니 그 후론 괜찮아 시간 가는지 모르고 내내 읽었어요.
다음에도 이처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길 기다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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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운명
김제이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6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는 나 때문에 한쪽 청력을 잃었다.
요즘 들어 자주 화내고 자주 의심하고 가끔 돈을 달라고 한다.
취한 남자를 바래다줬더니 50만 원을 차비라고 찔러줬다.
떨어뜨린 핸드폰을 전해 주려 회사로 불렀는데 다들 그 남자에게 인사를 한다.
사례라며 건넨 수표에 홧김에 대들고 며칠을 해고의 두려움에 떨었다.
상사로 다시 만난 그 남자, 회사 오너의 아들이라는 그 남자.

 

“그래서 말인데. 나, 잘하던가요?”

 

저기요. 전 그냥 취한 당신을 데려다준 것뿐인데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절 좀 가만히 내버려 두세요, 제발.

 

나는 여자가 싫다.
여섯 살 그 사고 이후 여자가 끔찍하다.
2년 전 스토커에게 칼을 맞은 뒤론 더 끔찍해졌다.
그런데 내가 어떤 여자랑 잔 것 같다.
그 여자가 궁금해 죽기보다 싫은 회사에 내 발로 들어왔다.
호기심에 키스했더니 날 벌레 보듯 하는 그 여자.
남자 친구도 있다는 그 여자.
그럼 나랑 대체 왜 잔 거야?
취해서? 돈 때문에? 아님 내 얼굴?

 

“재밌습니까? 그러다 칼 맞습니다.”

 

그때는 몰랐다. 그깟 칼보다 당신이 더 아팠던 이유.

 

당신이 좋아. 우리, 연애할까?

 

 

 

미안함에, 그동안의 정때문에 항상 '을'이기만 했던 그녀, 주상은.
6년을 만난 남자친구에겐 언제나 을이였고 미안하지 않아도 될 일에도 항상 미안했다.
탄탄한 직장에 다녀서, 업무때문에 기다리게 해서, 회식을 해서, 돈을 벌어서,
자의는 아니였지만 대신 다쳐 청력을 잃게 해서 항상 미안했다.
미안해,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모든게 미안한 그녀였다.

 

여자 기피증으로 인해 여자라면 끔찍하기만 했는데 왜인지 상은만은 괜찮은 그, 허견.
여섯 살에 사고가 났고, 그 사고 후엔 여자라는 존재는 끔찍했다.
오랜 시간 상담을 받아도 봤지만 여전히 여자엔 무감각했고 싫은 존재였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지 얼마 후 술에 취해 귀가를 한 다음 날,
얌전히 귀가하지 않았음을 직감하게 되고 사고(?)의 당사자 상은을 만나게 된다.

 

평범한 직장인의 평범한 나날들의 그런 하루였다.
오렌지를 사고 나온 편의점 앞, 술취한 누군가 상은의 차에 타더니 행선지로 가달란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남자를 버리고 갈 수 없어 민증의 주소지까지 배달하게 되고
차비라며 50만원을 떡하니 건네는 그 남자 허견.
인사불성인 견에게 붙잡혀 순식간에 입술도 빼앗겼다.
다음날 술에서 깬 견은 술에 취했지만 어떤 사고가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상은의 차에 휴대폰을 두고 내린 견은 전화를 걸어 상은과 만나기로 한다.
상은의 직장은 자신이 2년 전 잠시 일하던, 아버지가 회장으로 계신 회사.
견은 부친의 회사로 향하고 상은은 견이 회장의 아들임을 알게 된다.
얼마 후 견은 상은의 부서 팀장으로 온다.
회식을 하고 난 후 견이 술에 취해 상은이 귀가를 맡게 되는데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고 가려는 상은에게 견은 기습키스를 날린다.
뻔뻔하기만 한 견의 행태들에 상은은 화를 내지만 이내 후회모드.
회장 아들인 '갑' 허견에 맞섰으니 평범한 직장인 '을' 주상은은 비굴할 수 밖에 없었다.
사표까지 준비해 견에게 건네지만 견은 안 받겠다며 이내 사표를 찢는다.
왜 상은에게만 괜찮은 건지 자꾸 눈길이 가고, 신경을 건드리고, 장난을 걸고,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상은이 남자친구와 이별하는 걸 목격하게 된 견.
상은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오해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난감해하는 상은을 도와준다.
견은 상은을 향한 제 마음은 숨긴 채
자신에게 붙은 스토커도 처리하고 상은의 남자친구까지 떨구자며 연인행세를 하자고 한다.
견도 자신도 새로운 사람이 생겼음을 보여야 하는 상황인 걸 인지한 상은은 동의한다.
그렇게 둘의 연인 아닌 연인관계가 시작되고
견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상은도 어느새 견을 마음에 품게 된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자면 개그적인 요소까지 갖춰 재밌고 가볍게 읽기 좋은 로코예요.
그렇지만 정작 그들의 이야긴 가볍지 않죠.
견이 여성 기피증이 생긴 여섯 살의 사고와 기피증을 최고조로 올린 2년 전 스토커의 피습 사건.
바람둥이 재벌 2세의 막장 연애 스캔들로 알려졌지만
견에겐 목숨을 위태롭게 한 사고였고 그로인해 해외로 떠나있게 됐었죠.
좋은 직장에 다니는 능력있는 바쁜 여자친구.
그래서 항상 미안했던 상은이였어요.
상은이 데이트에 늦어서 기다리다가 야구공에 맞아 청력을 잃은 남자친구.
상은의 잘못이라 원망을 하고 세뇌하듯 오랫동안 상은에게 비난을 퍼붓죠.
짧은 직장생활을 하고 재취업을 준비하지만 취업이 어려워지며 자격지심까지 겹쳐
업무로 바쁜 상은에게 화를 내고 의심하고 금전적인 의지까지 하면서 상은을 힘겹게 하지만
상은은 그런 남자친구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죠.
직장에서도 연애에서도 늘 '을'인 상은.
연애에 지친 상은은 결국 헤어지자는 남자친구의 말에 그러자며 손을 놓으려 하고
막상 상은이 떨어지려하자 그제서야 남자친구는 상은에게 사과를 하지만 이미 늦었죠.
여자 기피증이지만 나만 괜찮다던 남자는 남자친구와는 또 다른 남자였죠.
날 먼저 생각하고, 나만 바라보고, 날 위해 아낌없이 귀하게 여겨주는 남자.
그런 남자에게 어떻게 안 반할 수 있겠어요.
툭툭 내맽는 말로 염장도 지르고 바짝바짝 화도 나게 하지만
외롭고 힘들고 아픈 순간에 항상 옆에서 날 지켜주는 남잔데 좋아할 수밖에요.
견을 스토킹하고 같이 자자 졸라대고 견이와 상은의 회사로 이직까지 해 쫓아다니는 주희.
첨엔 뭐 저런 게 다 있나 싶었는데 참 귀여운 캐릭터였어요.
견과 상은이 사귄다는 말에 방해도 하려하고 진짜인지 뒤쫓아 다니기도 하지만
견의 상은을 향한 웃음과 마음과 행동들을 엿보며 견의 행복을 빌어주고
둘의 은밀한 스킨쉽에 혹여 누가 방해할까 차단까지 해주는 모습들.
악조임에도 악하기보단 허당끼 가득한 귀여운 아가씨였어요.
견의 가족들과 상은이의 할머니.
아들과 손녀를 아끼는, 그래서 혹 상처 받을까 걱정하고 마음 졸이지만
혹여나 그런 마음들에 부담이 될까 과장되게 웃음으로 넘기려 애쓰죠.

 

어둡고 축축 처질법한 이야기임에도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로 잘 이끌어 갔어요.
과거의 맞물림으로 인한 죄책감과 트라우마.
이들의 가볍고 밝은 겉모습과는 또 다른 아픈 이야기들은 참 묵직했는데요.
일부러 무겁게 분위기 잡으며 눈물을 뽑으려 애쓰지 않고
가볍게 표현하지만 그 속까지 가볍진 않고
가벼우면서도 묵직하게, 음울하면서도 재밌게 아주 잘 표현이 됐어요.
그래서 조금은 담담하게, 조금은 아리게 공감하게 되더라구요.

 

작가 후기에 단 두 줄의 글이 있었는데요.
항상 작가 후기를 먼저 읽는데 본문을 읽기 전엔
그저 어느 연인의 지난 이별과 새로운 사랑의 인연을 의미하는구나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본 그 글을 참 먹먹하게 긴 여운을 남기네요.

 

별거 아닌 운명으로 만난 당신.
내가 별 볼 일 없는 과거를 압도하는 현재를 살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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