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 - 가장 소중한 건 바로 지금, 그리고 나
김신회 지음 / 미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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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를 목전에 둔 19살 때는 20대에 들어서기만 하면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할 것 같았다. 또 (19살로서는 까마득하기만 했던) 30대에 들어서면 모든 것이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을 것이라 상상했다. 철없던 19살의 나는 드라마를 많이 본 탓이었는지, 아니면 책을 많이 읽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허황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역시 현실은 달랐다. 19살과 20대의 초입인 20살의 차이는 단지 달력 한 장 넘어간 것에 불과했고, 야심차게 시작한 20대로서의 몇 년간도 굉장히 특별하지는 않았다. 그저 남들 하는 것처럼 차근차근 대학교 학기를 이수했고, 자격증을 따고, 썰물에 휩쓸리듯 수많은 평범한 청년들의 틈에 끼어 사회로 흘러 나왔다. 사회에서의 삶도 무난함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이제, 조금 있으면 서른의 문턱에 선다.

 

 서른을 목전에 앞두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서른이란 좀 특별하게 느껴진다. 마치 19살 때 20대를 상상했던 것처럼. 10대 때 상상했던 만큼의 20대를 보내지 못했다는 걸, 기대에 부합할 만큼 어떤 시기를 알차게 보내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또다시 30대를 기대하고 있다. 더 안정적인 직장과 가족, 생활을 비로소 갖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가장 크다. 그래서 서른이라는 것에 대해 더 자주, 많이 생각할 무렵 이 책을 만났다.

 

 저자는 서른을 넘긴 어느 날, 다짐을 했다고 한다. 무조건 괜찮고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 먼저 나 자신을 챙겨서 행복한 사람이 되기로. 이 책은 그러한 다짐을 풀어 쓴 책이다. 서른이 넘어가고 30대, '진짜 어른'이라는 꼬리표가 달라붙은 나이가 되면 화장과 옷차림 등 외모도 가꿔야 하고, 인간관계도, 재산도, 건강도 부지런히 챙겨야 한다. 자신의 나이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에 맞춰 '괜찮은 사람'이 되려면 그동안 유지해오던 습관과 버릇도 어느 정도 고쳐야 한다. 당장 나이를 먹는 것도 조급한데, 남의 시선 따라 온통 챙기거나 고쳐야 할 것 투성이다. 저자는 여기에 브레이크를 건다. 그리고 일단 '나'를, 정확히는 '나의 행복'을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사는 것은 어차피 나의 인생이기에, 내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우선이고, 그 외에 다른 것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이를 위해 저자가 권하는 1순위는 다른 이에게 이끌리고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나를 중심으로 사는 것이다. 해야 할 일도 중요하지만 하고 싶은 일도 해야 자신의 삶을 즐겁게 만들 수 있으며, 화장을 하고 옷을 입는 것도 남들 하는 대로 적당히 하고 입는 것보다 자신의 개성을 살려야 진정 나를 돋보이게 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또한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고, 찾았다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우울감에 빠지거나 인간관계에서 상처 받는 일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버거운 일은 훌훌 털어 버리고 늘 상쾌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마음을 조절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이쯤에서 솔직히 말하자면, 이는 다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아무리 뻔해서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의 더미 저 안 쪽에 꼭꼭 숨어 버린다. 가끔 이렇게 생각을 환기하며 자극을 받아야 '다시 한번 해보자'하는 생각이 불끈 솟아오르며 다시 삶의 전열을 가다듬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는 서른을 맞이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때 에피타이저 역할을 해주는 책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고, 앞으로 곧은 길처럼 쭉 뻗은 나의 삶을 상상한다. 그리고 아직은 아무도 가지 않아 황량한 길을, 한발 한발 내딛으며 어떻게 꾸며가야 할 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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