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욕으로 출근한다 - 뉴욕에서 12년, 평범한 유학생에서 세계 유수의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활약하는 아트디렉터가 되기까지 한국인 애니메이터 윤수정의 뉴욕 스토리 해외 취업 경험담 시리즈 (에디션더블유)
윤수정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한번쯤은 바다 건너 타국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며 열정으로 꿈을 이루는 멋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외국을 제집 드나들듯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세상을 살면서, 태어난 나라에서만 삶을 꾸려간다는 것이 때로는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뉴욕으로 출근한다>는 이러한 상상을 직접 이뤄낸 사람의 이야기다.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윤수정은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입학을 포기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져 장차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밟은 미국땅에서, 그녀는 차근차근 노력의 계단을 밟아 나가며 마침내 안정적인 궤도에 이른다. 이 책은 그녀가 꿈을 이루기까지의 발단과 과정을 써내려간 책이다.

 그녀는 먼저 뉴욕에서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로 일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과 그녀가 맡았던 굵직한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직장동료들과 어울렸던 이야기와 머리를 맞대고 일했던 이야기들, MTV 등 이름난 클라이언트들과 진행했던 애니메이션 작업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독자를 먼저 사로 잡는다. 그리고 이런 일들을 이루기까지 그녀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하는 궁금함이 피어오를 때쯤, 다음 챕터에서 그 과정을 이야기한다. 부모님을 설득해 대학을 포기하고 미국에서 랭귀지스쿨을 다니며 애니메이터를 꿈꾸던 때, 랭귀지스쿨 수료 후에 애니메이션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 합격한 기쁨 등의 순간을 솔직한 문장으로 독자에게 전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녀는 애니메이터가 되기로 결심한 후부터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애니메이터가 속하는 예술계의 특성상 졸업 뒤 바로 정규직을 구하기가 어려워 무급인턴과 유급인턴, 프리랜스 일 등을 전전하다가 밀린 임금을 제때에 받지 못해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처했던 일도 있었고, 이후 안정적인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일적인 면이나 대인관계 면에서 잠시 어려움을 겪었던 일 등을 털어 놓는다. 어려웠지만 그 시기를 잘 버텼기에 그때의 기억을 자양분 삼아 지금은 인정받는 애니메이터로 건실하게 일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분명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뉴욕에서의 건실한 직장인으로 거듭난 그녀의 이야기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지금 조금의 아쉬움은 있다. 능력있는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한 그녀의 노력과 과정을 어느정도는 느낄 수 있었지만, '평범한 유학생에서 세계 유수의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활약하는 아트디렉터가 되기까지'라고 책의 카피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그녀가 발전해 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그리진 않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과정은 주로 랭귀지스쿨이나 스쿨오브비주얼아트를 다니며 겪었던 단편적인 에피소드가 대부분이다. 책은 주로 뉴욕에서 일하는 중의 산발적인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는데, 이러한 구성도 좋지만 그녀가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조금 더 단계적으로 다루었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또한, 책을 읽다보면 문장이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 흐름이 끊기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몇몇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뉴욕으로 출근한다>는 현재 취직을 준비하는 예비사회인이나, 뉴욕으로 또는 다른 나라로 애니메이션을 배우기 위해 떠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참고 수준에서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직접 공부하고 현장에서 일해 본 그녀의 경험담만큼은 아쉬울 부분이 없고 끈기있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는 것에서 배울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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