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사회학
김광기 지음 / 글항아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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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당연하다'는 말을 자주 쓴다.

합당한 논거를 제시하지 못했더라도 '그건 당연한거야'라는 한마디로 수월하게 넘어간 경험이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한편 '무엇이 당연하다는 것입니까?'라는 반격을 받았던 경험도 적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무난하게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드디어 잘 쓰지 않던(?) 머리에 시동이 걸린다.


'내가 당연시 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을 만나면 여러가지 이유로 피곤해진다.

엄밀히 말하면 '머리'가 피곤해진다.

별 생각없이 살아왔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철석같이 믿었던 것들이 산산히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피아간 생겨버린 균열에 대한 고민 등으로 인해서.

그리고 그 피곤함을 온전히 마주한다면 이유가 어떤 것이든 그 순간부터 '당연시 여기던 것에 대한 고찰'을 시작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이방인'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위해 15년 동안 '이방인'과 '사회'에 대해 천착하였다.

15년 동안 그가 쏟아부은 시간과 땀을 생각한다면, 이 책을 어찌 몇시간, 몇일만에 오롯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감히'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밖에 없다.


감히 말한다.

누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아무나 인식하지 못한 사실들에 대해 저자는 명쾌한 설명을 제시한다.

세밀한 관찰에서 비롯된 풍부한 예시는 그의 주장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딱딱하지 않고 거침없는 문체 또한 책을 읽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는 저자가 썼던 다른 책들과 논문에서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리뷰의 끝자락에서 문득 든 생각이다.

학문의 세계에서 '사회학'의 역할이 '이방인'과 다름이 없지 않을까.

왜 '이방인'일까?

이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라며 끝을 맺는다.


**


토박이들이 쌓아왔던 공고한 성은 위태위태해지고, 그 견고한 성이라는 위용 뒤에는 토박이들의 맹목적인 '믿음'이 떠받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토박이들로 하여금 자각하게끔 하는 데는 '이방인'만한 존재가 없다. 즉, 그러한 '믿음'이 터무니없는 환상과 연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바로 그 환상에 기초해 현실이 건설되었다는 인식을 갖게끔 부추길 수 있는 존재는 '이방인'뿐이다.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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