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1퍼센트의 희망을 찾아가는 어느 소방관의 이야기
조이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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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의 소방관이다.

소방관이 뭐 하는 직업이냐고 물으면 나는 대답한다.

"손을 잡아주는 일이에요." 

 

소방관은 나에게 있어 익숙하지만 그들의 삶까지 제대로 들여다본 적은 없는 직업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구하겠습니다!』는 푸른향기 출판사의 서포터즈를 하게 되면서 읽고 싶었던 책 중 하나이기도 했고, 이 책이 서평 미션 도서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무척 기뻤다.

 

피드 속 내용은 책의 프롤로그에 나온다. '소방관은 손을 잡아주는 일'이라는 답변을 보자마자 '이보다 더 완벽한 답변이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소방관'을 생각하면 나는 언제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그 장소가 높은 빌딩이든 불 속이든, 그들은 언제나 손을 내밀고 있다.

 

이 책은 소방관으로서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털어놓는다. 그들의 삶을 한껏 이해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 책이었다. 특히 바로 옆에 소화기가 있었음에도 사용할 생각을 못 하고, 결국 불을 진화하는 것에 실패하여 119를 불렀다는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과 이유로 사고를 겪을 수 있고, 내가 그 사고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언젠가는 소방관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꿈꾼다는 작가님의 소망을 나의 소망에 포함시키며, 그 소망이 이뤄지도록 나 또한 노력을 해야겠다고 깨달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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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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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생활자의 주 5일 틈새 스트레칭 - 일어날 때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면
지콜론북 편집부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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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 받으러 갈 때는 까치발로."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실용적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초반부에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있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하루 일과를 귀여운 일러스트로 표현한 것과 현재 내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그리고 하루 한 번 추천하는 스트레칭 자세까지.

 

단순히 '이런 자세를 하면 이런 곳에 좋아요'라며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일은 도대체 언제 끝나나 두통일 올 때, 배가 고플 때, 답답한 마음이 들 때, 결재를 받으러 갈 때 할 수 있는 틈새 스트레칭과 같이 사소하지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순간에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소개하기 때문에 책의 세심함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지콜론북 출판사의 편집부에서 펴낸 책이기 때문에 책상 생활자의 일상과 감정을 잘 알고,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노력한 것이 느껴졌던 따뜻한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진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5분 스트레칭하는 대신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하자며 스스로를 과대평가했던 나는 일이 끝나면 핸드폰만 바라보기 일쑤였다. 그래서 어차피 서평도 작성해야 하니 속는 셈 치고 책에 나와 있는 대로 해볼까 하며 스트레칭을 했다. 삶을 뒤바꿀 정도의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최근 한 달 속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그 5분 만큼은 온전히 휴식을 할 수 있었고, '나는 정말 이런 시간이 필요해'라고 스스로 느꼈던 것이다.

 

사무실이든 집 책상이든, 옆에 이 책을 두고 몸이 찌뿌둥하다고 느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한 장씩 펼쳐보기를 추천한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 중 5분만은 온전히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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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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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
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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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부 안 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 자기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모르는 걸 매일 알아가는 학생들인 거죠."


지금까지 살면서 공부를 안 한 적은 없다. 초, 중, 고등학교 생활의 8할은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던 기억뿐이니까.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공부'라는 것을 하고 있다고 느낀 것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이다. 내 전공에 맞춰 짜인 커리큘럼대로 공부하는 것은 어찌 보면 고등학교 시간표와 다를 바 없었지만,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는 내 자유였다. 그 당시 나는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밤을 새우면서 공부했고, 그걸 즐겼던 것 같다.


그럼에도 갖가지 불안은 있었다. 남들은 대단한 것을 배우며 미래를 위한 플랜을 미리 짜는 것 같은 것에 반해 나는 순전히 내가 좋아서 책을 읽고 공부를 했으며, 그 내용은 너무 사소한 것처럼 느껴져 어디에도 써먹을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수업을 들으면서 당장 실무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필요한 것만을 배우고 있는 데에는 내가 쌓아온 보잘것없는 과거가 한몫하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공부'에 큰 회의감을 느끼고 있던 요즘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과거 공부에 열중했던 내가 생각나면서, '지금 나는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왜 이리 힘이 들까'라는 고민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찾은 것 같았다. 단지 '취업하기 위해서'보다는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서'로 목적을 바꾸면 지금 듣고 있는 이 전혀 즐겁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수업에 좀 더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사회인으로 잘 기능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닌, 세상을 보는 시선을 좀 더 넓혀보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기로 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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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지음 / 샘터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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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사랑'이란 것을 잘 몰랐을 때 이 시를 접했다면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냐며 문장을 빠르게 읽어나간 뒤 바로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히 난 '이게 사랑이구나'라고 나 자신에게도, 남들에게도 말할 수 있는 사랑을 하게 된 후 이 시를 읽게 되어 깊이 공감했다. 가만히 있다가도 그 사람이 생각나 슬며시 미소를 짓다가 스스로 놀라기도 하고, 그냥 어떤 거리를 걷다가도 '우리가 이와 비슷한 거리를 함께 걸었었는데', '그때 그가 이런 말을 했었는데'라며 이런저런 추억들을 방울방울 떠올리기도 하고.


그래서 모래알 하나를 보아도 네 생각, 풀잎 하나를 보아도 네 생각이 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떠올리는 사람과 떠올려지는 사람 모두 얼마나 건강한 관계 속에서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을지 나는 잘 알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소한 부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이 '오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행동인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진 문장들이 모여 이렇게 깊은 공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시를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매력에 시를 읽는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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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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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02 - 멋진 신세계, 2021.1.2.3
문지혁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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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초한 고립과 그 해방감. 혼잣말이 큰 소리가 되는 것. 그림이 이야기가 되고 말이 그림이 되는 것. 혼자 만드는 작고 고요한, 혹은 넓고 깊은 세계. 종이와 펜, 나의 손. 그리고 애태우며 시한을 넘겨 완성한 한 편의 만화와 길고 단 잠. 잠에서 깼을 때 다시 내 앞에 놓인, 써야 할 글과 그려야 할 그림과 빈 원고."


『에픽 #02』의 끝을 장식하는 의외의사실 작가님의 '멋진 신세계'. 짧은 호흡의 문장들로 이루어진 그래픽 노블이지만 작가님이 문장 하나하나에 꾹꾹 눌러 담았을 진심은 깊은 울림이 되어 다가왔다.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삼은 작가는 더 이상 쓰지 않는 먼 미래를 상상해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 그리는 삶으로 다시 돌아오길 선택한다. 매일같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이기에 창작의 고통을 피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 일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나를 괴롭게 하는 것도 창작이지만 결국엔 나를 해방시키는 것 또한 창작이라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갈 수 있을까. 요새 이런 고민을 많이 한다.

책을 읽고, 문장을 두 번 세 번 곱씹어 보고 서평을 쓰는 일은 사실 가끔 힘들다. 너무 많은 감정을 느꼈는데 표현할 길이 없고, 나 자신을 너무 드러내지 않으면서 공감이 가는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 선을 지키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렇게 고심하다 결국 버려진 많은 감정과 글을 보면 내가 언젠가 포기하지 않을까 두려워진다.


이런 나에게 필요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던 것 같다. 어쩌면 미래에는 평화롭게 글도 쓰지 않고, 그림도 그리지 않게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나의 선택도 그러하길 바란다. 고된 길을 가지 않는 쪽으로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 길이 나에게 선사하는 의미는 그 어떤 것에서도 느낄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초한 고립과 그 해방감. 혼잣말이 큰 소리가 되는 것. 그림이 이야기가 되고 말이 그림이 되는 것. 혼자 만드는 작고 고요한, 혹은 넓고 깊은 세계. 종이와 펜, 나의 손. 그리고 애태우며 시한을 넘겨 완성한 한 편의 만화와 길고 단 잠. 잠에서 깼을 때 다시 내 앞에 놓인, 써야 할 글과 그려야 할 그림과 빈 원고.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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