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권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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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와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순간이었다. 4세기부터 흐르는 역사를 품은 건축물은 그 가치를 고고하게 풍긴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를 자랑하면서도 테이스팅 와인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도도하며 순박하다. 걸음을 딛는 골목길 오른쪽, 왼쪽 모퉁이마다 푸른 도시의 향기가 났다.


 이름도 낯선 '조지아'. 책 제목을 보자마자 내 심정을 완벽하게 대변해 주는 말이라 생각했다.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조지아라는 멋진 나라를 영원히 몰랐거나, 알았더라도 '조지아'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아름다운 문화, 음식, 풍경을 경험해볼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우스를 화나게 해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가 결박당한 산의 배경이 된 '카즈벡 산', 와인의 고장, 낭만적인 도시의 거리,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레 융화되어 있는 길거리 개와 고양이. 장엄한 자연의 경관과 로맨틱한 도시가 어우러진 조지아는 책의 프롤로그에 적힌 것처럼, 어쩌면 유럽의 모든 나라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지아는 내 마음속 코로나가 끝나면 당장 가고 싶은 여행지 1순위가 되었다. 책에서 소개한 조지아의 사진이 예뻐서, 잘 몰랐던 곳이라 더 흥미롭게 느껴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을 따라 간접 체험한 조지아는 긴긴 코로나로 힘들었던 우리 모두의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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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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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가 돌봐주죠? - 임신.출산.육아의 전지적 엄마 시점
홍현진 외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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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책의 주어는 늘 아이입니다. 아이를 위해 엄마가 해야 할 것을 끝없이 나열합니다. 그럼 엄마는 누가 돌봐주죠? 처음부터 엄마인 사람은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최근 많은 도서와 미디어가 올바른 육아 방식에 대하여, 아이들의 세계에 대하여 다루는 것을 발견할 수 있지만, 엄마가 되는 고단한 과정은 자주 접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존중받아야 할 존재인 것처럼, 그들을 낳고 키우는 엄마들 또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직접 겪지 않는 이상 모르는 임신과 육아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이해의 장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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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 출산, 육아. 어느 것 하나 익숙한 점 없는 주제들이지만, 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유모차에 대한 내용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육아용품이기에 '강남유모차', '명품유모차'와 같은 '있어빌리티'를 신경 쓰는 부모의 마음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것 같다. 내 눈엔 다 같은 유모차였지만, 사실은 남들이 가난한 집으로 보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과 아이에게 잘 맞는 유모차를 찾기 위해 들인 노력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 무엇 하나 쉽게 결정할 수 없고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하는 육아과정의 지난함을 아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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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만 아니라 남편과의 육아, 친정엄마가 도와주는 육아 등 육아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다뤄서 육아에 대한 관점을 바꿔주기도 했다. 남편이 육아에서 주체가 되길 바란다면 남편이 육아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믿고 내버려 두는 것 또한 필요하며, 친정엄마는 절대 육아'도우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상에 완벽한 육아란 없으니 당연히 실수를 저지르게 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미리 이런 점을 알고 육아를 시작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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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패브릭 dear fabric - 프로세스를 이해하며 만드는 패브릭 굿즈 제작 가이드
임은애 지음 / 지콜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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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패브릭 굿즈 제작은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처음 시작했을 때 궁금한 게 정말 많았어요. 원단은 어디서 찾고, 어떻게 사는 것인지부터 검색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속 시원하게 물어볼 곳이 없었죠.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잖아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에게도, 특별한 굿즈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도요. 제작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조금 먼저 알게 된 정보를 나누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항상 참신한 소재로 독자에게 다가오는 지콜론북 출판사로부터 받은 이 책, 『디어 패브릭』은 '패브릭 굿즈'라는 새로운 분야로 나를 인도했다. 뚝딱 만들어지는 줄만 알았던 패브릭 굿즈는 생각보다 배워야 할 내용이 많았고, 조금만 달라져도 내가 기대했던 굿즈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가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모르는 단어들과 전혀 알지 못했던 굿즈 제작 과정 때문에 개인적으로 읽는 데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다 읽고 나니 패브릭 굿즈 제작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정말 큰 도움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이라면 으레 그렇듯 '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굿즈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 또한 나 혼자서 모든 것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재단사, 봉제사 등 여러 전문가와 함께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굿즈를 만들려면 실제 공장에서 쓰이는 표현을 익히고, 철저히 조사하는 과정이 필수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모든 배움의 과정을 훨씬 쉽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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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스러운 고독의 맛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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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인생의 방향을 선택하는 두 개의 나침반이 있었던 것 같다. 하나는 그 일이 즐거운가, 또 하나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하는 점이다. 즐거운지, 자유로운지 이 두 가지 나침반의 결정에 따라 걸어온 결과 나의 인생은 항상 나 자신에게 납득할 만한 삶이 되었다. 살다 보면 힘든 일도 기분을 망치는 일도 많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되도록 즐겁게 누릴 줄 아는, 마음까지 자유로운 내가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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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일상 이야기 같은데 묘하게 재미있고 빠져들게 되는 책, 『사치스러운 고독의 맛』. 모든 문장을 빠트리지 않고 하나하나 마음에 담고 싶은 책은 실로 오랜만이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때는 몇 문장만을 뽑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고민고민하다 선택한 것이 바로 위의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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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생활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어떤/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였다. 그 당시에 분명히 느꼈던 부당함의 감정이 시간이 흘러 '참을만한 힘듦이었던 걸까?', '내가 너무 나 좋은 일만 하려는 걸까?'와 같은 고민으로 변모했고, 그래서 더더욱 어떤 일을 선택해야 하는지, 하게 된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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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련의 고민 끝에 지금은 모종의 계획을 수립하게 되었고, 그 계획은 작가의 인생 나침반처럼 '즐거운가'와 '자유로운가'의 기준을 바탕으로 정해졌기에 힘든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즐겁게 누리게 되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걸어본다. 꼭 큰 성공을 이루는 삶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나 자신에게 납득할 만한 삶"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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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라는 방 : 제6회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작품집
강경연 외 153명 지음, 꿈이 자라는 방을 만드는 사람들 엮음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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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가시는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가시 때문에 오래도록 삶을 혐오하게 되기도 한다. 가시 자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차피 뺄 수 없는 삶의 가시라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스려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뽑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가시야말로 우리가 더 깊이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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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 자라는 방》은 6회째를 맞은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응모작 중 아이들의 풋풋한 꿈과 진솔한 내면이 담긴 작품들을 가려 뽑은 책이다. 위의 문장은 책 121쪽에 나오는 「가시」라는 작품의 일부분으로, 모든 작품이 좋았지만 특히 이 글이 가슴에 와닿아 뽑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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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떠한 방식으로든 본인이 가진 상처를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밀한 감정을 '가시'에 빗대며 글로 담담히 풀어낸 이 작품이, 그리고 그 가시를 끌어안을 존재로 여기는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한 편의 글로 저자가 처한 상황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수는 없기에 쉽사리 응원의 말도 꺼내기 어렵지만, 현재 저자의 몸에 꽂혀 있는 가시를 부디 본인만의 방법으로 잘 다뤄나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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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이 그렇듯, 해당 책은 전체적으로 아이들의 솔직한 감정을 담은 그림과 글로 이뤄져 있다. 몇몇 작품들은 귀여워서 웃음이 피식피식 나기도 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돌아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그 나이대에 하게 되는 고민들이 있기에, 그래서 이렇게 작품으로 만든 것이겠지라는 생각에 진지한 마음으로 찬찬히 읽어나간 책이었다. 그들이 앞으로 가지게 될 수많은 고민들 또한 지금처럼 깊이 사유하고, 해결해나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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