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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평점 :
「밥 먹다가, 울컥」
밥 먹다가 울컥하면 어떨까요?
어릴 적 엄마에게 듣던 말, 밥 먹다가 울면 체한다고....
뭐가 서러워 밥 먹다가 울컥 했을까요?
기억에서 사라진 것보면 별거 아닌 것 같습니다.
제목을 보고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요?
그렇게 사라져 간 것들
차마 삼키기 어려운 것들
추억의 술, 눈물의 밥인 것들
읽을 때마다 박셰프만에 묵직한 삶의 언어로 울컥하게 만드네요. 휴지는 필수.... 오래간만에 옛 추억을 떠 올리며 음식에 얽힌 추억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음식은 묘한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이 지쳐있을 때 엄마가 차려준 밥 한 그릇이면 삶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니까요
예전에는 남의 일기 같은 에세이를 '왜 읽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나를 뒤돌아 보고 배울 수 있어 좋네요.
잊지 않으려 쓴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뭘까?
갈수록 냉기 도는 세상에 기어이 차오른, 철없지만 다정했고 눈물 나게 고마웠던 음식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들 잊지 않으려고 쓴 책입니다.
P8. 나는 결국 평생을 살아도, 옛날 만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어른이 못 되었다.
P21. 무허가 건물은 주민증 없는 사람 같은 것이다.
P44. 폐업의 변이라도 써놓고 문 닫는 집은 드물다. 우리 사회는 이제 외면의 시대가 되었다.
P51. 칭찬은 사람의 미래를 만드는 마법 같은 주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부모님이 낳으시고 선생님이 짓는 인생이 아니었나 감히 생각한다.
P72. 늙은 아버지의 등을 함부로 보지 마시라. 슬픈 그림을 영원히 당신에게 남기는 일이다.
P81. 억울하게도 세상이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너무도 좋아한다.
P147. 어느 지방 도시나 비슷하게, 구도심은 힘이 없다. 해소 기침하는 노인 같다.
P183. 죽지 않고 산 것으로 다행이었다. 도시에는 그렇게 굶는 사람들이 많았다. 외로운 도시라 그랬을 것이다.
박찬일 셰프만의 언어로 삶에 대해 담담하면서도 뜨겁게, 때로는 차갑게 말하고 있네요.
책 내용 중에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많아 아빠 생각이 나네요.
지금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지만 같이 식사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흘러간 기억 안의 사람이 되지 않기를.... 그립고 사무치지 않기를....
늙은 아버지의 등을 함부로 보지 마시라. 슬픈 그림을 영원히 당신에게 남기는 일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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