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정 앤이라고 부르시겠다면 철자 끝에e‘가 붙은 앤 (Anne)으로 불러 주세요."
"그럼 뭐가 달라지는데?"
찻주전자를 들던 마릴라는 또 한번 어설픈 미소를 머금었다.
"어, 많이 달라지죠. 훨씬 멋지게 보이잖아요. 이름을 소리 내서부르면 활자가 찍히 마음속에 그 이름이 그려지지 않으세요? 전그래요. ‘A-n-n‘은 볼품없지만 A-n-n-e‘는 우아해요. 아줌마가 e가 붙은 앤으로 불러 주시기만 한다면 저도 코델리아란 이름을 단념해 보도록 할게요."
"그래그래, 알았다. 그럼 철자 끝에 e가 붙은 앤 - P55

마침내 소녀의 눈길이 길에서 한참 떨어진 왼쪽 한편에 가 닿았다. 황혼 속 사방을 에워싼숲으로 하얀 꽃나무들이 아슴아슴했다. 맑디맑은 남서쪽 하늘 위로 커다란 수정 같은 흰 별이 길잡이처럼, 또 약속의 등불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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