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바바라 스톡 지음, 이예원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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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야,
아아, 네가 여기 있었더라면,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걸너 또한 볼 수 있었더라면, 들판에서 오전 나절을 보내는강행군에 난 아주 녹초가 됐어. 이 고장의 햇살은 사람을아주 기진하게 만들지. 봄과는 또 전혀 달라. 하지만 되약볕에땅이 다 그을릴 지경인 계절로 접어들었다고 해서 자연에대한 내 애정마저 가물 리 없지, 원숙한 황금과 구리 빛이이제 만물에 깃들고 또 하늘의 청록이 최고로 작렬하면서, 경탄할 조화를 이루는 배색과 들라크루아를연상시키는 색조 분할이 눈을 즐겁게 한단다.
밀밭을 그린 습작이 총 일곱 점이야. 마지막에 그린 게 앞선 여섯 개를 가뿐히 압도한단다. 이제다음 작품의 소재로 생각해 둔 포도밭 습작을 서둘러야 할 때야. 가까스로 준비 기간을 확보했거든.
그리고 가능하다면 바다 풍경도 몇 개 추가할 기회가 있었으면 해.
새 그림에 대한 착상은 끊이질 않는데, 막상 작업을 시작하려고 보면 어느새 또돈이 다 바닥날 지경이니 참 기가 찰 노릇이야. 하여간 나도, 벌지는 않고 계속 쓰기만 하니...
내 이 버릇 탓에 그간 너한테 지운 부담만 해도, 짐작컨대 1만 5천 프랑 가까이 될 테지..
선금만 해도 벌써 몇 년째니, 네게 이렇게 큰 짐을 지우지 않아도 되면 좋으련만.
그나마 올해 100프랑짜리 습작 50점 정도만 그려 두면 다소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
사람들 앞에 내밀 만한 그림이라곤 아직 그 반에도 못 미치긴 하지만.
벌써부터 짐작이 간다, 너무 급하게 되는 대로 그렸다고 사람들이 흉을 볼 게인상파 그림이 제 가치를 인정받기까지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테지만, 그래도 끝에 가서는 승리하리라고 난 굳게 믿고 있어.
이제 이만 줄여야겠다. 정말이지 당장 곯아떨어질 지경이야.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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