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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공간 ㅣ 아나스타시아 3
블라지미르 메그레 지음, 한병석 옮김 / 한글샘 / 2007년 10월
평점 :
"창조주의 최고의 조물은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도 굴복하지 않아. 그의 큰 사랑과 밝은 영감이 순간순간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 모두에게 이미 들어 있어.
무한히 넓은 우주의 모든 존재들 중에서 단 하나의 존재만이 하느님과 낙원과 행복한 별과 사람 사이에 서서 그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럼, 세상엔 하느님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단 말이야?"
"하느님의 영감보다 센 존재는 세상에 아무것도 없어. 그렇지만 그에 버금가는 존재가 있지. 한없이 부드럽고 부드러운 하느님과 천사를 닮은 인간 사이에 설 수 있는 존재가 있어."
"그게 누군데?"
"그 존재는 바로 부모야."
(아나스타시아 3권 156쪽)
아나스타시아 3권은 블라지미르가 자신의 아들(아나스타시아와의 사이에 낳은)을 처음 만나는 내용과 부모의 역할, 사랑의 공간-가원이 가지는 의미...아나스타시아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상깊었습니다.
자신이 가꾼 가원에서 아들을 낳은 아나스타시아는 여타의 부모와 달리 동물들에게 아들의 보살핌을 맡기고 그 아이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통제하지 않고 기릅니다.
아나스타시아의 아들 볼로쟈는 현대의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할아버지가 심고 부모가 사랑한 나무로 둘러싸인 숲에서 태어나 장난감 같은 인공물이 아닌 신이 만든 자연물을 유심히 관찰하며 세상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해 나갑니다.
아나스타시아가 부모로서 한 역할은 아들이 가지는 생각과 명상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그에게 지혜로운 질문과 존중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는 점입니다.
이후 등장하는 학교의 개념이 가원에서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나스타시아가 말하는 학교는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토론하며 성장해나가는 곳입니다.
미래에 있는 그들의 학교는 여러 가원들로 구성된 가원마을의 한중앙에 위치하며 인근 가원의 아이들이 모이게 되고 그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은 부모와 다르지 않고 모두 동일하게 화합됩니다.
아이들에게만 이상적인 태도나 생각을 요구하거나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앞서 사랑의 공간을 짓고 아이들이 보기에 물질이나 걱정으로부터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갑니다.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지만 어떨 때는 길을 잃은 듯이 보이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어 안타까운 가운데, 사랑의 공간편이 보여주는 부모의 역할과 가원의 의미는 자녀가 없는 성인의 입장에서도 크게 다가옵니다.
여러가지 환경파괴와 재해, 전쟁으로 인해 앞으로 저 자신이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한 현실이지만 나에게 부여된 생애에 있게 될 수 있는 자녀 또는 제자들이 지혜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