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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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물질에 대한 집착은 사회가 각박해질수록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진정으로 나의 삶을 사랑하는 자세일까.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삶이라기보다는 물질에 순응하며 물질을 좇아가는 삶일지도 모른다.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결과가 탄생할 과정이 없이는 아무것도 나올 수 없다. 그러면 결과가 어떻든 그 과정 자체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줘야 마땅하지만 아직 이 사회는 그러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을 수단으로만 생각하는데 그 자신이 어떻게 삶에 만족하고 사랑할 수 있겠는가.

사랑은 행복, 소유, 사용이 아니라 존재에 만족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하나의 존재라고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바라보는 것은 창의적인 삶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에서는 창의적이라는 의미를,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지하는새로운 생각을 발현해낼 수 있을 만큼 지적 능력이 풍부하거나 상상력이 좋은 의미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보고 대답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부연 설명하자면 투영과 왜곡 없이 객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가 배운 관점으로 상대를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관점대로 사람을 바라보기 쉽다. 새로운 것을 하나하나 배워가며 감탄하는 아이들처럼, 다른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넘길 일일지 모를 일을 한 번 더 생각하는 학자들처럼 모름지기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며 사람을 대한다면 어느 순간 늘 똑같이 보는 사람이 다르게 보일 때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그림이나 늘 보는 사물도 이에 해당한다.

또한 자신의 자아,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느끼는 사람은 스스로를 자기 세계의 중심으로, 자기 행동의 진짜 주인으로 경험하며 이것을 독창성이라고도 한다. 독창성은 결국 나 자신에게 기원을 두는 경험인 것이다. ‘나날이 새롭게라는 뜻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개념처럼 여기에서도 나 자신을 매일 새롭게 태어나 사람 사이 수 없는 갈등과 긴장을 극복하면서 나를 만들어가는 것.

이 대목을 보면서, 이 또한 삶을 사랑하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 자신을 진정으로 느끼며 나의 행동을 나의 주인으로 인식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창의적인 삶이야말로 삶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장의 마지막 말처럼,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나 예술가만이 도달할 수 있는 특성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도달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는 자세이며 창의성 교육은 삶의 교육과 같은 의미란 것.

사랑은 행복, 소유, 사용이 아니라 존재에 만족하는 능력이다. - P41

삶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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