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의 모든 것
백수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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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소설. 내 마음도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야기 하나하나의 줄거리가 서로 너무 비슷한 느낌이라... 그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사실 한 편씩만 떼어놓고 보면 좋은데 비슷한 걸 하나로 묶으니 오히려 지겨워져서 굳이 다 안 봐도 결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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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 씨큐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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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힐링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요즘 쏟아져 나오는 힐링 소설들, 정말 거기서 거기다. 너무 많으니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고 해도 결국은 오히려 남는 게 없다...ㅠ 그놈의 책방, 세탁소, 카페 같은 업종을 차려놓고 거기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 이제는 지겹다 못해 정형화된 패턴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하는.
오서 작가님의 이 소설도,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회사에서 낙오된 주인공이 카페를 차린다는 점에서는 정형화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은, 카페로 찾아오는 손님들의 사연이 아니라 주인공(창화, 미정)의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단 것이다. 그래서 잘 읽혔는지 모른다. 비록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평범할지라도, 어쨌든 그 평범함이 우리네 이야기이기도 하니 오히려 공감을 자아낼 수 있고 현실이 이렇다는 걸 이해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럼에도 솔직히 나는 이 작품이 개연성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느낌이라는 점을 먼저 새겨둔다.
뭐, 기차 안에서 그냥 옆자리에 앉았을 뿐인데 인연이 될 수 있다는 거야 정말 '인싸'가 아니고서는 사실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을 일은 아니니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창화가 차린 카페 이름에 대해서 모든 등장인물들이 자꾸 촌스럽다니 하는 건 도무지 이해가 안 되네... 작중 카페 이름이 '삼랑진역 오막살이'이다. 오막살이가 촌스럽다며 난리다. 그런데 나는 도대체 어디가 촌스럽다는 건지 모르겠다... 난 그저 좋은데... 그러나 어느 누구도 부정하는 사람이 없다.
둘째, 급발진. 미정의 남동생인 상욱이 초면에 커피 품평을 대놓고 해놓고 막상 미정이 창화에게 커피 가르쳐 주라고 하자 자신감 있게 할 때는 언제고 급 부끄러워하는 것(상욱은 일반 직장인이지만 커피를 많이 배운 사람). 미정의 고향 친구인 현주가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유난히 카페 옥탑방에 집착하듯 말하는 태도. 딩크족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현주의 동창 수현. 혹여 좀 나이가 있으면 몰라 이들의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정도) 왠지 좀 부담스러웠다. 그 정도까지 흥분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뭐,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문장력이나 작가의 인물에 대한 표현력이 썩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라 그런 점이 다소 아쉽다. 현실적으로 쉽잖은 일들이 별 어려움 없이, 우연적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어서 현실의 판타지화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하지만 여타 힐링 소설들과 달리 의미 없는 내용이 없다는 건 아니다. 읽다 보니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문장들이 몇 있었다. 음, 다는 못 쓰겠고 그중 정말 기억에 남는 내용만 하나 소개하겠다. 이건 정말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대목^^

기차의 정차가 잦은 이유는 작은 역도 소외시키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부족해 보여도, 불필요해 보여도 모두 같은 역이기에 존중하겠다는 마음이었다. 누군가에게 잠깐 머물러준다는 것도 어쩌면 같은 마음이 아닐까. (39쪽)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이자 작가의 말도 참 좋았다. 정리해보면 다 너 좋으라고 하는 소리다, 남들 하는 만큼만 해라, 다수로 들어오라는 유니폼을 입으라는 왈가왈부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
그리하여 그 여정을 향해 조금씩 발을 내딛는 창화와 미정,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에게 무한한 응원을 해주고 싶다. 어쩌면 이건 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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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 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
시드니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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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골목을 걸어본 적이 있다.
골목골목 다세대주택과 빌라, 단독 저택을 보며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어떻게 보면 이 사람들도 탁별한 사람들이라기보단 돈만 좀 더 많을 뿐 그냥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에세이였다.
하지만 다 좋은 건 아니고, 일부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긴 했다. 가령 "철물점 아저씨 딸이 제일 잘 나가" 에피소드에서 철물점 주인 딸이 마이크로소프트 다니는데 작가에게 아이 나이를 물어보고는 자기 딸이 무슨 영어학원 다녔다니 그래서 미국으로 대학까지 갔냐니 하는데, 작가는 현자의 말씀이라니 교육전문가 같다니 지적우위에 섰다니 생각하며 냉큼 그 영어학원에 아이를 등록시키는데, 난 솔직히 그 철물점 주인이 오지랖 같았다고나 할까. 아니면 그냥 잘난 딸 자랑... 뭐 이렇게 느꼈다. 그냥 내 느낌일 뿐이다.
또 은근한 오타들이 영 눈에 거슬린다. 국어를 전공해서 그런가... 잘못된 단어 표기나 문법이 좀 있어서(특히 -에요, -예요 구분) 교정을 한 번도 안 봤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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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장소미 옮김 / 녹색광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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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 표지가 다한 듯... 고전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번역자의 실력인 건지는 몰라도, 번역이 너무 부담스러워 두 사람의 감정에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ㅠ 책값과 디자인에 비해 내용을 망쳐버린 느낌... 느낌표의 사용을 좀 줄이고 좀 더 현대어스럽게 다듬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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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과 새
조오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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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그림체에 왠지 슬픔과 아련함이 어려 있는 것 같아 책장을 넘길수록 울컥했는데 후반부의 반전에 그만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어린이 그림책에 이렇게 울어본 건 처음이네요. 나중에 아이가 있어도 그럴 것 같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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