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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 2022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 선정, 2025 뉴욕타임즈 & 뉴욕시립도서관 올해의 그림책 선정 ㅣ 그림책향 15
김혜은 지음 / 향출판사 / 2021년 4월
평점 :
『연필』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색연필로 그린 아기자기한 그림만으로 이 그림책이 주는 메시지는 충분하다. 나무가 빽빽이 그려진 표지가 호기심을 자아낸다. 표지에 그려진 나무는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저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면지를 넘기면 연필 한 자루가 등장한다. 누군가의 손이 사각사각 연필을 깎는다. 예리한 칼끝에서 떨어져 나온 연필 부스러기들은 그 자리에서 하나 둘 나무가 된다.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룬다. 그 숲에 여러 생명이 깃드는 과정이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된다. 숲은 생명의 근원이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은 나무를 베어 숲을 폐허로 만든다. 트럭에 실려 간 나무들은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공장으로 향한다. 이 그림책이 절망적인 현실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연필 한 자루에서 시작된 상상력이 놀랍다. 숲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나무를 심어 가꿀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다.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공생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