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47
최태현 지음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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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대 극우화가 교실 안팎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일베나 펨코 등 극우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조롱과 혐오가 청소년들에게 일종의 놀이와 문화로 자리 잡았다. 중학교 학부모이다 보니 아이에게 듣는 교실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면서 고인 능욕을 하거나 패드립을 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어떤 정치적 의도나 악의 없이 그저 낄낄거리면서 재미있어 한다는 것이다. 과연 일방적인 역사 교육이나 엄한 징계만이 해법일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는 양극화와 분열로 위협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24년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큰 위기에 봉착했던 경험이 있다. 제도적 민주화는 지켜냈지만 일상의 민주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이야기』는 청소년뿐 아니라 기성세대인 어른들이 먼저 읽고 사유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쓴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최태현 교수는 청소년과 ‘무엇’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한국 현대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본다. 1960~70년대 성장과 독재가 공존했던 시기부터 IMF 외환위기, 세월호 참사 등 오늘날까지 다양한 쟁점으로 남아있는 이슈 등을 비중 있게 다룬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은 신중한 서술 태도가 신뢰를 준다.

한국 사회의 드리운 분단의 그림자,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씁쓸한 경험을 통한 광장의 민주주의 부분도 흥미롭다. 뒷부분은 국가란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지, 언론, 검찰,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시민 단체 등 공적 기관들의 역할, 민주주의를 대하는 마음 등에 대해 살펴본다. 선생님과 지수, 수빈, 민서가 나누는 질문과 대답이 자칫 무겁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와 추가로 읽어 볼 도서 추천도 유용했다.

“오늘날 한국 정치의 가장 큰 위험 요소이자 비극 중 하나는 대화가 너무 어려워졌다는 사실”(p.121)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한데 나와 정치적 지향이 다른 사람과 소통할 만큼 여유가 없다. 대의는 눈앞에 닥친 사소한 일상에 쉽게 잊히곤 한다. 정치, 종교 이야기는 가족과도 나누는 게 아니라는 말은 어쩌면 회피가 아닐까. 정치와 관련해 생각이 다른 개인과 집단 간에는 애초에 건강한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발 빠른 체념일지 모른다.

교실은 얼마나 민주적인지에 대한 꼭지를 흥미롭게 읽었다. 학교에서 교사는 정치적 발언을 하면 안 된다. 정치적 토론은 거의 금기에 가깝다. <시사인>959호에서 독립 언론 <토끼풀>의 청소년 기자들은 ‘대화’를 강조한다. 이 책에서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견을 말하고 민주적 대화를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비록 첨예한 논쟁이 있고 조심스럽지만 정치에 관심 없는 청소년들에게 일방적 설명이나 훈육보다 건강한 토론을 장려하는 ‘판’이 마련되면 좋겠다.

민주주의 사회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주적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정치 밖의 영역에서 “생계를 담보로 명령과 통제에 익숙한 삶”(p.190)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말미에도 언급되듯 민주주의는 매우 취약하며 완벽하지 않다. 나는 어떤 국가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또 어떤 시민이 될 것인가.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어떤 이념도 ‘사람’에 우선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마음의 힘’을 길러보기로 한다.

아이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시험 기간이라 아직 책을 권하지 않았지만 아이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공유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아울러, 원치 않아도 듣게 되는 또래 친구들의 조롱과 혐오 발언 속에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 결국 그러한 다양성마저 민주주의의 속성일 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피로 지킨 과거 민주주의의 결과라는 사실만은 늘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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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나 하라고요? 세상이 이 모양인데? - 청소년 독립 언론 <토끼풀> 기사 모음
토끼풀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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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극우화가 심각한 요즘 토끼풀의 행보를 꾸준히 지켜보며 응원하는 독자입니다. 책 구매하고 주위에도 추천 중이에요. 어른의 역할이 무엇인지 저도 계속 질문하며 사유하겠습니다. 토끼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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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큐레이션 리커버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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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김약국의 딸들』을 다시 읽었다. 거의 20여년 만인데 책을 읽는 동안 줄거리가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잊고 있던 이름들이 하나둘 되살아났다. 『김약국의 딸들』은 박경리 작가가 1962년 발표한 장편소설로, 경남 통영을 배경으로 김약국 집안의 몰락과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은 원경에서부터 근경으로 다가간다. 마치 드론 카메라가 촬영하듯 구한말 통영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대대로 약국을 운영한 봉제, 봉룡 형제의 이야기와 비상을 먹고 자결한 봉룡의 처 숙정의 슬픈 사연이 소개된다.


‘김약국’이라 불린 성수는 봉룡의 하나뿐인 아들로 일찌감치 부모를 잃고 큰집에서 자라났다. 아들이 없던 봉제는 몸이 약한 딸 연순을 시집보내고 조카에게 집안 살림과 약국을 맡긴다. 김약국은 한실댁과 결혼해 첫 아들을 낳지만 아이가 죽고 내리 딸 다섯을 얻는다. 큰딸 용숙은 남편이 죽고 혼자 아들을 키운다. 둘째 용빈은 서울에서 공부하는 똑똑한 신여성, 셋째 용란은 용모가 뛰어나고, 넷째 용옥은 인물이 없는 대신 차분하고 야무지다. 막내 용혜는 아직 어리다. 다섯 딸들의 개성이 하나같이 다 다르다.


이 소설은 격변의 시대와 사회 구조 속에 한 집안이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 잘 보여준다. 김약국은 부모의 흉사를 딛고 약국과 가문을 지켜온 인물이다. 땅에서 소작을 얻고 큰 어장도 가지고 있는데다 배를 구입해 새로운 사업도 확장한다. 매사 점잖고 경우 바르지만 시대 변화와 가족 내부의 갈등 앞에서는 우유부단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 갈등이 생기면 입을 꾹 닫고 그 상황을 외면해 버리는 회피형 인물이다. 그 결과 집안에 드리운 불행을 끝끝내 막지 못한다. 몰락해 가는 전통적 가장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각자의 욕망에 의해 움직이고 울고 웃으며 살아간다. 제목이 『김약국의 딸들』인 만큼 다섯 딸들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다. 같은 부모 아래 태어났는데 캐릭터가 다 다르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자유연애나 사랑, 사회 활동을 꿈꾸기에 현실적 제약이 많았던 여성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나이가 차면 적당한 혼처를 찾아 결혼해야 하고 유교적 관습에 따라 시가와 남편에게 순종하는 삶이 당연하다. 다섯 딸들 중 욕망에 충실하며 자유를 추구하는 용란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용숙, 용란에게 혀를 차다가도 장녀로서 책임감이 있는 용숙, 시대의 희생양인 용란의 이면을 보면 마냥 미워할 수 없다. 딸들 중에서 넷째 용옥이 가장 안타까웠다. 용란을 마음에 두었던 남편 기두에게 내내 사랑받지 못했고 남편이 비을 비운 때 시아버지 서영감에게 욕을 당한다. 우키시마호에 탔다가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막내 용혜는 상대적으로 언니들에 비해 서사가 많지 않지만 언니들과 다른 미래를 살아가게 될 것이 암시된다. 새로운 세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박경리 작가가 보여주는 서사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 쭉쭉 읽힌다. 생동하는 문장에서 인물들이 저마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 같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의 말맛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오래 전 가본 통영의 바닷바람과 소금기 어린 공기가 생각나면서 그러고 보니 박경리 문학관에 가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언젠가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된 ‘하동집’에도 한번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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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두루미는 방송 중 한울림 생태환경 그림책
생태지평연구소 지음, 정김소리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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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다. 하지만 환경 변화로 많은 철새들이 그렇듯 두루미 역시 장거리 비행이 더 이상 쉽지 않다고 한다.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이 그림책은 멀리 러시아에서 1,500여 킬로미터를 날아와 2주 만에 힘겹게 도착한 두루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루미가 1인 방송을 한다는 설정도 흥미롭고 덕분에 두루미의 생태에 대해 공감과 이해가 더욱 깊어진다.

이들의 여정은 목숨 건 모험의 연속이다. 비행기와 충돌 위험은 물론 오는 동안 쉴 곳도, 먹을 것도 부족하다. 무사히 우리나라에 도착한다고 해서 안전할까. 도로와 빌딩이 늘어나면서 두루미들이 쉴 수 있는 논과 갯벌, 습지가 점점 사라지는데다 논에 떨어진 곡식과 곤충을 먹고 농약에 중독되어 죽는 두루미도 많다. 몇몇 개체는 전선에 걸려 날개를 잃기도 한다. 이대로 두루미가 멸종되지 않도록 반성과 책임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 참새나 까치처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기에 두루미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달 파주에서 독수리 먹이주기 봉사활동을 하고 왔는데 파주 건너 재두루미 습지가 있는 김포 이야기가 나왔다. 한강을 건너 파주에서도 재두루미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언제부턴가 날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고개를 들어보니 논밭 주위로 잘 닦인 도로와 공장 건물, 아울렛 등이 금방 눈에 들어왔다.

두루미 같은 철새들이 살 곳을 잃고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에 대해 적어도 먼저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알아야 그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하든 말든 할 것이기에. 최근 산황산 골프장 이슈로 산새 먹이주기 활동도 하고 온 터라 이 그림책이 주는 메시지가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다. 인간은 도대체 자연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잊고서. 새들이 살 수 없는 세상은 인간에게도 위험할 것이다.

방송 중이었던 두루미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을 부탁한다고 마무리한다. 흔한 유튜버들의 고정 멘트처럼 너무 무겁지 않게 던진 마무리지만 그림책을 덮은 다음에도 계속해서 잊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당부처럼 들린다. 다음 예고편이 “속보! 두루미 채널이 강제 종료?”라는 것을 보면 개체 수 보호와 인간들의 노력이 이들의 생존에 지금 당장 시급한 일임을 알 수 있다. 내년에는 철원에 두루미를 보러 가야겠다.

#멸종위기두루미는방송중
#생태지평연구소 #정김소리_그림
#한울림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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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잠에서 깨다 -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
정병호 지음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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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긴 잠에서 깨다』가 출간되었다. 조세이 탄광에서 이어진 강제노동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 홋카이도에서 강제노동 희생자들의 유골을 발굴하는데 앞장선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고 정병호 교수의 구술을 기록한 것이다. 부제는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으로 ‘공공인류학’은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공공 영역에서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인류학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그 해결을 위해 실천적으로 모색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던 정병호 교수는 일본 어린이집들을 비교하는 현장 조사 연구를 위해 홋카이도에 체류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시골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도노히라 스님을 만나 슈마리나이 우류댐 공사 현장에 묻힌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도노히라 스님은 10년째 유골들을 수습해 불교식으로 화장해왔고 역사 현장의 훼손을 우려한 정병호 교수는 여러 전문가와 학생들을 꾸려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강제노동 희생자 유해 발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1997년 여름 한일 양국의 젊은이들이 고된 발굴 작업을 함께 하며 우정을 쌓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서로에 대한 편견과 무지로 감정이 상한 적도 있지만 개개인의 인식이 바뀌고 삶의 방향이 달라졌다는 것도 눈여겨보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또 한편으로 언어와 지역, 성별, 그리고 마음의 벽을 넘어 화해와 평화를 모색하며 연대하는 과정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앞으로도 이런 시민 사회의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나 외교의 영역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관심, 지역 주민들의 공감에 힘입어 좋은 분위기에서 유골 발굴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지만 2006년 아사지노 유골 발굴 당시 우익의 방해와 정치적 논란에 흔들리는 아픔도 있었다. 슈마리나이 유골 발굴이 언론에 보도되고 조선인 강제노동 희생자 문제가 이슈가 되자 삿포로별원에서 조선인 유골 101구를 합골 처리해버린 일도 있었다. 한국의 여러 정부 기관이나 단체의 형식적이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경험하기도 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의 기조가 달라져 유골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부딪히기도 했다.

p.137
기억과 애도를 정치적 도구로 삼는 순간, 우리는 또 한 번 희생자를 외면하고 정치화하게 된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유골 발굴이 단지 과거의 흔적을 파내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기억 투쟁이 돼야 한다”(p.175)는 생각을 바탕으로 강제노동 희생자들이 끌려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과정으로 유골 봉환을 하는 과정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학계는 물론 종교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에서 마음을 모았다. 유골 안치에 난항을 겪던 중 고 박원순 시장 덕분에 ‘70년만의 귀향 묘역’을 만든 에피소드도 있었다. 박근혜와 아베에 이어 윤석열과 기시다 정권이 드러낸 ‘식민주의적 힘(p.213)’과 권력의 담합을 우려하기도 했다.

정병호 교수와 여러 사람들의 활동은 1997년 슈마리나이 유골 발굴에서 그치지 않았다. 홋카이도에 머무는 동안 소수민족인 아이누족에 대한 가슴 아픈 역사를 알게 되었고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틈새’에서 차별 받으면서 살아온 자이니치의 현실을 목도한 뒤 한일 양국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힌 ‘동아시아 공동 워크샵’을 출범시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바로 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현재는 물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며 이해관계를 넘어 연대를 실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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