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작가의 신작 <호라이>는 마치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책을 떠올리게 한다. 유머러스한 글과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상상력이 기발하다. 초록색 표지를 넘기면 일상 어디에서든 찰떡처럼 잘 어울리는 호라이가 등장한다. 그리고 노란 눈을 빛내며 호시탐탐 호라이를 노리는 고양이도. 이들의 관계가 마지막 장까지 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잡아 먹힐까봐 조마조마하다. 아이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었다. 뭐가 그리 웃기냐고 물으니 각 페이지마다 그림이 너무 재밌다고 했다. 퇴근 후 널브러져 있는 직장인의 모습이 꼭 아빠 같다나. 아무래도 아이는 <호라이호라이>보다 <호라이>에 더 마음이 가는 모양이었다. 종횡무진 이동하는 호라이를 따라가다 보면 나 역시 상상의 지평이 확대되는 것 같다. 문제는 앞으로 계란 후라이를 하면 아무렇지 않게 낼름 먹어버릴 수 없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