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김준 지음 / 부크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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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 코로나 사태로 우울증까지 겹쳐 옛날과 비교해 육체적으로는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질병의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것들은 거의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고 있고, 심지어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자살율이 1위라는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라 지금의 순위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지금은 조금 떨어졌으려나?

나 역시 35살이 되었을때,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더니 갑상선항진증 판정을 받았다. 갑상선항진증이 무엇인지 처음 들어봤고, 몇 년동안 약을 먹다가 작년부터 약을 끊고 상태를 보기위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나의 식습관이 문제였을 수도 있고, 나의 생활방식이 문제였을 수도 있다. 나의 병의 원인을 찾다가 원인중의 하나로 이야기 된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그리고 오히려 약간의 스트레스는 자신에게 좋다는 말까지 있는데....

그 때를 계기로 나는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선 현재의 나를 살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나의 지금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어느순간 의욕이 사라졌으며, 열정 또한 없이 그냥 하루하루 집과 직장을 다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책 제목을 보고 그때의 내가 생각이 났다. 지친 줄은 몰랐는데... 그 당시의 나는 지쳐있었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의 책으로 <오래 혼자였던 마음이 마음에게>, <견뎌야 하는 단어들에 대하여>, <한참을 울어도 몸무게는 그대로> 등이 있는데... 도대체 이 분은 몇살이기에 이렇게 세상의 아픔을 위로할수 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진을 보니 나이도 어리신것 같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드리느냐에따라 그사람이 만들어 지는 것이니까. 저자는 상황에서의 감정을 글로써 표현하며 자신을 만들어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 삶이 언제 바라던 대로만 흘렀던가, 2. 착한 것만으론 무엇도 될 수 없어서, 3.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망망대해, 4. 오래 믿는다면 그것이 현실이 될 테니까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로 엮어져있다.

책의 전제적인 느낌은 시집을 읽고 있는 것 같다 라는 것이다.

에세이의 특성 중에 하나가 읽기 편함에 있는데 이 책의 글들은 읽기 편한 시를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시 구절을 읽듯이 글을 읽고 한참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어떨때는 공감고, 어떨때는 회상이 되기도 했다.

'사는 게 마음 먹은 대로 된다면 그것은 순전히 운의 영역이지 계획이나 노력의 영역은 아니다.' 로 시작하는 [다시 움트는 초록] 우리는 한껏 유연해져야겠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끄덕여 넘기는 것. 실패는 끝없는 추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한 시절 가녀린 낙화다. 떨어져 떨어져 우리 쌓인 곳에 다시 움트는 초록이 있을 거라고 나는 아주 믿고 있다.

나는 그렇게 계획성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계획대로 되는 일이 그리 많을까? 심지어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라.. 사회생활을 하여야 하는데... 아무리 자신이 흔들리려고 하지 않아도 외부에서의 자극과 상황은 우리의 계획을 항상 무시하게 되어버린다. 예전에는 확실히 그런 사람이었다. 일 하는데 있어서는 돈 받고 하는 일인데 제대로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원칙대로 일을 했다. 그것이 맞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차츰차츰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될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의 신념은 그렇다고 하는데... 주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때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실망감. 일 뿐만아니라 친구관계,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많은 자극을 받게 된다. 그 자극은 도움이 될때도 있지만.. 독이 될때도 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주위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의 책에 등장하는 친구의 이야기중에 동굴기간, 동굴테라피 라는 말이 있다.

소위 남자들이 가끔 화가 날 때면 동굴에 들어간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남자는 아니지만 공감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나는 공감한다. 어릴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의 나에게도 동굴기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초기에는 강제 동굴기간이었지만, 스스로 선택해서 동굴에 들어가 나 자신을 살펴볼수 있는 그런 기간 말이다. 사회생활로 많은 변화에 적응해 나가고 자극을 받는 등 피로했을 나의 심신을 위해 동굴테라피는 꼭 추천한다.


잘사는게 어떤걸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하고싶은거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사는것.이 아닐까? 지금의 나에게 잘 사는 것이 어떤걸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저자는 숲을 예를 들고 있다. 울창하고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 밑깎기, 어린 나무 가꾸기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숲을 관리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보살펴 주어야 하는데.. 사람도 자아가 올바르게 성장하는데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고 일상을 자주 점검해야 심신으로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닐까?

자신의 일상을 자주 점검한다. -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을 꾹 참고 만나고 있지는 않은지, 진전 없는 일을 억지로 붙들고 있지는 않는지,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물음을 계속 이어 나가면서 애쓰지 않아도 될 부분을 감별하고, 삶에 불필요한 곁가지들을 쳐내준다 - 우리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유는 나 스스로가 나의 삶을 점검 하지 않아서 그런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든다. 청소도 묵혀두었다가 한꺼번에 하려면 힘이 들듯이 우리의 마음도 자주 점검을 해주어야 한다. 사는게 힘들어서 바빠서 그런 시간이 없다고? 그렇다면 지금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하는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삶을 나의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나와 제일 친해져야 하는 것이다. 나와의 대화가 제일 많이 필요한데, 나의 정신은 온통 바깥에 휘둘리고 있으니, 언제든 가능하다는 이유로 나와의 대화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게 아닐까?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항상 쫓기듯 살아가느라 나의 인생여행을 즐기지도 못하고 삶은 힘든거라고 원래 그런거라고 단정짓게 되는...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할 때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가 당시의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줄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그 때의 나.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었는데... 몰라줘서 미안해라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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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김준 지음 / 부크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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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할 때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가 당시의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줄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그 때의 나.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었는데... 몰라줘서 미안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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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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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펼치고 나는 이 소녀를 놓을 수가 없었다.

실카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그녀가 겪어야 했던 모든 일들에서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마음속에 타오르는 이 불씨는 그녀를 계속 버티게 하는 힘이지만 동시에 저주이기도 하다. 이 불씨 때문에 눈에 띄고 선발된다. 이 불씨를 억누르고 통제하고 지배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이 이야기는 사실을 기반한 픽션이다.

정말.. 소설이기만을 바래보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것은 틀림없다.

이 끔찍한 이야기가 정말 있는 이야기라니....

3년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갇혀 지냈던 18살 소녀 실카. 하지만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매춘에 스파이, 나치와 결탁한 죄로 노역 15년형을 받고 시베리아 보르쿠타 굴라크 강제노동 수용소로 옮겨진다.

또 다른 수용소에서의 그녀가 살아남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것이다.

저자는 왜 책의 제목을 [실카의 여행]이라고 지었을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행은 재미있는 추억을 쌓고, 휴양, 또는 배움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녀의 삶의 여행이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든 일들이기 때문에 의아해했다.

새로운 곳에서 실카는 살아남기 위해 극도로 견제하고 조심하며 지내다가 조시의 화상을 계기로 병동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실카는 고된 노역을 하는 막사의 동료들을 위해 그들보다 편안하게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감정으로 남는 음식이나 붕대 등. 생활에 필요할것들을 막사에 제공하여준다. 모든 것이 처음이던 그녀의 동료들. 막사 사람들과 부딪치고 싸우지만 결국 그들은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그 곳에서의 생활을 버텨나간다. 막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말도 안되는 이유로 끌려온 사람들이 많아서, 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 분개할수 밖에 없었다. 그들과는 다르게 실카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유태인이와 있다는 자체로 주위사람들은 그녀가 대충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는지 짐작을 했을 것이다.

아우슈비츠에서도 그렇고, 병동에서도 그렇고 그녀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자신의 운명에 좌절한다. 이 후, 산부인과병동에서의 탄생을 맞아주는 일을 하게되고, 또 이후에 일반병동으로 옮겨 구급차를 타게 되면서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역활을 한다.

그녀가 아우슈비츠에서 25구역을 관리하게 되었을때, 수용자들의 그녀가 배신자라고 생각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녀가 선택된게 아니라 선택되어진 것일지언정, 수용자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녀의 의도를 안다해도 25구역은 가스실로 가기 직전의 사람들이 있는 곳이니... 다른 수용자들이 알 도리가 있었을까? 하지만 그곳에서도 그녀는 언니 마그다와 친구 기타, 다나를 위해 그곳에서 살아남았다.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서 말이다. 보르쿠타 굴라크 강제노동수용소에서도 그녀는 자신들의 동료와 특히 조시를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조시는 실존인물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설이 끝나고 책 뒤편에 실려있는 실카를 찾아서와 실카의 삶에 대해 읽어보면 소설의 실존인물과 아닌인물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조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것을 보면... 조시는 실존인물이 아니거나 실카가 도와준 막사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인물로 만들어낸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강제노동수용소 라는 체감이 안되는 내용들을 읽으면서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는 그렇게 힘든 곳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지키고 돌볼 수 있었을까? 특히, 그 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조시와 아기를 위해 쓰다니... 마음은 알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라면 친구를 위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심지어 생명과 나의 삶이 걸린 선택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시의 행동이 실카에게는 짐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시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실카와 얼마 차이나지도 않는다. 그런 그녀가 조시에 관한 일이라면 자기 일은 생각하지 않고 나서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보호받아야할 아이가 그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나마 그녀 곁에 옐레나 게오르기예브나 선생님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조시가 떠나고, 동료들도 떠나가고, 처음으로 이성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된 알렉산드르와의 마지막을 고하게 될 그녀에게 마지막 남은 옐레나 선생님이 떠날 것을 알게 되고.. 또 다시 나는 실카는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야 할까.. 걱정하는 차에 그녀가 갑작스럽게 석방이 되어 모두와의 작별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나오게 된다.

홀로서게 될 그녀가 걱정이었지만.. 기차역에서의 재회로 그녀에 대한 나의 걱정을 한숨 내려놓게 되었다. 그 부분이 약간 갑작스러웠지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기대했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끝났다. 그 이후의 그녀의 삶은 잘 해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쟁에 있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일까? 여성과 아이들이 아닐까? 남성들이 들으면 화가 날수도 있지만, 여성들은 힘에서 약자에 속하고 아이들 역시 그러하다. 그런 전쟁통이나 강제수용소같은 곳은 그 피해가 고스란히 약자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우슈비츠는 많이 들어봤을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의 수용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더군다가 이렇게 다른 곳으로 옮겨간 수용자들의 이야기는 더욱더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놀라웠다. 어째서 이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반역자로 몰려 강제노동수용소로 들어갔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했을때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나치에 의해 당한사람들이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니...

인간의 본성이 그런것인가?

작가의 전작인 아우슈비츠의 문신가의 주인공인 랄레 소콜로프가 이야기 해준 실카의 이야기. 나는 실카의 여행을 먼저 알게 되어 읽게 되었지만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역시 읽어봐야 할 책인것 같다.

실카가 아우슈비츠에서도 그렇고 굴라크 강제노동수용소에서도 그렇고 왜 주위의 사람들을 챙기고 함께 해 나갔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수가 없다. 아무리 힘든 곳에 있어서도 실카는 그들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그들을 지키고 감쌌던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살아남기위해 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안부할머니들과 강제징용된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는 영화와 뉴스로 접해도 끊임없이 눈물이 흐른다. 그들이 무슨 잘못으로 그런 일을 겪어야 하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아직도 일본은 자신들의 일을 사과하지 않고 있다. 이제 살아계시는 분이 몇분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이 겪었던 슬픔과 아픔이 치유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다르게 보지 않고 그들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고 그들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닐까?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내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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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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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혼자서는 살수가 없다. 아무리 힘든 곳에 있어서도 실카는 그들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그들을 지키고 감쌌던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살아남기위해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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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김영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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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나에게 집중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 남들처럼'을 삶의 기준처럼 여기고 살아가지 않을까?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는 대한민국에서 성별이 남자로 태어난 작가가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을 하면서 느낀고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위에 나열한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비주류의 삶',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 삶' 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는 1부. 도시 생활자가 시골에 터를 잡고 살아보니 에서는 전원생활과 독립서점의 이야기를 2부. 어느 날부터 괜찮지 않아서 에서는 가사 노동과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하고 있다. TV 프로그램인데 북유럽이라는 책을 추천해주고 기부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있었다. 재밌게 보던 프로그램인데 지금은 끝나서 아쉬웠는데, 북유럽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이 너무 센스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방송 1회때 "북유럽이라는 독립서점이 있다. 그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뭐 이런 내용을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이 그 북유럽 서점 주인이 쓴 책이라니.. 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전원생활과 독립서점은 나의 꿈이기도 하다. 제주도에서 살면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데.. 어린시절을 단독주택에서 살아서 그런건지.. 그때의 기억이 좋아서 그런지 아직도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그리고 독립서점은 몰라도 서점을 하면 좋아하는 책도 하루 종일 읽을 수 있고, 뭔가 서점이 주는 따뜻함이 마냥 좋아서 나도 서점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요새는 전원생활과 단독주택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 미디어에서 많이 다루고 있다.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단점을 비교해 당신이 알고 있는것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자가 전원생활을 선택함으로써 주위에서의 걱정은 물론이고, 자신들이 포기해야 하는 것에 대한 접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시작을 한 것이다.

저자가 딸의 교육을 시작으로 집값 등 으로 너무 자신의 선택이 너무 이른게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할때, 저자의 부인분의 말이 가슴에 남았다.

시기마다 추구하는 가치와 매력은 달라지기 마련이며, 그때 중시했던 것이 지금은 별게 아니게 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원생활을 하기전에 집값이 오름으로써 좀 더 갖고 있다가 나중에 전원생활을 시작했다면 조금 여유가 더 있지 않았을까?라든가..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도시생활을 더 해야 했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욕심이 많아져 조금만 더 모으자, 조금만 더 모으자, 이런 식으로 점점 목표가 멀어져 갔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여행을 하고 싶어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돈을 모으다 보니 돈을 모으는것이 목표가 되어 여행을 포기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마디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것은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기 때문에 추구하는 것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작가가 만약 그런 생각이었다면, 전원생활을 시작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취하지 못한 것까지 미련을 두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좋은 선택을 할수 있도록 돌아온 길을 살피고 궁리하는 것이면 되는 것이다.

'나중'이란 없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허상일 뿐 닿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중을 위해 버려도 되는 현재는 없다. 현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삶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인생이다. 아니 지금 이 순간이야 말로 인생인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나중을 위해 현재를 포기하며 살고 있는가. 무턱대고 미래에 대한 계획없이 현재만을 사는 것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미래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있다는 것은 현재 진행하는 것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의 나의 스타에 대해 내가 품었던 선망과 신뢰가 사실은 그가 아니라 나로부터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각성. 그래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학창시절 소위말하는 빠순이였던 나. 지금은 그때의 열정은 사라지고 추억만이 남아있다. 어린시절 나의 스타가 시간이 지남으로써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실망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나는 나의 스타에 어떤 면을 좋아했던 것인가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의 추억만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것을 보면 나는 그때의 나의 열정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나이때에만 가능한 그런 마음.

작가는 말한다. 너무 빤한 소리임에도, 과연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면, 그래서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면 세상을 직시할 수 없다.

가부장제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남녀차별

남자다움과 여자다움. 작가가 가사 노동을 전적으로 시작했을때 주위의 시선들이 어땠을지 대략 짐작이 간다. 그럼에도 꿋꿋히 자신의 신념을 믿고 나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마다 성향이 조금 다르겠지만 우리엄마는 나에게 집안일을 시키지 않았다. 1남1녀 중 장녀였던 나는 아주 곱게 자랐다.

엄마는 시집가서도 할 일을 굳이 벌써부터 할 필요 없다고 하시며 집안일을 시키지 않았다. 심지어 엄마, 아빠는 맞벌이를 하셨는데 엄마는 일을 나가면서도 나와 동생의 아침, 점심, 저녁까지 철저하게 다 챙겨주셨고, 심지어 간식까지 챙겨주셨다.

그 당시 나는 왜 엄마 혼자서 하는 그 많은 집안일을 같이 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어릴때는 그렇다치더라도 커서는 친구들과 놀기에 바빴으니...철이 없기는 정말 없었구나...하며 반성을 하게 됐다. 결혼초반 가사노동을 하게 되면서 나는 우울함을 자주 느꼈다. 해도 티안나는 집안일들. 일을 한다는 이유로 외식을 빈번하게 했고 나보다 좋은 요리실력을 갖고 있는 신랑덕분에 가사 노동을 분담해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엄마는 어떻게 가족의 도움없이 거기다 일까지 하면서 완벽하게 해냈을까? 정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엄마를 존경하게 된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그것이 남녀차별, 혹은 남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라는 것을 잊고 행동하고 이야기 할 때가 있다. 어린시절의 나도 엄마의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엄마가 더 깨어있었던 것 같다. 여자아이는 머리가 길어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뒤로 한채 커트머리도 했었고, 내 이름부터가 우리때에는 남자아이들의 이름이 많았다. 나와 이름이 같은 친구들은 다 남자아이들이었고, 여자는 본적이 없었다. 지금은 물론 중성적인 이미지를 갖는 이름이 더 좋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엄마가 선택한 나의 이름이다. 뭐.. 어렸을때 나도 여자아이 이름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하기도 했지만, 남자아이이름과 혼동되는 것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들어주기도 했기에 나는 내 이름이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아주 맘에 든다. 특히 어른이 되고 난 뒤에는 더 맘에 든다.

채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막연하게 언젠가 나도 채식을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과연 내가 채식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없지않아있다. 어쨌든 채식을 하는 사람. 이라고하면 날씬하고 요가를 할것같고 자연주의 삶을 사는 그런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나 또한 갖고 있었다. 저자는 고기를 먹지 않음으로써 늘어난 탄수화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보상심리. 생각해보면 나도 그럴것 같다. 고기를 먹지 않은 만큼 다른걸 더 먹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당연히 하게 되겠지. 그런데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 좋을 건 없는데, 채식을 한다고 다 건강한게 되는 건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채식을 하게 된 목적이 건강인 사람이 있을것이고, 동물복지차원으로 채식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고기를 먹지 않는 식습관이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또는 해로운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평생 주저하지도 의심하지도 않았던 욕망 하나를 중단함으로써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나를 보존하면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 작은 실천으로부터 다른 종의 존엄을 지키며 환경과 동물권 등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살피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내겐 중요하다.

고착된 인식을 아무런 의심 없이 수용하고 전형성에 기대어 단정하고 재단하는 일은 널려있다. 인간은 한 가지 개성으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다. 내 모든 개성의 총합이 바로 지금의 '나' 이다.

사회에서 보는 비주류들이 선택하는, 혹은 소수들의 그룹을 바라보는 많은 수의 남들은 그들을 평범하지 않다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바라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심지어 참견까지 한다.

- 내가 바라는 일은 상대로부터 어떤 전형성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다. 내가 가진 개성과 역사 전부를 합친 결과물로 지금의 나를 인정받고 싶듯이 상대 역시 그만의 개성과 역사가 존재할 것이다.

누군가를 그 자신으로 바라보기에 앞서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하려 드는 무서운 인식에서 벗어나고 싶다. 항상 노력하고 경계해야 겨우 가능해질 것 같다. 아니면 내색하지 않겠지만 머릿속으로는 평생 혼란스러워할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뱌라보지 않고서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없어서는 어떠한 변화의 기회도 찾아오지 않는다. 같은 의미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의심 없이는, 다른 버전의 삶에 대한 동경과 의지 없이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운 수 밖에 없다. 내가 꿈꾸는 삶은 그저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거였다. 그것이 내 유일한 총체적인 꿈이었다. 그러기 위해 원하는 일을 하고 좋은 습관들을 계속 만들어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나를 위하고 타인을 위해서 익히고 간직할 좋은 습관들은 얼마든지 차고 넘쳤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를 더하면 전날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터였다. 삶은 그저 과정일 뿐이니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나의 인생추구방향이다. 나도 이제 곧 40대에 접어들게 되는데, 나의 관심사에 대해 미리 행하고 계신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의 프롤로그에 '산다는 게, 그저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여정이길...'이라는 멘트부터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너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고 있다. 내 인생을 내가 살아야 하는데, 남들의 시선을 기준삼아 그것에 맞추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를 읽으며 나 또한 나도 모르게 무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당연하다는 나의 생각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다수의 의견으로 장착된 사회문화가 정말 맞는 것인지 비판하는 사유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책을 통해서 뉴스를 통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다시 한번 내가 갖고 있는 생각에 의문을 갖고 그러면서 내가 진짜 바라는 나의 삶의 방향이 뚜렷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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