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김준 지음 / 부크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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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 코로나 사태로 우울증까지 겹쳐 옛날과 비교해 육체적으로는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질병의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것들은 거의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고 있고, 심지어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자살율이 1위라는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라 지금의 순위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지금은 조금 떨어졌으려나?

나 역시 35살이 되었을때,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더니 갑상선항진증 판정을 받았다. 갑상선항진증이 무엇인지 처음 들어봤고, 몇 년동안 약을 먹다가 작년부터 약을 끊고 상태를 보기위한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나의 식습관이 문제였을 수도 있고, 나의 생활방식이 문제였을 수도 있다. 나의 병의 원인을 찾다가 원인중의 하나로 이야기 된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그리고 오히려 약간의 스트레스는 자신에게 좋다는 말까지 있는데....

그 때를 계기로 나는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선 현재의 나를 살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나의 지금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어느순간 의욕이 사라졌으며, 열정 또한 없이 그냥 하루하루 집과 직장을 다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책 제목을 보고 그때의 내가 생각이 났다. 지친 줄은 몰랐는데... 그 당시의 나는 지쳐있었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의 책으로 <오래 혼자였던 마음이 마음에게>, <견뎌야 하는 단어들에 대하여>, <한참을 울어도 몸무게는 그대로> 등이 있는데... 도대체 이 분은 몇살이기에 이렇게 세상의 아픔을 위로할수 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진을 보니 나이도 어리신것 같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드리느냐에따라 그사람이 만들어 지는 것이니까. 저자는 상황에서의 감정을 글로써 표현하며 자신을 만들어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 삶이 언제 바라던 대로만 흘렀던가, 2. 착한 것만으론 무엇도 될 수 없어서, 3.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망망대해, 4. 오래 믿는다면 그것이 현실이 될 테니까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로 엮어져있다.

책의 전제적인 느낌은 시집을 읽고 있는 것 같다 라는 것이다.

에세이의 특성 중에 하나가 읽기 편함에 있는데 이 책의 글들은 읽기 편한 시를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시 구절을 읽듯이 글을 읽고 한참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어떨때는 공감고, 어떨때는 회상이 되기도 했다.

'사는 게 마음 먹은 대로 된다면 그것은 순전히 운의 영역이지 계획이나 노력의 영역은 아니다.' 로 시작하는 [다시 움트는 초록] 우리는 한껏 유연해져야겠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끄덕여 넘기는 것. 실패는 끝없는 추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한 시절 가녀린 낙화다. 떨어져 떨어져 우리 쌓인 곳에 다시 움트는 초록이 있을 거라고 나는 아주 믿고 있다.

나는 그렇게 계획성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계획대로 되는 일이 그리 많을까? 심지어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라.. 사회생활을 하여야 하는데... 아무리 자신이 흔들리려고 하지 않아도 외부에서의 자극과 상황은 우리의 계획을 항상 무시하게 되어버린다. 예전에는 확실히 그런 사람이었다. 일 하는데 있어서는 돈 받고 하는 일인데 제대로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원칙대로 일을 했다. 그것이 맞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차츰차츰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될때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의 신념은 그렇다고 하는데... 주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때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실망감. 일 뿐만아니라 친구관계,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많은 자극을 받게 된다. 그 자극은 도움이 될때도 있지만.. 독이 될때도 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주위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의 책에 등장하는 친구의 이야기중에 동굴기간, 동굴테라피 라는 말이 있다.

소위 남자들이 가끔 화가 날 때면 동굴에 들어간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남자는 아니지만 공감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나는 공감한다. 어릴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의 나에게도 동굴기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초기에는 강제 동굴기간이었지만, 스스로 선택해서 동굴에 들어가 나 자신을 살펴볼수 있는 그런 기간 말이다. 사회생활로 많은 변화에 적응해 나가고 자극을 받는 등 피로했을 나의 심신을 위해 동굴테라피는 꼭 추천한다.


잘사는게 어떤걸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하고싶은거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사는것.이 아닐까? 지금의 나에게 잘 사는 것이 어떤걸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저자는 숲을 예를 들고 있다. 울창하고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 밑깎기, 어린 나무 가꾸기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숲을 관리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보살펴 주어야 하는데.. 사람도 자아가 올바르게 성장하는데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고 일상을 자주 점검해야 심신으로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닐까?

자신의 일상을 자주 점검한다. -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을 꾹 참고 만나고 있지는 않은지, 진전 없는 일을 억지로 붙들고 있지는 않는지,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물음을 계속 이어 나가면서 애쓰지 않아도 될 부분을 감별하고, 삶에 불필요한 곁가지들을 쳐내준다 - 우리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유는 나 스스로가 나의 삶을 점검 하지 않아서 그런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든다. 청소도 묵혀두었다가 한꺼번에 하려면 힘이 들듯이 우리의 마음도 자주 점검을 해주어야 한다. 사는게 힘들어서 바빠서 그런 시간이 없다고? 그렇다면 지금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하는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삶을 나의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나와 제일 친해져야 하는 것이다. 나와의 대화가 제일 많이 필요한데, 나의 정신은 온통 바깥에 휘둘리고 있으니, 언제든 가능하다는 이유로 나와의 대화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게 아닐까?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항상 쫓기듯 살아가느라 나의 인생여행을 즐기지도 못하고 삶은 힘든거라고 원래 그런거라고 단정짓게 되는...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다면,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할 때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가 당시의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줄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그 때의 나.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 가고 있었는데... 몰라줘서 미안해라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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