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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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명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명상을 하고 좋아졌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럼 나도? 라는 생각도 있고 좀 더 마음의 평온을 얻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 역시 살면서 이런저런일로 상처도 받고 도저히 답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일들을 마주하면서 마음이 공허해지고 스트레스등으로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면서 우울한 감정에 내가 잠식되어감을 느끼게 되었다.

우울한 감정에 잠식되어간다라는 것을 느끼고 그때부터 나는 나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명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명상을 잘 한다는 것은 아니고 나도 명상으로 마음의 평온을 얻고 싶다는 마음에 명상에 대해 책도 보고 유튜브도 찾아보고 혼자서 할 수 있는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다가 알게 된 '명상살인'.

장르소설인 명상살인은 변호사이자 방송작가인 카르스텐 두세의 첫 소설이다.

유머에 관심이 많다는 저자의 첫 소설 '명상 살인'은 이후 발표된 속편 '명상 살인2','명상 살인3' 모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의 차례를 보면 1. 명상 으로 시작해 37. 죽음 으로 끝을 맺는다.

물론 명상살인 속편이 있다는 것을 보면 주인공 비요른의 죽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책 제목에서 보면 알수 있듯이 명상과 살인이다. 뭔가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가 나열된것을 보면서 한참을 생각했다. 도무지 상상이 안가는 이 소설내용. 명상과 살인이라니....

1인칭 주인공시점에서 진행되는 이 책은 정의감이 불타오르던 법학도였던 비요른이 로펌에 들어가면서 변호사라는 직업을 하게되지만 빽이 없는 집안 출신인 변호사는 파트너 변호사가 될 수도 없고 로펌에서는 돈은 많이 주지만 명예롭지 않은 일을 하게되는 조직의 뒷일을 맡아처리하는 일명 골칫덩이로 치부되는 의뢰자를 맡으면서 범죄와 연계된 일을 처리하는 변호사가 된 자신의 처지를 힘들어한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부인과는 사이가 좋지 않고, 일 때문에 사랑하는 아이와는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부인은 비요른에게 지금의 비요른을 바꾸지 않으면 더이상 같이 할 수 없음을 통보하며 명상센터를 권하고 그렇게 비요른은 내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명상센터를 찾아간다. 그것도 갑자기 생긴 일로 약속시간에 25분이나 늦게 도착하게 된다.

이것이 비요른과 명상 선생 요쉬카 브라이트너의 첫 만남이다. 비요른과 요쉬카 브라이트너의 첫 만남자체부터 나는 강렬함을 느꼈다. 늦게 찾아간 비요른이 초인종을 눌렀을때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그 짧다면 짧은 3분이라는 시간동안 비요른은 별별 생각을 다 한다. 자신이 늦은 이유의 타당성과 지금 여기까지 와야했던 이유와 꽤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왔는데 마치 자기를 거부하는 듯한 이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는 등 이런 저런 생각들로 기다리는 3분을 채운다. 이 후 문은 열리고 비요른은 명상 선생 요쉬카 브라이트너를 만나게 된다.

명상 선생은 비요른과 대화를 나누며 초인종을 첫번째 눌렀고 그 이후 문이 열리기까지 3분동안 초인종을 다시 누를까 말까 고민하는 생각 이외에 다른 생각들을 상기 시켜주었다. 180초의 시간 중 다른 생각을 한 시간이 176초. 즉 초인종을 다시 누를까 말까 생각한 시간은 4초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다른 생각들은 어떤 연관으로 떠올랐으며 그 생각들에 대한 해결책은 나왔냐고 물었다. 그렇지 않다는 대답에 그럼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고 묻는 명상선생에게 비요른은 대답한다. '어쩌다보니...'

"명상은 당신이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드는 단순하고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 그저 3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있기만 하는 겁니다. 그 순간을 판단하지 않으면 어떤 부정적인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당신의 호흡을 의식해보세요. 새로 니스를 칠한 나무 문의 냄새가 납니다. 몸과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을 느낍니다. 스스로를 편안하게 인식하기 시작하면 3분 뒤에는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 -

이 글을 읽고 나서 비요른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이 기본 규칙을 시작으로 뭐가 배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주인공은 첫 살인에서 응용되었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우리는 얼마나 그 순간에 집중을 하는가? 주인공은 3분이라는 시간 중 176초를 다른 생각으로 가득 채웠다.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야기를 나눌때, TV를 볼때도 핸드폰을 같이 하고, 그렇다고 핸드폰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핸드폰을 하면서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고 있을 수도 있다. 한번에 여러일을 할 수 있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것이 능력자인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다르게 말하면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싱글태스킹으로 머리를 정리하고 한가지에 집중함으로써 그 순간을 제대로 느끼자.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 책의 첫 만남에서 브라이트너 선생이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었다.

이 책의 시작은 주인공 비요른이 명상을 알게되면서 자신의 일상속에 적용하여 대처하는 일들로 사건이 전개된다. 그 일들이 내 입장에서는 극히 평범하지 않은 일이라 이렇게 응용이 된다고? 라고 생각하면 섬뜩하기도 하다. 저자는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각 에피소드마다 명상어구로 시작한다. 제공한 명상어구들을 읽고 있으면 이번에는 어떤 사건이 펼쳐질까 궁금증을 더해주기도 한다. 어떤 사건에 이런 명상어구가 필요한거지? 라는 생각?

그리고 제공된 명상어구의 출처는 브라이트너 선생의 [추월 차선에서 감속하기 - 명상의 매력]이라는 책인데, 이 책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와 닿는 말들이 많았다. 그 중에 한가지를 적어보자면 - 불쾌감은 장기간 지속된 실망의 표현이다. 실망의 원인은 외부에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내 안에 얼마나 머무를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 , - 아주 빠르게 생겨나고 온갖 부정적 생각을 덮는 감정이 있다. 바로 고마움이다. 당신을 짓누르는 부담감 속에서 고마운 세가지를 생각해보라. 그것은 눈뜨자마자 밖에서 비치는 햇살. 최근 인상된 급여 또는 기분 좋은 대화일 수도 있다. 고마운 마음을 구체적으로 느껴보라. 고마운 동시에 좌절감을 느낄 수는 없다. - 등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말들로 각 파트가 시작된다.

브라이트너 선생은 자신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이 명상을 이런식으로 해석한 것을 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하지만 비요른의 입장에서는 명상을 통해 배운것을 응용하였고, 그것으로 확실히 그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무리 소설이라고 하지만 비요른의 상황에서도 이렇게 명상으로 마음과 생활의 평온을 이루었는데, 어찌보면 평범한 나의 일상에서 안 될 것은 무엇이야?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찌보면 명상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생활에 명상을 접목하는것은 꽤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명상은 자기전에 가이드 명상을 틀어서 그것에 집중해서 하던것이 전부였는데 어찌보면 비요른은 명상을 잘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블랙유머라는 것이 이런거구나~

윗 상사들에게 당당히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하고 로펌을 나오는 비요른의 모습, 또 가족을 위해 변하려고 노력한 것을 잘 알고 있는 부인은 주인공이 오전 11시에(보통 다른 남편들은 회사에 있을 시간, 카페안에 아빠는 비요른 뿐이었다.) 카페에 가족들과 함께 있을때 잠깐의 업무 연락으로 핸드폰을 본 것을 타박을 하는데 그때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주인공이 좀 더 자신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가는 것 같았다.

결국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 비요른의 다음의 행보가 궁금하다. 그것은 '명상 살인2'에서 계속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출판이 안된것 같은데 빨리 읽어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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