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절대 권력을 가진 조직의 중심에 서민들이 반기를 들다니, 도저히 현실 세계의 일 같지 않았다. 분명 그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바다 건너, 그것도 범죄 도시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규율을 잘 지키는 국민성을 자랑하며 화재에도 약탈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 나라 일본에서 그런 폭동이 일어날 리 없다…….
"그 직감이라는 게 제법 중요해. 직감은 비과학적이라고 여긴다면 그거야말로 잘못된 생각이야. 잘 들어. 형사를 포함해 일선에서 범죄에 대처하는 사람들 오감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 있어. 시체 상태, 시반 모양, 부패 가스 냄새, 발자국 깊이, 흉기의 촉감, 현장의 소리와 공기. 그것들은 본인이 의식하지 않아도 망막, 고막, 콧구멍, 혀끝, 손끝이 기억해. 그리고 그 데이터가 쌓이고 세분화돼 판단 근거가 되지. 네가 방금 말한 직감이라는 건 그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야. 과학적인 검사를 거쳐 제출된 공식적인 견해에 전혀 뒤지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