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절대 권력을 가진 조직의 중심에 서민들이 반기를 들다니, 도저히 현실 세계의 일 같지 않았다. 분명 그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바다 건너, 그것도 범죄 도시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규율을 잘 지키는 국민성을 자랑하며 화재에도 약탈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 나라 일본에서 그런 폭동이 일어날 리 없다…….

"그 직감이라는 게 제법 중요해. 직감은 비과학적이라고 여긴다면 그거야말로 잘못된 생각이야. 잘 들어. 형사를 포함해 일선에서 범죄에 대처하는 사람들 오감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 있어. 시체 상태, 시반 모양, 부패 가스 냄새, 발자국 깊이, 흉기의 촉감, 현장의 소리와 공기. 그것들은 본인이 의식하지 않아도 망막, 고막, 콧구멍, 혀끝, 손끝이 기억해. 그리고 그 데이터가 쌓이고 세분화돼 판단 근거가 되지. 네가 방금 말한 직감이라는 건 그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야. 과학적인 검사를 거쳐 제출된 공식적인 견해에 전혀 뒤지지 않아."

고테가와는 형법 39조의 재검토보다 심신 상실이라는 정의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심신 상실 혹은 심신 쇠약이라면서 그런 인간들이 손대는 상대는 언제나 여자와 아이뿐이다. 실수로도 폭력단 사무실이나 씨름 선수 방에 난입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판단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