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은 학자들이 자신의 업적을 동료들에게 알리면서, 후배 과학자들에게 ‘내 발견을 발판으로 삼아 더 대단한 뭔가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서로 경쟁도 하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측면이 더 많다. 어지간한 발견은 영업 비밀이나 특허로 만드는 기업들과 달리, 과학자들이 논문에 자신의 ‘연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쓰는 이유는 협업 때문이다.

1932년 미국 공중위생국은 앨라배마주 터스키기 주변에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600명을 대상으로 매독 실험을 했다. 그들은 가난한 소작농이었고, 글을 읽을 줄도 몰랐다. 그래서 그들은 무슨 연구를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실험 내용은 더 잔인하다. 공중위생국은 매독에 감염되면 어떤 경과를 거치는지를 관찰했다. 1947년 페니실린이 나왔지만, 실험 대상자들은 약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고통스러운 실험을 당해야 했다. 1972년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면서 실험이 중단됐으니, 그 기간은 무려 40년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임상시험을 하는 모든 기관에서는 임상시험의 윤리를 지키는지를 감시하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를 설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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