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의심을 품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의 사료를 반박하는 새로운 사료가 발견되지 않는 한 큰 모순이 없는 범위에서 현존 사료를 무리없이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분적으로 픽션이 보인다고 하여, 사료 전체를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_36쪽

현종의 환심을 사려는 안녹산의 연기와 교활함을 비난하기보다는 이러한 연기가 당당하게 통하는 풍토 즉 아부와 추종만으로 입신과 출세가 가능한 정계의 구조와 시대 상황에 주목하고싶다. 그것이 바로 ‘총애의 세계‘ 의 실체였다. _106쪽

예부터 파촉(巴蜀)으로 불린 사천(四川)은 총면적이 569,000제곱킬로미터이다. 성도를 중심으로 하는 촉과, 중경(重慶)을 중심으로하는 ‘파‘로 이루어져 커다란 정치 · 경제권을 구성하고 있다. _169쪽

 청대에 조신의 출근 시간을 오전 4시로 정한 적도 있지만, 당대에는 대개 해가 뜰 무렵에 정무를 보기 시작하여 정오에 퇴근하는 것이 규정이었다. _173쪽

 봉상청은 미소를 띠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반면에 고선지는 원통하다고 외치다가 목이 잘렸다.107 _161쪽

옮긴이 주 107 사료에는 두 사람이 죽음을 맞는 태도가 "미소를 띠며" 라든가 "원통하다고 외치다가 목이 잘렸다." 는 식으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다. 패전의 책임이 있는 봉상청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은 듯 보이고, 고선지는 억울함을 주장하다가 소용이 없자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린 것으로 적혀 있을 뿐임.

이 책에서 그리려 한 것은 인생을 투쟁으로 보고 환경과 싸우면서살아 간 안녹산과,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 간 양귀비가 만들어낸 인간의 드라마이다. _21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