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학을 미신적인 의료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통의학이라고 모두 나쁜 건 아니다.
예컨대 지금 우리가 쓰는 약재들도 상당 부분 자연계에 존재하는 식물에서 비롯됐다. 말라리아 약으로쓰이는 클로로퀸(chloroquine)은 안데스산맥에서 자라는 기나나무 껍질에서 추출했고, 난소암과 유방암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택솔(taxol)도 미국 서해안에서자라는 주목나무 껍질에서 발견했다. 옛날 사람들도
‘이걸 먹으니까 어디에 좋더라‘ 하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의학체계를 세워왔다. 다만 전통의학이 현대의학에 포함되지 못하는 이유는 많은 환자를 상대로 임상시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통의학의 일부는 환자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현대의학의 기준에서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 검증과정을 임상시험이라 부르며, 임상시험을 해야 ‘이 식물이 어떤 병에 잘 듣고, 효과를 볼 확률은 70퍼센트정도다‘ 라는 정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는많은 비용과 인력이 동원되기 때문에 전통의학에서쓰이는 모든 식물을 다 테스트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상당수가 현대의학의 검증을 받지 못한 채 전통의학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