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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뜻밖의 여정
선우 지음 / 푸른사상 / 2026년 1월
평점 :
에스프레소 위에 하얀 크림을 얹은 콘파나를 사랑하던 작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 세계를 해석하던 질문은 어느새 단 한 사람을 향한다. <정원, 뜻밖의 여정>은 그 질문이 바뀌는 과정을 따라가는 기록이다.
이 책은 자폐 스펙트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고난담도, 감동을 앞세운 이야기 또한 아니다. 대신 아이와 함께 살아가며 내려놓은 언어와 새로 익힌 태도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아이의 속도를 앞서 판단하지 않고, 그 보폭에 자신의 하루를 맞추는 선택. 가드닝과 돌봄이 겹쳐지는 장면들 속에서 기다림은 수동이 아니라 관계의 방식이 된다.
작가는 삶을 비극의 서사로 배열하지 않는다. 제도와 현실 앞에서 마주하는 장면들을 차분히 놓아두며, 책임이 개인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질문을 남긴다. <정원, 뜻밖의 여정>은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이자, 삶의 속도를 다시 배우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