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 모른다,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듣기좋은 말뿐이다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과연 그럴까?흩어지고 무너져가는 말들 사이에서 우리는 한 문장을 통해 큰 통찰을 얻게 되고, 혜안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볼 수 없다 생각한 것을 보고 느낀다면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막연한 문장들이 그 어떤 인기척 없이 내 삶 속에 스미며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하게 해준다.
어릴 때 피아노학원에 있던 만화책을 보기 시작하면서 나는 만화란 창작물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림과 그림을 둘러싼 프레임의 분할, 그림 속의 말풍선 안으로, 또는 사람의 얼굴 옆에 쓰여진 글들의 조화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매혹적이며, 전율을 느끼게 하였다.다음 장이 기대하며 한장 한장 넘기며 결국 마지막 장을 맞았을때, '~권 계속'이란 텍스트가 눈에 들어오면 아~~~ 하는 긴 탄성과 한숨을 쉬었고 <끝>을 보게 되도 역시나 같은 반응이었다.이야기가 다음으로 이어지든 끝나든 늘 아쉽고 다음을 상상하고 무언가를 꿈꿀 수 있는 것, 그것이 만화 아닌가 싶다.그런 만화에 대해 김상혁 시인은 만화 자체보다는 '사랑'을 말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싶다. 내가 '만화'하면 어린시절 '추억'을 말하게 되는 거처럼....이 책 덕분에 김상혁 작가님의 마음을 움직인 그 만화책을 찾아 쌓아놓고, 귤한바구니 옆에 준비해서 깊은 밤을 보내야겠다는 주말 계획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