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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섬 제주 유산 - 아는 만큼 보이는 제주의 역사·문화·자연 이야기
고진숙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8월
평점 :
고진숙 작가님의 신비 섬 제주 유산을 읽었다. 더 이상의 책은 없어도 될 만큼 마음에 드는 책이다. 여행을 할 때도 이 책 한 권만 들고 가면 되겠다 싶은 게 역사, 문화, 자연, 제주살이를 1월부터 12월까지로 나눠서 전개하였다.
나름 휴가로 자주 갔던 입장에서 갈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경로, 식당, 놀거리를 고민했으며 흔히 많이 가는 박물관 투어를 하곤 했다. 이제 좀 다른 여행을 하고 싶던 차에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책에서는 궁금했던 역사, 문화, 그리고 자연환경, 갈만한 곳을 1년 12개월로 나누어 여행 답사를 제안해 준다. 보물 찾은 기분이고, 다른 제주를 볼 생각에 기대가 된다.
책의 시작부터 좋은 꿀팁, 그간 그렇게 갔지만 몰랐던 비밀, 비행기를 탈 때는 반드시 오른쪽 자리 좌석, A석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한라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나 찾았지만 어떤 두려움으로 인해 한라산은 한 번도 오르지 못한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정보!
제주는 유네스코 3관왕으로 1월 마지막 주에 어리목 설원에서 한라산 눈꽃 축제가 열린다. 1월에 갈 때는 기억해야겠다.
최근에 읽은 책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 습지에 대한 표현을 나름대로 상상해 보았는데 실제로는 진짜 습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정말 말 그대로 내 머릿속에서만 상상했었다. 매년 2월 2일은 습지의 날이며 우리나라는 20여 개의 람사르 습지가 있는데 그중 5개가 제주도에 있다고 한다.
탐라는 섬이라는 뜻이다. 신라보다 170년이나 더 오래 독립국으로 살아남은 나라이다. 1105년 고려의 지방 행정 구역인 탐라군으로 편입되면서 탐라 천 년이 막을 내렸다. 제주라는 이름은 고려에서 지어준 이름으로 바다 건너 큰 마을이라는 뜻이다.
제주 4.3에 대해서는 빨치산의 딸을 비롯하여 여기저기서 조금씩 알게 되었고 이 책을 통해 보다 명확하게 정리가 되었다. 희생자는 3만 명에 이르고 이재민은 1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국가라는 이름으로 폭력이 정당화되던 시절, 시작점이었다. 1978년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은 4.3의 진상과 남은 자의 상처를 그렸다고 한다. 읽어보아야겠다.
낙조의 명소인 수월봉은 화산학의 교과서라는 수식어가 있다. 화산섬 제주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다. 최근 지질트레일이라는 새로운 여행이 개발되었다. 수월봉에 가서 지질트레일 코스를 체험하자.
이곳의 여인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부엌을 따로 사용한다. 고단하고 바쁜 삶 속에서 각자의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니 매우 합리적이라고 하겠다.
1936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 봉평은 메밀의 도시가 되었지만 진짜 메밀의 도시는 오래전부터 이곳이었다. 생산량도 가장 많으며 강원도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 메밀꽃 축제는 봄 가을에 열리는데 5월 말~6월 초, 9월 말~10월 초이다. 달 밤에 보는 메밀 꽃이 제대로라고 한다.
1629년부터 출륙 금지령으로 200년간, 정조대왕에 이르러 스스로 전복을 먹지 않을 만큼 섬사람의 고통에 공감했다고 한다. 정조대왕의 이야기를 다룬 옷소매 붉은 끝동 드라마에서 귀하디 귀한 귤 하나를 성덕임에게 주는 에피소드가 나왔었는데 그때 제주에서 진상했던 귤이었구나. 여하튼 나의 사랑 정조대왕은 진상품의 수를 줄였다고 한다.
제주돼지는 일조량이 길고 습하여 맛있다. 그래서 결혼식은 가문의 잔치이며 돼지 잡는 날이다. 쌀이 나지 않아 고기국수를 끓여 먹는데 이제 동네마다 다른 고기국수를 좀 더 음미하며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이 두께가 있기도 하지만 한 번에 읽지 말고 한 번에 1개월씩 음미하며 읽기를 추천한다. 익숙한 제주도가 낯선 곳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낯설고 설레는 느낌으로 잘 사귀어 보고 싶다.
몇 월에 가던 이제 지인들에게 제주 척척박사가 될 수 있다. 이곳은 쌀이 안 나고 보리만 난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도대체 나는 그렇게 많이 갔었는데 아는 게 무엇인가 싶다. 신비 섬 제주 유산, 여행, 역사, 문화, 자연, 제주살이까지 제주도는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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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