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 플랜더스
다니엘 디포 지음, 류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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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람 대니얼 디포의 1722년 작품으로 작가는 60대 초반이었으며 304년 전에 출간된 소설이다.

몰 플랜더스에서는 영국 사회의 결혼, 돈, 범죄, 당 시대를 살던 여성의 생존을 위한 사투를 볼 수 있다.


책에서는 나누지 않았지만 다 읽은 후 내가 책을 3부 정도로 나눈다면 1부는 다섯 번의 결혼 생활, 2부는 절도범으로 살기, 3부는 범죄자로 살기로 나눌 것 같다.

18세기 영국에서 감옥에서 태어난 가진 것 없는 여성이 살아남을 방법을 보는 책이다.

대니얼 디포는 <로빈슨 크루소>의 작가이기도 하며 이 책이 남성의 생존기라면, <몰 플랜더스>는 여성의 생존기라고 한다.


300년 전에 이런 책이 나왔다니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뉴게이트 감옥에서 태어나 육십여 년에 걸친 파란만장한 생애 동안 어린 시절을 제외한다면 십이 년은 매춘부로, 다섯 번은 남편의 아내로(그중 한 번은 친 동생의 아내였다), 십이 년은 절도범으로, 팔 년은 버지니아의 중범죄 유형수로 살았으며, 마침내 부자가 되어 정직하게 살다 회개자로 삶을 마쳤다.

뉴게이트는 18세기에 악명 높았던 런던의 감옥

원제 뒤에 이어지는 작품 소개문.


주인공의 이야기가 실제 인물이 자기 생애를 진솔하게 고백하는 실화라고 강조하는 서문을 붙이는 것은 18세기 초반의 산문 픽션 작가들, 특히 대니얼 디포가 즐겨 쓰던 수법이었다. 실화라고 주장하지만 이 이야기 또한 등장인물, 사건 상황 등이 모두 허구다. 6p


300년 전 영국 사회의 밑바닥에서 태어난 여성의 고군분투 생존기이다. 결혼, 돈, 범죄를 거치며 살아내야 했던 여성의 이야기로 몰 플랜더스의 행운과 불운을 60년에 걸쳐 파헤친다.


베티(몰 플랜더스)는 엄마가 감옥에서 낳았고 하층민의 아이들은 제 어미에게서 키워지기 어렵다 보니 수용시설에서 보모에 의해 키워진다.

여덟 살이 되자 남의 집 살이가 될까 보모에게 키워달라고 매달리며 귀부인(사실은 스스로 버는 사람)이 되겠다고 한다

영특한 아이는 귀부인의 집에서 그들의 딸들과 같이 자라고 교육을 흡수한다.


그 집의 호쾌한 신사 큰아들이 적극적으로 유혹하고 버림받는다.

생존을 위해 작은 아들과 결혼하지만 그는 두 아이를 남기고 5년 만에 세상을 떠난다.

대니얼 디포는 여성의 결혼이 생존이던 시기에 낮은 지위와 지참금이 없는 여성들이 안쓰러워서 이런 책을 썼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회적으로 힘이 없고 남성 없이는 살 수 없었던 여성들에게 더 가혹하고 비정했던 시대를 생존의 방법과 사회 구조의 왜곡으로부터 위로하려고 했을까.

작가의 로빈슨 크루소는 미지의 세상을 향해서 모험을 떠나는 남자의 이야기고 몰 플랜더스는 남자들이 지배한 세상으로 모험을 떠난 여자의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여자들은 세상으로 모험을 떠날 수 없는 시대였으니까.


그간의 경험을 통해 나는 여자가 처할 수 있는 상황 중에서 친구가 없는 상황이 궁핍 다음으로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태여 여자가 그렇다고 언급하는 것은 남자는 명백히 스스로 자신의 조언자나 안내자가 될 수 있고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방법을 여자들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5p.


책의 마지막까지 여성들에게 연대하라고 말한다.

실제로 첫 보모와 두 번째 내 선생, 그리고 친어머니는 끝까지 몰을 지지한다.


이 책은 한 여성이 악하게 살았기 때문에 벌을 받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난과 고립 속에 던져진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어디까지 자신을 밀어붙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생존기다. 

몰은 선량한 인물은 아니지만 단순한 악인도 아니다.

그녀의 삶에는 늘 돈, 생계, 결혼, 신분, 외로움이 따라붙는다. 결국 이 작품은 “사람은 도덕만으로 살 수 있는가, 아니면 생존이 먼저인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남긴다.


그녀의 결말이 완전한 권선징악은 아니다. 그녀는 회개하지만, 동시에 재산을 얻고 안락한 노년을 맞는다. 

인간의 삶은 언제나 선과 악으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고, 불운 속에도 행운이 있으며, 죄책감 속에도 욕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난과 남성 중심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끝까지 사냥하듯 삶을 버틴 한 인간의 생존 기록이다.


300년 전에도 이렇게 흥미진진한 소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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