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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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우리 슬픔의 거울>의 원제는 <우리 고통들의 거울>이었다고 한다. 르 파리지앵은 악마같은 플롯을 가진 책이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루이즈 벨몽이나 라울 랑드라드의 고통은 내부적으로 이미 전쟁이고 외부적으로는 세계 대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옮긴이 임호경에 의하면 '누추하고도 가소롭고도 가련한 삶들이 쏟아져 나온 피란길의 광경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 고통들의 거울>이라 할 수 있겠다'라고 하였다. 읽으면서 충분히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옮긴이의 말에 그런 이야기가 있으니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들을 할 것 같다. 


이 책은 2020년 출간되었으며 배경은 전쟁이 곧 시작되리라는 것을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으나 시들해져 있는 1940년 4월 6일부터 시작된다. 


카페의 단골손님에게 옷을 벗어 달라는 이상한 제안을 받은 교사 루이즈

시작부터 놀라운 전개는 뒤로 이어지는 사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머니와 티리옹의사, 의사의 부인, 카페 주인 쥘, 그리고 랑그라드까지 이 긴 책을 중간에 덮을 수 없던 이유는 뒷부분이 궁금해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변신의 귀재로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떠올리게 하는 데지레 마고


그는 청중이 자신을 숭배하는 쪽과 시샘하는 쪽, 두 편으로 나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p147)


데지레 정말 ㅋㅋㅋ 나쁜 남자들은 왜 다 매력적인가요. 뻔한 나쁜 남자의 매력에 빠지는 이유는 데지레의 사례로 보자면 일과 사생활을 명확히 구분하여 작업 중일 때는 가까운 데 있는 여인들에게 접근하지 않으며 일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ㅋㅋㅋㅋ



마지노선에서 군복부중인 교사 출신 가브리엘과 어디서나 살아남는 요행의 라울 


​가장 평범하게 선량한 교사 출신의 군인 가브리엘에게 라울은 헛것을 보는 게 아닌가 싶은 의문이 드는 사람이다. 라울은 군대에서도 할 수 있는 한 모든 편법과 거침없는 행동, 사람을 포섭하여 이용하는데 대단한 재능이 있었다. 


라울 안드로이드가 여태까지 행한 것을 보면 살면서 절대로 마주치거나 엮이고 싶지 않은 무서운 인간이다. 특히 전쟁통에 급히 피란을 가서 빈 집에 그가 한 짓들을 보면 세상에 이런 인간 말종이 있을까 싶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온갖 종류의 결핍, 금지, 애정의 부재, 공포에 질려 울부짖는 컴컴한 벽장, 계속 새로 시작되는 끝없는 숙제, 모욕, 가장 억압적인 기숙학교, 그리고 멸시, 이렇게 자란 라울 랑드라드가 어떻게 평범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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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비밀의 무게를 갖는 페르낭 헌병대원


​라울 랑드라드와 가브리엘이 갇힌 감옥에 페르낭은 헌병대원으로 그들을 만나게 된다. 루이즈는 라울에게 전해줄 편지를 페르낭에게 부탁한다. 실제로 있었던 프랑스 은행의 지폐 소각 사건을 모티프로 하였다 한다. 페르낭은 커다란 비밀을 갖고 있다.


누군가 눈치채는 시작점이 되면 데지레 미고는 사건의 현장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는 라틴어와 성경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수사가 되어 전쟁 중에 어려운 사람들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거두게 되고 적성에 맞는다. ㅋㅋㅋㅋㅋ


데지레 수사의 그늘 아래로 모든 사람이 모인다. 루이즈, 라울, 가브리엘, 페르낭. 뒷부분이 궁금해서 결코 덮을 수 없는 책이었다. 


이 시대의 가장 재기 넘치는 거장, 21세의 발자크라는 평가를 받는 프랑스의 피에르 르메트르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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