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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1퍼센트의 희망을 찾아가는 어느 소방관의 이야기
조이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5월
평점 :
힘든 곳, 뜨거운 곳, 아픈 곳, 위험한 곳, 빌딩 위, 호수 밑, 폭풍 속으로 언제 어디든 우리는 간다.
힘들지만 두렵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 출처-서문
내가 당장 급할 때, 내 가족이 급할 때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세상에 참 많은 직업이 있지만 이런 각오로 임하는 직업이 또 있을까? 진정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일 것 같다. 출동이 있을 때마다 그 가족도 덩달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고 누군가는 해 줘야 하는 직업군이다.
새삼 그들의 일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는 것도 감사한 생각이 든다. 소방관이 뭐 하는 직업이냐고 물으면 저자는 대답한다. "손을 잡아주는 일이에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일. 그리고 놓쳐버린 손에 관한 이야기. 그들의 특별한 직업관가 안타까운 경험, 깨달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신고를 언제 했는데 이렇게 늦게 와요? 나랏돈 받고 너무하네!"
"좀 적극적으로 하란 말이에요!"
위기 상황에 처한 이들을 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업무 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이성보다 성급한 상황과 판단으로 격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기에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않기는 힘들다. 이런 경험들을 하며 감정을 넘어서 목적을 생각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고 한다.

직업의 특성상 다양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직 꽃피우지도 못한 아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뒤집기로 인한 질식사나 교통사고, 아이들뿐 아니라 혼자 사는 노인들의 고독사, 그리고 그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은 위기의 상황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0년 4월 1일부터 소방관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되었다. 자주 이슈가 되어서 나도 이 책을 읽으며 그 부분이 궁금했는데 저자가 책을 쓰는 중에 전환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자체에 구분 없이 재난에 대비할 수 있어졌으며 모든 소방관에게 동일한 지위가 부여되었고 비품 등의 수급도 동일하게 지원된다고 한다. 다행이다.
'만남을 소중히 하자' 언제 갑자기 동료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져 헤어질 수도 있는 직업을 가진 다는 건 어떤 것일까. 타 지역으로 헤어지거나 승진도 아니고 목숨을 잃거나 다쳐서 헤어지는 직업이라는 것 보통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가지 않겠지만 소방관에게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게 PTSD를 말하는 이유가 당연히 되겠다. 싶다.
그래서 저자는 오늘의 만남을 소중히 하겠다고 어쩌면 그것이 전부일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책을 읽어오면서 특정 직업인들이 쓴 글들을 읽어 본 경험이 별로 없는 거 같다. 근래에 기회가 자주 있어 다양한 분야의 직업인들의 책을 읽다 보니 그 직업에서만 쓰는 용어나 분위기를 알게 된다. 우리 삶의 어떤 부분들이 각자가 자기가 맡은 분야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이 돌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알기는 어렵지만 우리 사회에서 내가 오늘 하루를 나의 일만 하면서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부분에 어떤 누군가가 직업인이라는 이름으로 그 일을 맡아서 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거다. 마찬가지로 뒤집어서 얘기하면 나도 나의 일을 성실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와 모두를 편안하게 유지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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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을 맞았다고 식물은 스스로 자시을 포기하지 않는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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