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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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출간되나 기다렸어요!! 드디어 출간되는군요 얼른 만나보고 싶어요 미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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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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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표지에 이끌렸다. 표지가 너무 예쁘다!! 연한 핑크색 배경으로 분홍빛 장미가 가득한 표지라니……. 게다가 에폭시 후가공을 한 모양인지 배경의 태양과 별과 은하와 우주가 은은하게 빛난다. 핑크색 표지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 취향에는 완전히 부합했다. 이 때문에라도 구매 의욕 10% 상승이다. 출판사에서는 디자이너님께 보너스를 주시길(?). 그런데 이 탐스러운 장미를 매만지는 손이 있다. 피가 흐르는 손가락이다. 피를 머금은 장미와 피 흘리는 손가락. 이 책의 장르가 핑크빛 무드의 로맨스는 아니라는 의미다.

 

저자가 온다 리쿠다. 그의 작품을 모두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초콜릿 코스모스를 읽고 작가의 팬이 되었다. 온다 리쿠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세계를 성립시키는 데 성공한 작가다. 그가 이번에 낸 책의 장르는 SF. 작가가 무려 14년 만에 완성했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데다가 sf와 판타지가 적절히 섞인 세계관이다. 하지만 장르적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쉽고 간결한 문체에 단계적인 설명과 명확한 개념 정의(변질, 피먹임, 통로, 포도 등)로 이해하기 쉬웠다.



 

책의 장소는 일본의 이와쿠라라는 시골 마을이지만, 시간적 배경은 아주 먼 미래로 추정된다. 이 시기의 지구는 머지않아(정확히 약 125백년 후) 태양에 먹힐 운명이다. (실제로 약 70억 년 뒤 태양은 적색거성이 되고 그때 지구는 행성으로써 종말을 고하게 된다.) 지구의 종말 이전에 인류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허주(虛舟)’를 우주로 보낸다. ‘허주란 우주를 항해하는 배다. 한편 허주에 탑승할 수 있는 승선원은 특별한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주인공 다카다 나치는 바로 이 허주 승선원을 선발하는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허주 승선원이 되려면 일단 변질을 시작해야 한다. 변질이란 타인의 피를 탐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흡혈을 하는 것이 우선 조건. 흡혈을 하면서 신체는 불로불사로 바뀐다. 그래야 머나먼 외해로의 항해를 할 수 있다. 또한 승선원은 감정기복이 사라진다. 희노애락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인터스텔라(성간 우주)의 항해는 지독하게 길고 따분할 테니까,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승선원이 되는 것은 선망의 대상인데도, 나치는 필사적으로 변질체가 되기를 거부한다. 정확히 말해서 흡혈을 거부하는 것이다. 피를 빠는 행위에 본질적으로 혐오감이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이번 캠프에서는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난다. 폭력적인 성향을 표출하는 메아리가 등장하고, 급기야 살인 사건까지 발생한다. 거기에 과거 나치의 부모님의 석연치 않은 사망 사건까지 엮인다. 과연 나치는 무사히(?) 변질체가 될 수 있을까?



 

책은 처음에는 평온하게 시작한다. 순조롭게 아이들이 변질체가 되어가려나 싶더니(물론 나치는 극렬하게 거부하지만)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전개는 정신없이 흘러간다. 시점의 변화와 다층적 사건의 구조가 어지러움을 유발할 법도 한데 이야기는 힘을 잃지 않는 한편 끝까지 중심적인 구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마찬가지로 장르도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 SF, 판타지, 로맨스 등등. 장르적 긴장감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매끄럽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을 보고, 전개와 구성의 깔끔함은 작가의 내공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치 못한 결말 또한 SF와 판타지와 로맨스 모두를 충족시키는 적정한 결말이었다고 본다.

 

SF·판타지적 요소가 짙은 소설이지만 현실 비판적인 요소도 있다. 피를 제공하는 자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발되는데, 여기에 권력과 금력이 개입한다. 대신이라는 작자가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의 나쁜 피를 제공하려고 든 것이다. 또 선발되는 아이들 간에 빈부격차가 있어서, 지원금을 받기 위해 자원하는 아이도 있다.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각오하는 경우였다. 인류의 존속을 위한 숭고한 사업이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속적 가치는 인간사 어디에나 존재한다.

 

나치는 불과 14살의 소녀인데도, 어른스럽다. 오빠인 후카시보다 더 성숙한 정신 연령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대단한 점은 정신력이다. 흡혈을 참는 것은 극기의 정신력이 필요한 일이니까. 그녀가 허주의 승선원이 된다면, 아주 우수한 승선원이 될 것이다.



 

+ 나치와 후카시의 이름은 솔직히 당혹스러웠다.

 

+ 최초의 허주가 정착한 땅. 흐드러지게 피어난 장미가 있는 허주의 성지, 일명 나비 계곡’. 타원현 모양의 천장에서 빛이 쏟아지고, 향긋한 장미의 향이 가득하고, 꽃보라 몰아치듯 무수한 나비가 날아다니는 곳. 묘사만 봐도 황홀했다. 영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 출판사에서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허주 승선원이 될지, 안 될지 선택하는 이벤트였다. 즉 똑똑한 장미가 될 것인지, 어리석은 장미가 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나는 이벤트에 참여할 때나 책을 다 읽은 때나 선택에 변함이 없다. 허주 승선원이 되고 싶다! 아름다운 외해에 가보고파!

 

+ 나치의 부모님, 나치에게 너무했다. 나치가 부모님이 아니라 도와를 이상향으로 삼는 것에 수긍이 간다.

 

+ 도와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외전으로 나올 법한데?

 




pp57~8 도와 이걸 왜 독한 장미라고 부르는지 아니? () 이건 말이지, 원래는 똑똑한 장미. 한마디로 이건 현명한 장미. () 똑똑한 장미는 피어나서, 시들고, 어김없이 져 버리는 꽃이야. 그래서 현명한 거야. () 하지만 어리석은 장미는 시들지 않아. 피어난 채 영원히 지지 않고, 말라 죽지도 않아. 그래서 어리석은 장미라고 하는 거지.”

 

p125 도와 외해는 이 세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요. 별들이 오싹하리만치 먼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며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죠.”

 

p323 우리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흘러가는 작은 잎사귀 하나에 불과하다. 고작 한 장의 잎사귀가 흐름의 한구석 둑에 걸려 흐름을 거스른다고 뭐가 달라질까.

 

p545 마사키 어쩌면 그립다라는 감정은 과거를 향한 감정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감정일 수도 있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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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인생 별거 있다 - 한시에서 찾은 삶의 위로
김재욱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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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보니 저자가 독자를 위해 많은 배려를 했다는 것을 느꼈다. 한시(漢詩)에 대한 거부감 혹은 편견을 걱정한 탓일까. 한시를 주제로 한 책이지만 한시 자체에 주목하지 않고 한시를 배경화하여 서술하였다. 또한 한시를 소개할 때, 의례적 관습에서 벗어나서 한자보다 한글 해석을 먼저 노출시켰다. 저자는 한문학 전공자라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다고 말했지만, 일반 독자인 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 사실 원문은 전혀 안 읽고 패스하거든요. 그래서 한시를 주제로 한 그 어떤 책보다 편하게 읽었다. 무엇보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한시에 대한 한글 해석을 보면, 물 흐르듯이 매끄럽게 읽힌다. 한시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데 저자의 해석은 고답적이거나 권위적인 해석을 지양했음을 알 수 있다. 친근한 어투로 이야기하듯 말을 거는 대화체의 해석이라서 읽기가 편했다. 학계의 엄격한 기준과 정도를 스스로 벗어나서,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였다. 솔직하고 담백한 태도와 자세를 보니, 소탈하고 푸근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연상되었다. 책에서 드러나는 가치관에 동의하거나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서, 책을 다 읽은 후에 어느덧 저자가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밀하게 느껴졌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인데도.

 

마음만 먹으면 1시간 만에 다 읽을 수도 있지만, 일부러 천천히 읽었다. 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넉넉한 여유로움이 좋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한시들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이야기였다. 현대의 우리들의 삶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단지 표현하는 언어가 달랐을 뿐이다. 책을 통해 한시를 짓거나 읊으며 삶의 애환을 달랬던 우리 조상들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도 인생은 별 거 있다. 별 거 아닌 듯한 제목이 별 거 있게 다가왔다. 모처럼 파한(破閑)의 기쁨을 만끽한 책이었다.





 

+ 받은 책에는 작가님께서 애정하는 한시를 제작한 엽서가 동봉되었다. 출판사 담당자의 손글씨와 함께 동봉되어 의미가 각별했다.

 

 

+ 작가님은 엽서에 넣을 한시로 <병이 낫다>라는 한시를 골랐다. 나이가 들수록 병에 걸리기 쉽고, 몸의 상태는 예전만큼 못하다. 그러나 병이 들었을 때 평상시의 즐거움을 더 확연히 깨달을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했다. 코로나19를 예로 들어서인지,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일상은 부재할수록 존재감을 증명하는 모순을 가지고 있으므로.


+ 대체로 대부분의 한시가 마음에 들었지만, 인상적인 한시를 꼽아보라면 몇 가지 있다. 기대승의 <취해서 아내에게>, 서거정의 <낙엽>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 남효온의 <할아버지가 손자를 버린 일>이라는 한시는 몹시 가슴이 아팠다. 늙은 할아버지가 골수조차 마를 지경에 와서, 불가피하게 손자를 버리게 된 처참한 사연. 네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된다는 말에 마음껏 놀았을, 그러다가 나중에 애타게 할아버지를 찾았을 어린 손자의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 시기는 전쟁이 닥쳤거나 흉년이 든 시기도 아니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시의 저자가 산 시대는 살기 좋은 시절이었다. 태평성대에도 가난한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 가난과 불평등의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말씀이 와닿았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이나 서평 작성 의무가 없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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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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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 두 가지 호기심이 생겼다. 첫째, 타임슬립 소재라는 점이다. 영화 백투더퓨처를 재밌게 본 이후 타임슬립물은 언제나 관심 대상이었다. ‘아들을 구하기 위한 한 엄마의 치열하고 절박한 시간여행이라는 소개는 내 호기심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둘째, 출판사의 이벤트다. 이 책의 반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환불 이벤트를 할까? 난 일부러 반전 소설이나 영화만 찾아다닐 정도로, 반전에 익숙한데. 출판사의 자신감에 호기심이 동했다. 책을 읽을 때 그래서 일부러 천천히, 꼼꼼하게 읽었다. 반전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반전을 거의 예측하지 못했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에 놀라기는 했다. 그리고 정교하게 이어진 구성에 감탄했다.

 



주인공 젠은 아들의 살인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한데 특이하게도 과거에서 하루씩 머문다. 돌아가는 과거는 특정한 순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 1일 전, 2일 전, 3일 전으로 돌아가다가, 8일 전, 9일 전으로 돌아가더니, 며칠, 몇십 일, 심지어 몇 년을 훌쩍 뛰어넘는다. 젠은 기억을 유지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젠에게는 과거이지만, 그들에게는 현재이니까. 젠은 가족들이나 지인에게 증거를 대서 사실을 입증하지만, 그것의 유효기간은 불과 하루뿐이다. 간신히 납득시켜봤자 다음 날이면 리셋되는 것이다. 계속 설명을 반복하는 젠이 안쓰럽게 여겨졌다. 오직 혼자만이 하는 시간여행. 기약도 없고, 막연하기만 한 시간여행을, 젠은 굳건하게 버틴다. 어떻게든 과거에서 사건의 단서를 찾고자 고군분투한다. 젠이 이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과의 전쟁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였다. 그녀는 목표가 있었다. 단 한 가지 목표. 살인을 저지른 아들을 구하기 위한다는 목표다. 그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젠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젠이 과거에서 맞닥뜨리는 진실은 그녀에게 대단히 충격적이었지만, 젠을 믿었다. 젠의 모성과 가족의 정을 믿었다. 그래서 소설이 끝났을 때, 진한 여운이 몰려왔다. 분명 스릴러 소설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다른 장르로 넘어가 있었다. 과거로 돌아가지 못했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 확고한 애정과 운명적인 사랑이 부드럽게 책의 마지막을 감쌌다.



 

아들이 눈앞에서 사람을 죽이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내용이 진행될수록 몰랐던 사실들이 밝혀지며 암울한 미래로 나아가지만, 젠을 과거로 향하게 하는 미지의 힘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그 메시지의 의미를 알아차렸을 때, 자연스러운 감동이 전해진다. 나로서는 따스한 내용의 반전보다는 장르의 반전(?)에 더 마음이 갔다. 다시 읽을 때는 젠의 시점이 아닌 다른 이의 시점에서 책을 읽어봐야겠다. 아들을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움직인 젠이 간과했던 그 사람, 단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이가 있었다. (이 정도는 스포가 아니겠지?)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가 돋보이는 훌륭한 반전 소설이었다. 책날개에 있는 아찔한 흥분을 주는 동시에 가슴을 저미게 하는 책이란 평가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 과거로 돌아가면 좋은 점들. 사랑하는 사람들의 과거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젊은 내 자신과 만날 수 있다는 것!!

 

 

+ 실종된 아기를 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끝까지 조마조마했는데, 이 또한 반전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

 

+ 영상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엣지오브투모로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같은 명작이 탄생하길 바란다.

 





p53 다시 한번 아들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설명을 기다린다. 진실을 기다린다.

 

p107 젠은 아직 범죄를 막아내지 못한 채 거꾸로 가는 시간여행 속에 갇혀 있지만 이 안에서만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범죄를 막고 타임슬립을 멈추는 것. 그것이 그녀의 목표다.

 

p139 앤디 이건 시간여행도 아니고 과학도 수학도 아니에요. 당신에게는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지식과 사랑이 있어요. 그거면 되지 않을까요?”

 

p166 모든 재난이 그렇듯 육아의 고통도 서서히 사라졌고, 사랑이 크고 아름답게 꽃피기 시작했다.

 

p203 네가 뭘 했든 널 사랑하지 않는 일은 없을 거야.’

 

p361 범죄를 저지르도록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 아이를 키운 엄마의 육아 방식에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엄마로부터 시작되지 않는가?

 

p366 옛날엔 내가 너를 안고 돌아다녔는데 언제 이렇게 큰 거니?”

토드 이젠 제가 엄마를 안고 다닐 수 있겠는데요.”

 

p371 그리고 젠은 그동안 가장 원했던 일을 하고 있다. 엄마 노릇을 다시 하는 것.

 

p378 앤디 만약 제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저는 그냥 서서 제 인생에 일어난 여러 일을 진실하게 온전히 목격할 겁니다.”

 

p405 그녀의 몸은 그를, 자신의 아기를, 그 아이의 모든 모습을 기억한다. 세 살, 열다섯 살, 열일곱 살 그리고 범죄자가 된 열여덟 살. 그녀는 그 모두를 사랑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하였으나,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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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 내셔널 갤러리 특별판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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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을 전시하고 있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란 주제로, 영국의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한 작품 52점을 전시하고 있다. 기간은 202362일부터 109일까지다. 나는 전시회 소식을 접하자마자 얼리버드로 티켓을 구매해뒀다.

 

모두가 다 알듯, 예술 작품은 알고 봐야 더 의미 있게 볼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항상 전시회를 가면 미리 예습을 하고 가거나 도슨트를 이용하거나 이후 도록을 사서 공부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그 유명한 내셔널갤러리니까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찾아서 이용해볼까 했다. 한데 <난처한 미술 시리즈>로 유명한 양정무 교수님께서 이번 전시를 위해 난처한 미술이야기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특별 해설판을 출간했다!!

 

난처한 미술이야기'난생 처음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란 뜻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의 흐름을 다루는 한편, 시대별 특징과 대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구어체에 문답식으로 설명하는 데다가 사진과 일러스트 등을 풍부하게 수록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해서, 미술 책을 읽고 싶다면 이 시리즈를 가장 먼저 추천한다! 현재 7권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편까지 나왔다. 전권 소장중!!

 


 

원래 <난처한 미술 시리즈>의 애독자이기도 했으니, 나로서는 특별판 출간이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래서 전시를 보러가는데 특별판을 지참했다. 시간은 넉넉하니까 특별판을 보면서 여유롭게 작품들을 감상할 생각이었다. 책을 들고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전 기념 촬영!!

 

 


특별판의 목차.

먼저 내셔널 갤러리의 탄생과 역사에 대해 설명한 다음, 이번 전시에 소개된 주요 그림들을 살펴보는데 그림의 해석은 물론 카라바조, 반 다이크, 터너, 마네, 티치아노 등 거장들을 중심으로 서양미술사의 계보와 장르의 변천 및 당시 시대상의 정치, 사회, 문화까지 폭넓게 고찰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난처한 미술 시리즈>의 특징대로, 친근한 구어체로 설명한다. 또한 시선의 흐름에 따라 도판을 배치하여 필요한 부분에 따라 도판이 반복해서 등장하기 때문에 도판을 확인하러 앞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책장을 넘기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책을 읽는 거였지만 마치 도슨트를 듣는 것 같았다.

 

 

책을 보며 인상적이었던 작품 몇 개를 소개한다.

안토넬로 다 메시나 <서재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

 



이 작품은 꼭 책의 설명을 봐야 한다!! 이 작품이야말로 설명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작품이다! 전시전에 있는 그림들 중 가장 작은 크기에 속하지만 그림에 담긴 의미는 가장 디테일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림은 굉장히 작지만 그림에 있는 세부 표현이 엄청나기 때문에 보면 볼수록 디테일에 빠져드는 그림이다. 특별판에서는 그림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설명을 보고 그림을 보면 앞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설명을 보고 그림을 보니까 그림의 풍부한 의미와 정교한 표현에 감동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단하게 훑어보고 가는 게 얼마나 안타깝던지…….

 

 

보티첼리 <성 제노비오의 세 가지 기적>

이 작품 또한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성 제노비오가 세 가지 기적을 일으키는 장면을 단일한 화면에 담아냈다. 이 그림이 네 점으로 구성된 시리즈라는 것과(두 점은 내셔널 갤러리에 있고, 다른 두 점은 다른 미술관에 소장 중이다) 배경에 있는 건물들의 특징은 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티치아노 <여인(달마티아의 여인)>

그냥 봤으면 통통한 여인이구나, 라고 지나갔겠지만 책의 설명을 보니까 색채의 마술사로 불렸던 티치아노의 생생한 채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에서 제시한 물감층의 샘플 단면을 보면서 다채로운 색감을 느낄 수 있었다. 파란색 물감층이 들어갔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약 책을 안 읽었으면 그냥 진홍색 드레스구나~~ 라고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 주의깊게 보니까 푸른색이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것이 보인다. 실제 작품을 봤을 때만 볼 수 있는 색감이다. 프린트된 이미지로는 절대 살릴 수 없는.


카라바조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특별판의 띠지를 장식한 그림이다!!

모처럼 책을 들고 갔으니까 기념으로 찍어보았다. ㅋㅋㅋ 책에서는 그림 자체만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카라바조의 작가관과 작품관까지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 미술사에서 카라바조가 차지하는 위상이 큰 만큼, 특별판을 읽으면 카라바조를 마스터할 수 있다!!

 


간단하게 몇 작품만 소개했지만, 이 작품 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왕 전시를 보러 가는 거 유익하고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라면 책을 꼭 읽어보시고 가시길 바란다. 그냥 보는 거랑 설명을 읽고 가는 거는 천지차이다. 특별판 외 관련 서적으로 내셔널갤러리전 공식 도록이 출간된 상황인데, 두 책의 차이점이 있다면 특별판과 달리 도록은 모든 작품을 수록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공식' 도록이라 다소 설명이 딱딱하고 게다가 설명의 일부는 전시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도록을 읽는 것도 좋지만 접근성은 떨어진다. ㅜㅜ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특별판을 읽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확신한다.

 

 

양정무 교수님의 맛깔나는 설명이 함께하는 특별판!!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별판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이나 서평 작성 의무가 없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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