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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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환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준후가 새로 변하는 환상을 시작으로,

인물 개개인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여러 환상을 목도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결국, 모두에게 환상의 순간이 있음을,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환상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숨겨뒀던 환상이

사실은 너에게도 있었음을 알게 된 순간.


그 순간, 자신에게만 고여 있던 환상이, 실제가 되고,

기적이 된다.


소설은 기적을 불러오는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 기적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야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지 않나, 싶다.


소설의 결말, 세 인물이 가닿는 결말은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

기적과 환상을 불러올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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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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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을 겪고 있는, 상실을 겪어 본, 상실을 겪을.

이 단어 속에 속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만큼 상실은 누구나 겪을 일이고,

그렇기에 이겨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책을 읽으며 상실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상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상실의 시기를 지나오는 게 시작되는 것이라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이별과 상실. 부재와 '여전히 존재함'

모호하다고 읽히는 그 단어들은 사실 '삶'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아닐까요.

그러니 상실을 통해 우리는 또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겠죠.


저자는 그 마주보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방식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어찌보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인데, 상실의 순간에는 쉬이 놓치게 되는 것들 같아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저도 언젠가 도래할 상실을

그저 슬픔에 침식되어 보냈을 것 같아요.


인터뷰 형식을 통해 여러 가족의 사례가 제시되어 좋았습니다.

많은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었어요.

모두에게 일관된 '방법'은 없겠지만, 그래도 나의 상실 극복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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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연인 소설Q
이승은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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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연인이라는 제목을 보고 연인이 도망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어떤 큰 죄를 지었나, 아니면 그들의 위치가 '도망'쳐야만 하는 위치에 놓인 사람인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추측이었다. 소설의 주인공 지수와 태오는 가난한 연인이고, 그 '가난'으로 인해 한 '사건'을 감행한다. 그리고 그 '사건'은 소설 끝까지 두 사람을 괴롭힌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면 어떡하나, 긴장하며 읽던 마음은 소설의 끝에 다다라서는 '사건의 진실'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소설을 읽다보면 두 사람이 저지른 사건이 '그다지 큰 죄'는 아니라고 여기게 된다.(워낙 최근에 정말 잔혹한 범죄물이 많기에) 그러나 그 사건 이후 지수와 태오는 어딘가 더 무너진 것 같다. 그날로부터 멀어지고 싶어한다. 아니 어쩌면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으로부터.

소설을 읽으며 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은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지수와 태오는 깨달은 게 아닐까. 그 사건이, 자신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한 축이 되었음을. 돈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지만, 그 '모든 것'에 그러한 일까지 포함되면 안 되었음을 깨달은 게 아닐까. 어쩌면 그들은 점점 '예전의 나' '꿈꾸던 나'에서 멀어지고 있는 사실이 '도망'으로 여겨졌던 게 아닐까 싶다.

소설을 읽으며 '도망'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수와 태오의 이야기는 도망만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음을, "예전의 나를 버리는" 일은 사실 불가능함을 알려준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결국 나이기에, 그런 나도 끌어안고-마주하고 살아가는 것이 삶이기에. 나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나'를 지우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소설의 결말이 누군가에겐 미묘할 수 있다고 느껴지지만, 나는 이 소설의 소설적이면서도 너무나도 현실적인 구성에 더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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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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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대전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중에 이렇게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소설이 있었나 싶다.


  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은 조향사 앨리스가 점쟁이로부터 한 점괘를 듣고 자신의 역사를 찾기 위해 이스탄불로 떠나는 이야기다. 그것도 이웃집 화가 달드리와 함께!

  두 사람이 떠나게 되는 과정은 정말이지 소설적이고, 두 사람의 여정 역시 '이상하다.'


  나는 이러한 이상함이 좋았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앨리스는 여행을 떠나지 않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앨리스는 '이상한' 여행을 떠났고, 그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앨리스의 여정은 자신의 역사를, 그러니까 자신을 되찾는 과정이었다.

  나아감을 강요하는 우리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앨리스의 변화는 인상적이다.

  되돌아보고, 곱씹어보고, 그리고 잠시 방황하고 머무르며 앨리스는 자신을 되찾는다.


  그 과정이 이상해보여도 괜찮다.

  나를 찾는 과정은 어쩌면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상하다'고 여겨질지도 모르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상함이 잘못됨은 아님을, 오히려 더 긍정적일 수 있음을 이 소설은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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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인간 - 좋아하는 마음에서 더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정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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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문집을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소설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면을 알게 되는 과정이 즐거우니까요.
이번 『환승인간』이 건네는 제의는 특히니 재미 있었습니다.
환승을 하자, 라는 말에 담긴 다정함과 유쾌함, 그리고 안온함.
환승을 통해 나는 나가 될 수도 너가 될 수도 있는 것이겠죠.
가면을 덧씌우는 행위는 마치 가짜가 되는 기분인데
환승 행위는 나에서 나로, 나에서 너로 시선을-마음을 옮기는 기분입니다.
영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영화에 대한 소개와 해석이 즐거워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쩌면 책을 읽는다는 것, 영화를 본다는 것도 일종의 환승 행위겠지요.
짐시나마 나가 아니라 또 다른 나로 사는 기분.
그 유쾌한 일탈이 나를 더 나답게, 또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믿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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