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보낸 일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
안토니오 콜리나스 지음, 정구석 옮김 / 자음과모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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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쪽에서 보낸 일년은 스페인 북쪽 출신인 고등학생 하노가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학교와 기숙사를 배경으로 삶과 죽음의 이유에 대하여 밀도있는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성장소설로 보기에는 너무 심오한 사색의 세계가 압박을 하고,  어떤 서정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역시 사춘기 소년의 불안과  존재 이유, 그리고 소녀와 성년의 여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잡한 심리상태를 아름답게 혹은 복잡하게 보여주고 았는 서정적인 성장소설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하노는 그와 그의 연인 디아나 그리고 연상의 여인 마르타와의 삼각구도에서 급기야 운명을 가르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지만 그 만남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혼란과 혼돈, 자기합리화와 자기반성,  끝없는 갈증과 욕망 그리고 디아나의 죽음뒤에 비로소 밀려오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성장기 소년의 소용돌이치는 마음의 소리는 시와 음악이 그대로 소설속에 녹아내리듯이 그렇게 아름다운 고백으로 들리기까지 하고 디아나와 마르타의 독백 또한 마음속의 열기를 열정적으로 표현하여 그녀들의 미묘한 갈등과 섬세한 마음의 소리를 마치 옆에서 엿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글속에 묻어있는 많은 상징들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 많이 등장합니다.

스페인의 남쪽과 북쪽의 두세계속에서 자연과 예술, 문학과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에 갈증을 느끼는 하노의 이상세계는 좀처럼 현실속에서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예술과 사랑이라는 이상향과 욕망이라는 시련을 겪으면서 하노는 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됩니다.

소설의 배경 전반에 케텔비와 오펜바흐의 멜로디, 모짜르트의 <교향곡 제 41번> 마지막 장과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은은하게 흐르고,

스페인의 작곡가 투리나의 피아노와 하프를 위한 곡 <플라테레스크 하늘 Cielo Plateresco> 이 바람에 실려와  아름다운 선율의 서정에 젖에 들게 합니다.

아름다운 시와 음악을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와 추구하는 열정과  미래에  대비시키는  탁월한 언어의 마술은 잘 정제되고 다듬어져 있어 스페인의 남쪽에 도시에 대한 동경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이토록 따뜻하고 격정적인 청춘의 열병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을 만나는 것도 고전에 못지않은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안토니오 콜리나스의 시적인 언어의 향연에 취하고 미학의 향기에 매료되어 어느새  감성적이고 열정에 사로잡힌 소년 하노와 순수한 소녀 디아나, 그리고  스페인의 정열적인 플라멩고를 떠올리게 하는 여인 마르따에게 사로잡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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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강박쟁이 데븐
조지 해러 지음, 김예리나 옮김 / 꿈의열쇠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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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조그만 습관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습관들 때문에 사소한 오해를 하기도 하고 반대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어떤 계기나 충격으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하나하나의 습관들은 어느새 꼭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증세를 동반하게 됩니다.

책장에 꽂아놓은 책들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야 하고, 역사와 문학등의 종류별로 구분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않고, 정해진 자리 그리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있어야 할 것들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심리는 강박증의 한가지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손을 몇번이고 씻어야만 어느정도 위생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버스의 손잡이나 문의 손잡이 등을 잡을 때도 마치 세균이 눈에 보이기라도 하듯이 만지기를 꺼려하는 것도 그렇게 나쁜것은 아니지만 다소 과한 결벽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데븐 또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행동원칙들에서 벗어나면 견디기 힘들어지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는 청소년입니다.

학교생활과 학업의 부담감, 부모와 형제 그리고 친구들과의 갈등사이에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청소년들을 대표하는 데븐의 자기 변명과 합리화라는 외침은 우리 아이들과 복잡해지는 현대인들의 아우성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데븐은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있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는 13살의 소년입니다. 매주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고는 하지만 거기서 상담다운 상담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항상 자신이 만들어놓은 울타리에서 벗어나려 하지않는 고집으로 정신과 상담은 한 걸음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앉았을 법한 꼬질꼬질해 보이는 상담용 의자에 한사코 앉기를 거부하고,  한눈을 팔거나 딴 생각을 할 때에도 무언가를 세고 있거나 4 라는 숫자에 유독 집착을 보이는 데븐에게 홀로 지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데븐을 지켜보는 아빠와 엄마는 항상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도시락을 싸는데도 당근 4개와 m&m 초콜릿을 색깔별로 4개를 준비해야하고, 바닐라 웨하스  4개에 정사각형으로 자른 땅콩버터 샌드위치 까지 데븐의 4에 대한 집착은 지켜보는 사람을 힘들게 할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강박증 때문에 친구의 범행현장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용의자로 지목이되어 한바탕의 곤욕을 치르게 됩니다. 자신의 참을 수 없는 강박증으로 인하여 원치않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 데븐은 정학을 당하게 되지만 그것이 단단한 껍질을 벗고 세상에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사건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던 중 자신의 강박증은 잠재되어 있던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자책감으로 인하여 생겨났음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의 불안감이나 무언가에 대한 무한한 집착을 보이는 경우에는 그 안에 깊숙이 숨겨져있는 어떤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나 잊지못할 기억들이 침잠해 있을 것입니다.아이들을 바라보는 막연한 시선에 어떠한 의혹도 보이지 않는 깊은 이해와 존중은 주변인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첫발자욱이 될 수 있습니다.사회와 학교 그리고 가정에 대한 작가의 의도는 보는이들이 개별적으로 느끼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안에 자연스럽게 동화될수 있는 인간상의 구현일 것입니다.

그러나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산고의 고통은 역시 데븐과 같은 아이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 출석도장을 찍듯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도록,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무한한 믿음을 보여준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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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튼
케이트 모튼 지음, 문희경 옮김 / 지니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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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로 분류하기에는 고전적인 향기로 가득 채워진 느낌의 로맨스 소설로 분류를 해야할 정도로 마치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가 생각이나고, 아름다운 어린시절의 동화같은 분위기가 나는 비밀의 정원이 겹쳐지기도 합니다.
어린시절 그들만의 비밀 장소에서 그들만이 공유하고 즐겼던 놀이가 결국은 파국을 향해 간다는 암시를 소설 전반부에 흘려주고 있습니다. 형식화되고 단조로운 일상에서 모험으로 가득한 미래를 꿈꾸는 영국상류층 귀족부인 해너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는 리버튼 이라는 아름다운 전원도시를 배경으로 현실의 장면과 추억속의 장면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방식으로 해너의 특별한 하녀 이상의 하녀였던 그레이스의 고백으로 시작됩니다.


셜록 홈스의 홈스와 왓슨에게 매료된 14살의 소녀 그레이스는 1914년 7월 어머니에게 떠밀려 리버튼의 바이올렛 부인과 에시버리경이 살고있는 저택에 하녀로 들어가 생활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집의 인형같은 아이들 해너와 에멀린, 그녀보다 두 살이 많은 작은 신사 데이비드. 이렇게 인형의 집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귀여운 아이들과의 일상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 몰래 하는 ‘놀이’를 통하여 그들 나름대로의 결속을 다지게 되고,
그중 그녀와 한집에 살던 또래의 여자아이, 소설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 같은 해너에게서 그녀는 그녀가 결코 가질 수 없었던 가능성을 보게 되고 또 꿈꾸게 됩니다.  


  

 

1900년 초,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전쟁의 상흔이 조용한 영국의 리버튼에도 들이닥치게 됩니다. 리버튼의 주인 에시버리경과 조나단 그리고 데이비드의 죽음으로 리버튼의 저택에는 고요한 정적이 찾아오면서 한 세대가 저물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프레데릭 씨가 리버튼의 새로운 영주가 되면서 리버튼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내리게 됩니다.
전쟁에서 돌아온 알프레드와 어색한 관계가 이어지게 되지만, 어느날 오해가 풀리게 되면서 알프레드와 그레이스의 관계는 연인으로 가는 첫 발자국이 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연인들의 관계에는 항상 새로운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이모를 만나게 되면서 어머니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어머니가 끝내 감추어야만 했던 비밀. 하지만 옛 하녀의 장례식에 나타난 영주 프레데릭 씨를 보면서 베일에 쌓여있던 진실은 서서히 고개를 들게 되는데.. 그레이스는 해너와 그녀 자신이 핏줄로 이어진 아주 특별한 관계라는 사실을 알고, 그레이스는 알프레드의 청혼을 뒤로하고 갑작스런 결혼으로 리버튼을 떠나게 되는 해너 곁에 남기로 결정을 하게 됩니다.


영국의 부호 테디와 결혼을 하면서 그녀는 상류사회의 사교계에서 발을 들여놓게 되지만,  모험과 여행에 대한 동경은 여전히 그녀가 원하는 삶의 방식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오빠의 친구였던 로비 헌터가 시인이 되어 나타나면서 해너와 로비와의 관계는 어느새 부적절한 국면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로비를 좋아하는 동생 에멀린과 해너 그리고 자유분방한 로비와의 미묘한 관계는 오랜시간 지속되지만 축제의 밤하늘에 메아리 친 한발의 총성과 함께 리버튼의 또 한시대는 저물어 갑니다. 오랜세월이 지난 뒤 그레이스가 들려준 리버튼의 역사는 영화로 만들어지지만, 손자에게 보낸 녹음 테이프 안에는 차가운 총성의 비밀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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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4 - 중국의 정화 대함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불을 지피다
개빈 멘지스 지음, 박수철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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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활자화 되었던 역사서와 교과서를 다시 써야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개빈 맨지스의 1434는 오래된 역사서의 교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재발견이자 역사의 흐름을 정확히 고증한 새로운 역사서가 만들어 졌습니다. 청소년 권장도서에 빠지지 않고  단골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콜럼버스와 마젤란 ,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갈릴레이 같은 위대한 탐험가와 과학자 혹은 천문학자들에게는 언제나 세계최초라는 강조구가  따라다녔습니다.

물론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로 누구나 받아들였고, 상식의 한 모퉁이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교과서와 위인전과 여타의 방송매체에서 인증한 역사적인 사실이 우리가 알고있는 진실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역사의 2차적인 충격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방대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콜럼버스 뒤에는 더욱 위대한 중국의 정화제독이 이끄는 정화 함대가 있었고, 천재적인 발명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수 많은 도안 뒤에도 역시 중국의 1차 발명이 오래전에 있었다고 한다면 과연 고대 중국인들은 월등한 수준의 과학과 수학 천문학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1세기의 떠오르는 거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저력을 생각해 본다면 그것이 허황된 논리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중국이 세계 안에 고립되는 정치적 상황이 수백년의 문화 과학적인 진보를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성장하는 중국의 모습에서 고대 중국의 화려한 과학기술의 문명을 엿볼 수 있습니다.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 의 저자 개빈 멘지스는  중국 정화 함대라는 메시아의 등장으로 인하여  유럽과 이탈리아를 필두로 한 르네상스라는 문화혁명을 일어났음을 증명하기 위해 현장조사와 방대한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 당시의 시대상황과 생활상을 잘깍은 연필로 세밀화를 그리듯이 설명을 하고, 중국과 유럽의 과학자와 기술자 수학자들의 상세한 프로필과 업적, 일상의 기록들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지의 인물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과히 살아있는 인간에게 최초의 숨결을 불어넣듯이 사실성에 근거를 두고 논리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꿈틀대는 문명에 최초의 숨결을 전해준 중국의 정화 함대에는 [영락대전] 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백과사전이 있었습니다. 모든 기술과학을 총망라한 영락대전을 만든 영락제는 세계의 여러 나라로부터 조공을 받고 중국의 지배하에 두기 위해 정화 함대를 각지에 파견하여 그들의 독창적인 문물을 전파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럽은 정화 함대가 전해준 기술을 바탕으로 모방과 발전의 단계를 거쳐서 르네상스라는 유럽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선진기술을 전해주는 대가로 조공을 원했던 중국은 서구 열강이 강대해지는 것을 역사속에서 씁쓸하게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개빈 맨지스의 손에 의해 빚어진 구슬같은 역사서에서 그동안 왜곡되어진 역사의 진실된 얼굴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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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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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피비린내 나는 시대적 배경을 엮은 아리랑과 이념적 갈등의 파노라마를 그려놓은 태백산맥, 근대적인 대하소설 한강 그리고 마침내 현재의 눈부신 경제발전 위에 숨겨진 어두운 진실을 숨김없이 적나라하게 까발려놓은 '허수아비 춤' 이라는 현대사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는 작품이 탄생 했습니다. 마침내 100년의 역사를 꿰뚫고 이렇게 한 권의 장편소설로 세상에 나온 작품은 역시 대하소설을 다루어온 작가의 거침없는 입담미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있었습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 그 성장을 위하여 앞만보고 달려온 정치인들과 기업인들 그리고 국민들을 통쾌하게 비판하고 신랄하게 꼬집어대는 솜씨는 누구나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이렇게 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모두가 쉬쉬하며 모른척 넘어가려 하는 일이지만 누구나 가슴속에 한 가닥 의혹 쯤은 가지고 있는 대기업의  비자금 사건과 007 작

전 그리고 끊을래야 끊어지지 않는 질긴 목숨처럼 엮여있는 정경유착의 그림자들을 돈과 권력에 따라 움직이는 허수아비들의 몸부림으로 치부하면서 소설로 국한된 시야를 넘어서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권력형 비리에 대한 의문과 허탈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드라마 자이언트의 여러 장면들, 대기업과 권력의 횡포 그리고 역시 덩굴처럼 얽혀있는 정경유착의 장면들이 소설의 곳곳에서 오버랩 되기도 합니다. 돈과 권력을 향한 욕망을 여과없이 분출하고 있는 드라마와 소설속 주인공들의 닮은꼴 또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속물적인 근성의 단면들을

너무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와 소설이 가지고 있는 다른 부분은 같은 주제를 고민하고 있지만 드라마속의 악인들은 언제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교혼을 주는 반면 소설속의 권력자와 악을 행하는 자들은  결코 쓰러지지 않는 불사신처럼 사람들 위에 언제까지나 군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설의 구조와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소설같지 않은  현실의 작태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현장잠입 24시를 보는 듯 했다면 너무나 드라마

와 현실을 구분 못하고 드라마에 빠져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권력의 속살을 헤집에 보여주는 솜씨는 과히 대하소설의 대장정을 완성한 작가의 세상을 보는 눈이 이렇게 날카롭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거대 대기업인 태봉과 일광이라는 대립구도를 마련하고 윤성훈과 박재우 강기준 이라는 돈과 권력에 붙어 아첨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돈과 권력의 무게가 지구를 들어올릴수 있는 힘보다 무겁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인욱과 허민이라는 변호사와 교수라는 사회를 대표하는 지식층 조차도 권력과 그 권력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에 대하여 꿈틀대는 정도의 아우성만이 있을 뿐이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무력감만이 허공에 남는 다는 것을 새삼 상기시켜 주면서 백악기 이후에 스멀스멀 다시 부활한 대기업 이라는 거대한  공룡의 이빨과 발톱  아래에서 신음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게 됩니다. 평범한 샐러리맨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액연봉과 오십억 백억을 호가하는 스톡옵션, 그리고 대기업들이 왕왕 써먹는 불법증여라는 형태의 상속을 통한 세금포탈.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눈먼돈들을 가지고 그들만이 벌이는 잔치에 서민들의 피울음이 섞여있다면 과연 그것이 그냥 축배의 잔치로 끝이 날 것인지 아니면 소돔과 고모라의 재앙을 내리게 될 것인지 모릅니다.

분단이래 황폐했던 도시를 다시 세우고 선진국의 후미를 따라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공로에 대한 치하를 바란다면 그 누가 그 공이 없다고 할수 있을까마는 문제는 그 공로에 대한 보답과 보상을 스스로에세 너무도 후하고도 과하게 내린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시대의 작가 조정래가 세상에 선포한 경제민주화와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신념이 민초들의 고통을 대변해주는 심판자의 칼날이 되어 부조리한 사회에 던지는 명확한 메세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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