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강박쟁이 데븐
조지 해러 지음, 김예리나 옮김 / 꿈의열쇠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조그만 습관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습관들 때문에 사소한 오해를 하기도 하고 반대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어떤 계기나 충격으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하나하나의 습관들은 어느새 꼭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증세를 동반하게 됩니다.

책장에 꽂아놓은 책들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야 하고, 역사와 문학등의 종류별로 구분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않고, 정해진 자리 그리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있어야 할 것들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심리는 강박증의 한가지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손을 몇번이고 씻어야만 어느정도 위생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버스의 손잡이나 문의 손잡이 등을 잡을 때도 마치 세균이 눈에 보이기라도 하듯이 만지기를 꺼려하는 것도 그렇게 나쁜것은 아니지만 다소 과한 결벽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데븐 또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행동원칙들에서 벗어나면 견디기 힘들어지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는 청소년입니다.

학교생활과 학업의 부담감, 부모와 형제 그리고 친구들과의 갈등사이에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청소년들을 대표하는 데븐의 자기 변명과 합리화라는 외침은 우리 아이들과 복잡해지는 현대인들의 아우성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데븐은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있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는 13살의 소년입니다. 매주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고는 하지만 거기서 상담다운 상담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항상 자신이 만들어놓은 울타리에서 벗어나려 하지않는 고집으로 정신과 상담은 한 걸음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앉았을 법한 꼬질꼬질해 보이는 상담용 의자에 한사코 앉기를 거부하고,  한눈을 팔거나 딴 생각을 할 때에도 무언가를 세고 있거나 4 라는 숫자에 유독 집착을 보이는 데븐에게 홀로 지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데븐을 지켜보는 아빠와 엄마는 항상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도시락을 싸는데도 당근 4개와 m&m 초콜릿을 색깔별로 4개를 준비해야하고, 바닐라 웨하스  4개에 정사각형으로 자른 땅콩버터 샌드위치 까지 데븐의 4에 대한 집착은 지켜보는 사람을 힘들게 할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강박증 때문에 친구의 범행현장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용의자로 지목이되어 한바탕의 곤욕을 치르게 됩니다. 자신의 참을 수 없는 강박증으로 인하여 원치않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 데븐은 정학을 당하게 되지만 그것이 단단한 껍질을 벗고 세상에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사건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던 중 자신의 강박증은 잠재되어 있던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자책감으로 인하여 생겨났음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의 불안감이나 무언가에 대한 무한한 집착을 보이는 경우에는 그 안에 깊숙이 숨겨져있는 어떤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나 잊지못할 기억들이 침잠해 있을 것입니다.아이들을 바라보는 막연한 시선에 어떠한 의혹도 보이지 않는 깊은 이해와 존중은 주변인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첫발자욱이 될 수 있습니다.사회와 학교 그리고 가정에 대한 작가의 의도는 보는이들이 개별적으로 느끼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안에 자연스럽게 동화될수 있는 인간상의 구현일 것입니다.

그러나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산고의 고통은 역시 데븐과 같은 아이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 출석도장을 찍듯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도록,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무한한 믿음을 보여준다면 말입니다.

 

Oztoto's Cook n Book

http://blog.naver.com/oneyefishl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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