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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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주인공 호정은 어린 시절의 상처를 꽁꽁 감춰 놓고 직면하지 않는다. 첫 문장처럼 겉으로 보기엔 단단하고 안정되어 보이지만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자신처럼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은기를 만나며 여러 감정으로 인해 흔들린다. 하지만 ‘계속되는 고통은 없는 것’처럼 얼어붙은 호수에 봄이 오며 얼어붙은 마음은 녹을 수 있다. 마지막 문장인 ‘내 마음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 에 잘 드러나있다.

마음은 호수와 같다. 겨울이 오면 호수는 단단하게 얼어붙지만 봄이 오면 사르르 녹는다. 무언가로 인해 파동이 일어나고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격동의 시간이 끝난 후엔 잔잔한 호수가 된다. 맑은 호수는 주변을 온전히 담는다. 그런 호수처럼 사람도 타인을 보고 담으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치유될 수 있다. 호정은 은기를 만나며 여러 감정으로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지만 매 순간 얼어붙고 흔들리는 호수가 없는 것처럼 잔잔한 호수와 같은 상태를 마주할 것이다.

‘호수의 일’은 10대의 성장소설이다. 10대 사회에서 드러나는 특유의 감정, 사건들이 나의 10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성장소설은 주인공들이 치유의 길을 걷는 걸 보며 나의 상처가 회상됨과 동시에 회복된다는 점이 좋다. 흔들렸던 모든 이들이 주인공 호정과 은기와 함께 치유되길 바란다.

*이 글은 창비출판사로부터 ‘호수의 일’ 블라인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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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방정식 - 궁극의 이론을 찾아서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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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우리 우주에는 웜홀이 있는가?', '블랙홀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리 우주 외에 다른 우주가 존재하는가?', '4차원 이상의 고차원 공간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빅뱅 직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으며, 빅뱅은 왜 일어났는가?' 등 우주와 관련된 궁금증은 많은 이들이 가졌을 법하다. 나 또한 아직 답이 없는 이런 질문들 사이를 떠돌았다. 우주, 물리학 지식이 없더라도 이런 질문은 다들 한 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저자 미치오 카쿠는 이런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끈 이론', '모든 것의 이론'을 알아내는 과정을 물리학의 발전의 역사와 함께 서술하고 있다.

 

 

미치오 카쿠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관심을 가졌고 그가 남기고 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왔으며 지금도 그 연구는 진행 중이다. 저자는 보다 쉬운 문체, 용어로 설명하고 있으며 연구 과정을 물리학의 발전과 함께 서술하고 있다. 지극히 문과 사람인 나 또한 들어봤던 인물과 이론들이 나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물리 기초 지식이 없는 나는 저자가 서술하는 모든 내용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책을 읽고 흐름을 이어가는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저자는 우주에 존재하는 힘인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중력을 언급하고 그것이 발견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이 네 가지 힘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있다. , 이것을 통일시키는 이론의 중요성과 그 근거를 저자에게 전달한다. 우리 일상과 밀접하지만 낯설었던 물리 지식을 읽는 건 생각보다 어렵거나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흥미롭게 읽혔다. 앞서 적었던 질문과 같은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 사람과 우주와 관련된 물리 지식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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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야망을 가진 당신에게 - 여성은 리더가 되길 주저하는가
이은형.유재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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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가정의 유지를 위해 힘쓰던 여성들이 시대의 흐름이 변화함에 따라 사회생활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여성이 회사 조직에 있는 게 현재 그리 어색하지 않다. 가끔 '최초 여성 CEO' 또는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키워드를 달고 회사 조직의 리더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은 리더가 되기를 주저한다. , 우리나라는 선진국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여성 임원 비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아주 적다. 리더의 자리를 제안받았을 때 여성은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를 두려워한다. 실제로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미리 일을 대비할 수 있고, 더 높은 상사를 보며 배울 수 있고, 일에 더 자율성을 느껴 유능성과 성과가 더 높아지는데 말이다. , 여성은 경력 사원이 되었을 때 남성보다 높은 자리에 위치하기보다 길고 얇게 조직에서 버티는 것을 선호한다. 이 책은 왜 여성이 리더 자리에 오르는 걸 두려워하는지, 왜 여성이 리더 자리에 더 많이 올라야 하는지,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이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여전히 여성의 승진을 막는 유리천장, 유리 경력, 유리 절벽 등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현실을 본 여성들은 리더가 되기를 망설이고 포기하고 가늘고 긴 회사 생활을 유지하길 소망한다. 저자는 정말 여성들이 야망이 없는지를 시사하며 여성의 욕심과 야망을 존중하고 이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조직 생활을 하고 있지 않지만 나의 태도도 돌아보았다. 내가 현재 꿈꾸고 있는 미래, 직업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성 고정관념에 한계를 짓고 타협한 것인가. 이 책을 읽는 많은 여성들은 그런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꿈을 다시 생각하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욕구를 찾고 야망을 펼치길 바란다. , 여성들이 리더가 되었을 때 그들을 본 여성들도 자연스럽게 자신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얻고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다. 여성이 리더 그룹에 속해야만 남성의 규칙에 이끌려가는 게 아닌 양성평등한 규칙,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왜 리더 그룹의 성별 균형이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또 모든 여성들이 야망을 가지고 리더가 될 필요는 없지만 여성 또한 야망을 가져도 된다는 것, 그 야망은 존중되어야만 마땅하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저자는 리더십의 종류를 언급하고 조직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4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1단계는 '신입사원에서 4~5년 차까지는 담당 업무에 깊이 몰입하', 2단계는 '대리 또는 과장급으로 승진하면서 경쟁력 있는 경력 자본을 구축하고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인지하라', 3단계는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관리하는 스킬을 익히며 전략적 네트워크를 개발하라', 4단계 '자신의 리더십 좌표를 달성하기 위한 존재감과 신뢰감을 구축하라' . 더 자세한 저자의 조언은 책을 읽으며 습득할 수 있다. 이 책을 회사의 조직에 들어가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싶은 사람, 회사에서 승진을 원하거나 두려운 사람, 리더가 되고 싶은 여성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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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체이스 퍼디 지음, 윤동준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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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지속되고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나날이 지속되었다. 이상기후에 큰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육식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 나의 생존을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한 평생 고기를 먹고 자란 나는 한 번에 고기를 끊는 건 힘든 일이다. 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과 환경을 위하는 마음은 항상 식사 때마다 갈등이었다. 고기를 먹게 되면 죄책감을 느꼈고 먹지 않으면 뿌듯함을 얻었지만 고기 맛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다행히 요즘 많은 사람이 비건에 관심을 가지면서 비건 음식에 대한 관심과 언급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건 대체일 뿐이고 매번 일반식 같은 비건 음식을 먹는 건 경제적으로도 부담이다. 대표적으로 콩고기를 활용한 음식이다. 콩고기로 만든 비건 패티, 콩고기 불고기 등 육식을 대체한 고기를 사용한 음식이 많이 나오고 있다. 고기를 먹고 싶은 욕구를 달랠 뿐 완벽한 고기가 아니다. , 특유의 콩 비린내를 견딜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책은 이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배양육을 소개한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배양하여 만든 고기로, 콩고기보다 훨씬 고기의 형태, 맛을 재현해 낸다. 배양육은 앞서 말한 문제의 해결로 등장했다. 저자는 완벽한 고기 맛이 난다고 표현을 했다. 과학 기술로 죽음 없이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게 놀랍고 앞으로 우리의 식사는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하게 만든다. , 저자는 배양육이 나오고 발전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를 하듯 묘사하는데 그 과정까지 도달한 게 대단하기도 하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대중화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배양육을 지금 당장 소비하기에 경제적 문제, 정책적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다. 가장 깊게 고민이 들었던 건 소비자의 심리이다. 일단 채식에 대한 반감이 크고 채식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다. , 가짜 고기라는 인식이 강하고 몇몇 사람들은 그런 인식을 퍼지게 한다. 그런 영향을 받고 배양육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충분히 거부할 수 있다. 많이 소비하고 많이 관심을 가져야 더 발전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우려도 있다.

 

 

작가는 이런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배양육을 홍보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여러 관점을 제시하고 있어 더 생각이 깊어졌다. 무엇을 먹어야 좋은 식사, 윤리적인 식사일까, 기존의 식사를 유지해도 될까, 앞으로 우린 무엇을 먹게 될까 등 여러 고민을 했다. 특히 저자가 제시한 고기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계속 생각하게끔 했다. 이 책을 비건이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 비건을 시도하고 싶지만 고기를 포기하기 어려운 사람, 미래의 식품이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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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종말 - 삶의 정처 없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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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종말>은 <피로사회>로 유명한 한병철 작가의 책이다. 이전에 <피로 사회>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20살이었던 나에게 어려웠지만 문장의 의미를 곱씹으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깊게 통찷했던 적이 있었다.  저자가 <리추얼의 종말>이라는 책을 냈다길래, 이번에는 어떤 시선으로 이 사회를 바라보았을까, 그 시선으로 본 우리 사회의 문제는 무엇일까가 너무 궁금해 용기를 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은 <리추얼의 종말>이다. '리추얼'은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꽤 많이 알려진 단어일 것이다. 단어사전에 의하면 '리추얼'은 의식 절차, 의례이다. 현대인들에게는 '미라클 모닝'에 나온 일기 쓰기, 독서 등과 같은 행위가 연상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할 때에 '리추얼'을 그런 의미로 생각했다. '요즘 리추얼이 굉장히 유행인데 왜 '리추얼의 종말'이라는 제목을 정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사실 저자는 '리추얼'을 다른 의미로 설정하여 책을 써 내려갔다.


 


저자는 리추얼을 이렇게 정의한다. '리추얼'은 "삶을 더 높은 무언가에 맞추고, 의미와 방향을 제공하는 상징적 힘"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이런 리추얼을 통해 일정한 목적지가 없어도 삶을 유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는 그렇지 않다. 리추얼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반복되고 머물러야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많은 것이 소비로 직결된다. 또, 더 많은 자극을 추구하고 성취를 이루도록 만든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리추얼'은 종말 되었으며 공동체의 힘이 상실되었다.


 


저자는 책에서 내내 '소통 없는 공동체'가 '공동체 없는 소통'에 밀려났다고 말한다. '리추얼'이 유지되었을 때에는 소통이 없어도 공동체의 삶이 유지되었는데, 지금은 공동체가 상실되었다고 비판한다. 현 사회는 소통은 어마 무시하게 많이 이루어지지만 공동체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그 예시는 SNS가 대표적이다. SNS를 통해 타인의 삶을 보고 지인들의 일상을 알게 된다. 또 몇 초면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SNS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개인은 소외감을 느끼고 외로움과 우울을 느낀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한 '공동체 없는 소통'이지 않을까?


 


이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의한 폐해도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휴식이 없고 성과만을 중시하는 그런 사회. 또, 감정과 느낌까지도 구매하는 사회. 더 크고 새로운 자극을 소비하는 사회. 읽으며 가장 소름이 돋았던 부분은 '도덕을 다양하게 착취한다'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최근 비건 제품이 이례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왜 비건을 지향하는 게 중요하는지를 인식하기 보다 '비건 제품을 사용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어쩌면 이것도 지구 생명들과 잘 살아가고자 하는 '공동체'의 가치보다 개개인의 삶이 더 중요하고 자신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지 싶다.


 


저자가 논리적으로 설명한 현 사회의 모습에 공감했다. 저자는 '리추얼'을 통해 공동체의 힘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해결 방안에 대해 정확히 와닿지는 않았으나, 읽는 내내 사회의 병폐를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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