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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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주인공 호정은 어린 시절의 상처를 꽁꽁 감춰 놓고 직면하지 않는다. 첫 문장처럼 겉으로 보기엔 단단하고 안정되어 보이지만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자신처럼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은기를 만나며 여러 감정으로 인해 흔들린다. 하지만 ‘계속되는 고통은 없는 것’처럼 얼어붙은 호수에 봄이 오며 얼어붙은 마음은 녹을 수 있다. 마지막 문장인 ‘내 마음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 에 잘 드러나있다.

마음은 호수와 같다. 겨울이 오면 호수는 단단하게 얼어붙지만 봄이 오면 사르르 녹는다. 무언가로 인해 파동이 일어나고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격동의 시간이 끝난 후엔 잔잔한 호수가 된다. 맑은 호수는 주변을 온전히 담는다. 그런 호수처럼 사람도 타인을 보고 담으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치유될 수 있다. 호정은 은기를 만나며 여러 감정으로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지만 매 순간 얼어붙고 흔들리는 호수가 없는 것처럼 잔잔한 호수와 같은 상태를 마주할 것이다.

‘호수의 일’은 10대의 성장소설이다. 10대 사회에서 드러나는 특유의 감정, 사건들이 나의 10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성장소설은 주인공들이 치유의 길을 걷는 걸 보며 나의 상처가 회상됨과 동시에 회복된다는 점이 좋다. 흔들렸던 모든 이들이 주인공 호정과 은기와 함께 치유되길 바란다.

*이 글은 창비출판사로부터 ‘호수의 일’ 블라인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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