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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나의 관심을 끌게하는 작가는 바로 '야쿠마루 가쿠'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침묵을 삼킨 소년>,<기다렸던 복수의 밤>,<신의 아이1,2>까지...무심결에 한 편씩 읽으며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작품들에 항상 '아쿠마루 가쿠'라는 이름이 있었다. 뒤늦게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는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나 계속 출간되는 신작들을 보면 더욱 대중적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출간을 앞둔 <데드미션:죽어여 하는 남자들>을 영광스럽게도 먼저 읽을 기회가 생겼다. 비장한 제목만큼이나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는 주인공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하는데... 그 갈림길에서 반대 상황에 처한 두 남자는 어느 새 서로를 의식하며 추적하고 피해간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암선고를 받은 두 남자가 병원 로비에서 스쳐 지나간다. 휘청거리는 한 남자를 부축해 준 또 다른 남자!! 한 남자는 성공한 젊은 사업가 '사카키'이며 한 남자는 경찰관 '아오이'다!! 서로의 존재도 모르고 지나친 그 순간이 얼마나 의미있는 순간이었는지 두 사람은 알았을까.
대학 동아리 멤버들과 오랫만에 만나는 자리에서 사카키는 첫 사랑 '스미노'와 재회한다.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 살았던 스미노는 사카키를 학대하고 폭행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큰 위로가 되어준 소중한 사람이다. 동네를 떠나며 헤어진 인연은 대학에서 다시 만나 연인이 되었지만 결국 헤어졌다. 먼 길을 돌아 재회한 두 사람은 변하지 않은 감정으로 다시 불타오르지만...사카키는 위암선고를 받고만다. 유한한 삶을 앞둔 사카키는 소중한 스미노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위험한 욕망을 저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내의 임종조차 지켜보지 못할만큼 수사에 빠져사는 아오이는 딸과 아들에게도 가족보다는 일이 먼저라는 평을 받는 형사이다. 재발한 위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는 남은 인생을 병상이 아닌 최근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데 쓰고자한다. 파트너 아베와 함께 사건조사에 열을 올리지만 몸은 맘처럼 움직이지 않고 둔해져가고 사건은 아오이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녹슬지 않은 형사의 감으로 아오이의 레이더에 걸린 용의자!! 형사로서 지켜내야 할 임무를 간직한 채 살아온 아오이는 마지막 사명을 위해 힘겨운 발을 디딘다.
죽음을 선고받고 위험한 욕망을 앞세운 한 남자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범인을 찾아내는 한 남자의 행적과 추적은 위험하고 필사적으로 그려진다. 사카키의 행동의 원인과 아오이의 추격의 원인이 조금씩 드러나는 가운데 사카키의 행동이 결코 용서받을 수 없음에도 그의 이야기에서 안타까운 부분이 보이고 부서져가는 몸을 세워 나아가는 아오이의 마음 속 사연과 열정에 묵직한 감동이 전해진다.
모든 것을 체념한 마음에 죽음조차 두렵지 않은 사카키!! 그에게 죽음을 넘어선 고통을 선사하고 싶었던 아오이의 한 마디는 사카카에게 제대로 전달되었을까. 죽음을 넘어선 최고의 처벌은 무엇일지,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지, 마지막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떠올려보게 하는 <데스미션: 죽어야 하는 남자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