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표지와 줄거리를 본 순간 떠오른 작품이 있었다. 나에게 큰 감동을 남겨주었던 "고아열차". 그 책 표지에도 커다란 가방을 들고있는 한 소녀가 그려져있는데 다 읽고났을 때 가방을 쥐고있는 소녀의 고통과 슬픔이 모두 전해지며 애잔함을 전해주었던 작품이었다. 그러기에 등 돌리고 갈 곳 잃은 듯 앉아있는 두 자매의 표지를 본 순간 어떤 사연이 있는건지 들어보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공간이 등장한다. 1939년 테네시 멤피스에 살고있는 어린 '릴'과 현재 사우스케롤라이나에 살고있는 변호사 '에이버리'...서로 다른 시간과 환경에 살고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각자 찾아내고 싶은 진실을 위해 움직이고 시공을 초월해 전후관계를 드러내준다.  


정치가 집안의 딸이자 변호사인 에이버리는 아버지와 함께 행사참석을 위해 요양원을 방문한다. 그 곳에서 자신을 '펀'이라고 부르며 손목을 잡는 한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그 일은 그녀에게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자신의 할머니와 같은 팔찌를 가지고 있는 그 할머니는 우리 집안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강물에 정착해 둔 판작집 배에서 부모님과 동생들과 살고있는 릴. 쌍둥이를 낳느라 위험한 상황에 놓인 엄마를 아빠가 병원으로 데려간 사이 갑자기 나타난 낯선 사람들에 의해 동생들과 함께 알 수 없는 곳으로 보내진다. 그 곳은 릴과 동생들 또래의 아이들이 가득한 테네시 보육원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매와 벌 그리고 나쁜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릴과 네 명의 동생들이 결코 원한 적 없는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겠다고도 한다. 지금 이 상황은 무엇일까?  


자신의 할머니와 연관된 비밀과 진실을 찾아 추적해가는 에이버리의 이야기는 과거의 조각들을 조금씩 맞춰가게 만들어 흥미를 전해주고 갑작스럽게 부모와 동생들과 헤어지는 상황에 놓인 릴의 풀리지 않는 의문과 암담함 그리고 아직 어리지만 첫째로서 동생들을 지켜주려고 하는 모습은 먹먹하게 만든다.


결말에 이르러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씩 드러나고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관계를 통해 모든 이야기가 연결되는데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지만 마음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고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가족들 찾아나선 그리움과 간절한 마음이 절로 느껴졌다.


나쁜 의도를 가진 원장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면 릴의 가족은 판잡짓 배에서 자유롭고 행복했을 것이다. 소설에만 존재했으면 하는 이 이야기가 겉으로는 아동복지를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납치,폭행,학대를 일삼고 입양을 통한 수수료를 챙겼던 실제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실제로 하루 아침에 가족과 떨어진 아이들과 아이를 잃은 부모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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