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 나쓰카와 소스케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나는 책이 좋다. 그래서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호기심이 가득해지고 내 손에 들린 책 속에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각자 책을 대하는 방법과 의미가 다를테고 즐겨있는 장르 역시 다를 것이다. 소장하거나 빌려있거나 빌려주거나 빌려주기 싫어하거나 재미를 위해서거나 지혜와 지식을 찾기 위해서 등등. 예전에 누군가는 소설책은 책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개개인마다 책에 대한 정의와 가치가 다를테니 모든 기준은 존중한다. 그냥 나는 한 권의 책이 나올때까지 열심히 쓴 작가님과 번역자님 그리고 출판, 인쇄관계자분들의 노고를 거쳐 만들어진 모든 책들은 그 자체로 의미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선택은 개인의 몫일테고...

<신의 카르테>를 쓴 나쓰카와 소스케 작가님은 처음 만나는 작가님으로 책을 좋아하는 모든 이에게 "책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라고 물으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니 어떤 공감을 나눌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고서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나쓰키 린타로는 서점에서 조용히 책읽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어버린 린타로는 모든 것이 먹먹해진다. 서점을 정리하고 고모댁으로 이사가기로 결정한 그에게 말하는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와 갇혀있는 책을 구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얼룩 고양이는 린타로를 책의 논리가 파괴하는 미궁으로 안내한다. 진실이 있지만 거짓을 찾아내 설득당하지 않고 설득해야 한다는 알쏭달쏭한 일에 린타로의 힘을 빌리겠다는 얼룩고양이의 부탁에 린타로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자신의 생각을 말함으로 해결한다. 그렇게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마지막 미궁을 다녀오는 동안 책이 주는 가치와 의미는 여러모로 생각되게 해준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가치있는 것일까? 줄거리만 파악하여 빠르게 읽는 것이 바쁜 요즘 현명한 것일까? 진정성 없이 사람들에게 팔릴 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리고 진짜 책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주는 것일까? 책을 왜 읽고 있는지 한 번쯤 되짚어 보게 된다.

나에게도 책은 시간이 갈수록 대하는 방법도 얻고 싶은 것도 조금씩 변해간다. 만나는 책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조금은 나은 나로 바꾸어가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 책을 지키려는 말하는 얼룩 고양이와 책을 사랑하는 순수한 학생이 만들어가는 판타지 여행과 한 방이 있는 해결과정이 기발하고 흥미로운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동감되게 다가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