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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커렐라
애슐리 포스턴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펌 / 2018년 1월
평점 :

여자아이였던시절 각자 좋아하는 공주 스토리는 한 가지씩 있기 마련인데 그 감성은 어른이 되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듯 하다. (나만 그런가...^^;)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아서인지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한 영화, 드라마, 소설이 많은 듯하고 다 알고 있는 스토리면서도 매번 반갑고 흥미롭다. 이 작품도 신데렐라의 기본 스토리를 현대적으로 풀어가는데 기커(geek)란 괴짜 혹은 하나 밖에 모르는 덕후를 뜻한다.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항상 이해할 수 없는 한 가지는 아버지는 왜 그런 새어머니와 결혼을 했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역시 못된 양어머니와 쌍둥이들과 함께 지내는 엘은 이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푸드트럭 '매직펌킨'에서 일하며 몰래 비상금을 모으고 있다. 어릴 때부터 <스타필드> 프로그램의 덕후였던 아버지, 어머니의 영향으로 역시 <스타필드>의 열혈팬인 엘은 리부트 되는 작품의 새 주인공이 누가될지 조마조마하다.
자신도 <스타필즈>의 열혈팬이면서 <스타필즈>의 새로운 왕자 카민도어 역에 캐스팅 된 십대배우 대리엔은 원조극성팬들의 악평과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가짜 배우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울적해진다.
새로운 카민도어 왕자로 캐스팅 된 대리엔이 못마땅해하던 엘은 <스타필즈>제작사에서 주최하는 코스프레 대회 우승상품인 LA행 비행기 티켓이라면 이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탐이 난다.
<스타필드>를 정말 사랑한 엘의 아버지는 덕후들을 위한 박람회 "엑셀시콘"을 만든 창시자로 아버지가 남긴 핸드폰을 물려받아 사용하던 엘에게 누군지 모르는 한 남자로부터 문자가 도착한다.
실수로 보낸 문자로 시작된 연락은 대리엔의 허전하고 울적했던 마음을 풀리게 하고 누군지 모르지만 겉모습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자신이 아닌 진짜 자신을 알아주는 존재로 점점 소중해진다. 그렇게 연결된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코스프레 대회에서 카민도어 왕자와 아마라 공주가 되어 함께하는데...
엘과 대리엔의 상황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읽는내내 상쾌, 유쾌, 발랄한 로맨스 청춘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못된 새엄마와 두 딸들, 누구나 부러워할 멋진 왕자님, 내 편이 되어주는 좋은 친구...신데렐라와 빗댄 상황이면서도 독창적이었던 이야기는 순식간에 끝나버릴만큼 가독성도 좋았다. 동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은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예쁘고 멋진 환타지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뭔가를 심도있게 오래도록 좋아한다는 건 열정과 성실과 의리가 필요한 부분이자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각자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엘과 대리엔이 <스타필드>로 인해 용기내고 노력하고 힘을 얻고 성장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건강해서 예뻐 보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