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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평점 :
올해 내가 만난 작가 중 가장 관심을 끈 작가는 바로 나카야마 시치리다. 히포크라테스 시리즈에 끌려 출간된 작품들을 찾아 읽으며 작품마다 주는 다양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회사원이었다가 뒤늦게 작가의 꿈을 찾아 전향했다는 것, 편집자와 이야기의 방향을 잡고나면 몇 일만에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것, 작가의 필명인 나카야마 시치리가 어느 협곡의 이름이라는 것까지....뭔가 개성과 재능을 가진 이 작가가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관심을 끌게하였다.
음악가, 법의학자, 변호사 등의 다양한 인물과 주제를 등장시켰던 그는 신작 '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로 연쇄살인마와 그를 쫒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그의 데뷔작인 '안녕 드뷔시'와 함께 제 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최종대상에 오른 작품으로 최초로 한 작가의 두 작품이 대상을 다투었다고 한다. 또한 '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에 등장하는 주인공 고테가와 형사와 법의학자 미쓰자키 교수는 히포크라테스 시리즈의 주인공들이라 이 작품에서 다시 만나니 더 친근하고 반가웠다.
분양 중이라 입주민이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 맨션에 신문을 돌리는 소년은 20층부터 천천히 내려오던 중 13층에서 휘날리고 있는 무언가에 시선을 빼앗긴다. 자세히 바라본 그것에 주저앉은 그의 눈에쇠갈고리에 매달려있는 여성의 시체가 보이고 그 옆에는 "오늘 개구리를 잡았다" 는 아이가 쓴 듯한 쪽지가 남겨져 있는데...
형사 고테가와는 죽은 여성의 부검을 의뢰하고 신원과 용의자를 추적하지만 뚜렸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고 반장 와타세와 함께 범죄 심리학의 권위자인 오마에자키 교수를 만나 의견을 듣는다. 그러던 중 폐차장 기계에 눌린 더욱 끔찍한 모습의 두 번째 시체가 발견되는데...
두 건의 경악스런 사건은 언론을 통해 범인을 '개구리 남자'라 부르게되고 경찰은 지역 범죄이력을 통해 용의자들을 추린다. 그 중 여자아이를 감금해 폭력을 휘두르고 교살했지만 정신감정 후 캐너 증후군으로 불기소처리되어 현재 보호관찰 중인 18살의 가쓰오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를 보호 감찰중인 피아노 강사 사유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가쓰오가 음악을 배우며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고 치과의 잡무를 도우며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고 전한다. 범인의 윤곽도 희생자들의 공통점도 발견되지 못한 채 또 다시 세번째, 네번째 사건이 일어난다.
작품의 소제목인 매달다, 으깨다, 해부하다, 태우다의 순서대로 개구리 남자는 움직인다. 매달다로 처음 시작된 사건은 으깨다로 연속살인마 개구리 남자로 탄생되고 해부하다로 범인의 모습이 짐작되고 언론에 의해 시민들이 동요한다. 그리고 태우다로 시민들의 두려움은 극에 달하고 경찰은 위기에 몰리는 가운데 고테가와는 드디어 범인과 조우한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쯤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어느 사이 범죄자에게 자주 들리는 사이코패스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처음에는 작은 곤충, 그러다 동물, 마지막에는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 무감각해지는 그 마음은 과연 교화가 될 수 있을까? 교화되었다는 구분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일본의 형법 제 39조가 심신상실자의 범죄는 벌하지 않거나 죄를 경감한다는 규정이라 한다. 그런 규정은 범죄소설이나 영화의 설정 혹은 실제로 일어난 많은 범죄자들이 식상하게 주장하는 모습이기도 한데 그것은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사이코패스로 불리는 대다수의 범죄자들이 불우한 환경에 놓여졌고 그로인해 제대로 된 인격형성을 이루지 못한 것을 보면 동정이 일기도하지만 심신상실로 경감되기보다는 치료와 격리로 구분되어 나름의 죄값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한참 범죄, 스릴러 소설을 많이 봤더니 결론이 예상되고 생각대로 진행된다고 여겨졌을 때쯤 뒤통수를 때리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훗!!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는 잔잔한 한 방으로 뭔가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