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이웃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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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면서 만난 차례...그 안에서 여러 인물들의 이름을 먼저 보게되었다.

최민석, 이태주, 김진아, 김기준, 엘렉트라, 관리관, 다시 최민석...읽기전엔 이 인물들이 전해줄 이야기를 알지못하니 그냥 그대로 넘어갔지만 다 읽고 난 지금 그 시절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각자가 행동했던 역할과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최민석...그 변질된 의미에 웃프다.


관리관의 지시로 최민석 검거 전담팀의 팀장이 된 안기부 정보요원 김기준은 오늘의 시위현장에 최민석이 나타날 것이라는 정보를 토대로 그를 잡기 위해 대기중이다. 드러난 정보가 많지 않고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는 최민석을 잡기위해 지난 몇 개월간 팀원들은 집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최루탄 연기가 아스팔트 위에 피어오르는 현장에서 다방 창문을 열고 지켜보는 누군가를 발견한 김기준은 그곳을 향해 달려가지만 심각한 부상만 입고 체포작전은 실패한다. 그 결과 김기준은 좌천되고 팀은 와해된다.


연극연출가 이태주는 자신의 작품<줄리어스 시저>를 무대에 올리고 시간이 갈수록 좋은 반응을 받지만 문득 주인공의 대사 속의 '권위'가 원문에서는 '독재'의 의미였음을 깨닫고 마지막 무대에 수정한 채 올린다. 그리고 마지막 연극이 끝나고 들어선 낯선 남자들은 이태주와 연극단원을 끌고간다. 고문 속에 들려오는 연극단원들의 비명과 대조적으로 이태주는 며칠 동안 대화만 나누다 감옥으로 돌려보내진다. 말짱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이태주를 보면서 연극단원들은 그를 변절자라는 오명을 쓰게된다. 결국 아무일도 없이 풀려난 이태주는 우연히 보게 된 연극에서 연극배우 김진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와 함께 또 다른 작품 <엘렉트라의 변명>을 준비한다.연극계에 미움을 산 이태주가 재기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김진아는 그의 신념을 믿으며 따라준다.  


다시 한 번 최민석을 잡기위해 관리관에게 부탁해 기회를 잡은 김기준은 최민석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추려내어 의심스러운 한 명을 추적해간다. 그의 추적을 통해 마치 거대한 연극무대에 자신도 모르게 연기한 배우들과 어느 새 바껴버린 대본에 당황하는 인물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악에 휘둘린 선한 이웃들의 모습이 안타까운 결말을 보여준다.   


6월민주항쟁 30주년을 맞이하여 방송과 신문에서 연일 얘기되고 있는 요즘이라 이 작품 속 시대와 맞물려 더욱 선명하게 찾아가게 해주었다. 시위와 억압, 최루탄의 그 시절을 만난다면 난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고 있을까. 독재 속에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시대, 말도 안되는 일이 말이 되었던 시대, 모든 게 각본 같은 시대 그리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속물과 기회주의자들 ...헉'하는 책의 결말까지 따라오면서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시대의 울분에 동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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