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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네의 끝에서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좋아하는 영화이자 볼 때마다 감동인 영화 '러브 어페어'는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난 두 남녀가 잠깐의 시간동안 운명적인 끌림과 확신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각자의 연인이 있었던 둘은 서로의 연인과 이별한 뒤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하루하루 다가오는 그 날을 하루하루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드디어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그 날 그녀는 들뜬 나머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옥상만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실수를 하고 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 떠올랐던 '러브 어페어'속 주인공처럼 유명한 천재 기타리스트인 마키노와 프랑스에 거주하는 저널리스트 요코는 그의 데뷔 20주년 기념공연에서의 만남에서 운명적으로 끌리게 된다. 대화를 통해 그는 그녀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든 감독의 딸임을 알게되고 그녀 역시 그가 아버지의 영화음악을 연주해 준 기타리스트였음을 듣게된다. 서로 통하는 영화와 음악얘기를 나누며 시간가는 줄 몰랐던 둘은 무심코 헤어져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서로에게 긴 여운을 가지게 된다.
취재를 위해 이라크 바그다드로 떠난 요코는 테러사건에서 찰나의 순간에 죽음을 피하게 되는 경험을 하며 삶과 죽음,죄책감과 공포감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고 요코와 헤어지고 난 순간부터 그녀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이 시작된 마키노는 슬럼프에 빠지지만 바그다드에 있는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며 메일을 보낸다. 파리로 돌아온 요코와 마키노는 메일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이어가고 그녀가 있는 파리공연을 준비하는 마키노는 그녀와의 재회를 기다린다. 약혼자가 있었던 요코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마음에 일고있는 혼란을 정리하고 마키노를 만나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둘은 행복해한다.
그렇게 원거리에서 영상통화로 마음을 나누며 둘의 미래를 꿈꿔가던 두 사람은 요코의 휴가를 이용해 일본에서 만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모든 일이 꼬여가는 상황에 서로의 방향을 뒤틀려버리고 우연은 예상하지 못한 결론으로 진행되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는데...
마키노와 요코가 서로 얼굴을 보고 만난 횟수는 단 3번이지만 서로에게 연결된 매개체 속에 강하고 확신한 감정을 보여주며 끊임없는 그리움을 간직한 둘의 마음이 전해진다. 기타리스트가 주인공이기에 아름다운 선율이 울리는 듯한 이 작품을 읽으며 내 머릿속에서는 이루마의 'river flows in you' 가 계속 울려퍼졌고 운명적인 사랑이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두 사람. 소설의 결론 이후 그 다음은 내 마음이니까 나만의 상상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