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프로데 그뤼텐 지음, 손화수 옮김 / 잔(도서출판)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케아 가구를 사본 적은 없지만 이케아 홍보잡지로 본 가구들은 가격대비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 이케아는 구매욕을 끌어당겼지만 만약 영세한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동종업계 판매자 입장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이케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를 듯하다.

 

노르웨이 오사네에 살고있는 하롤드 영감님은 아버지가 남겨주신 가업을 이어 룬데 가구점을 운영하며 일생을 보냈다. 이케아 보다 먼저 생긴 룬데 가구점은 마을사람들에게 삶과 생활을 제공하던 곳이지만 이케아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룬데 가구점에도 변화가 생기더니 매장을 확장해가는 이케아와 다르게 마이너스를 향해가다 결국 부도라는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오래쓸 수 있는 가구를 판매하는 룬데 가구점과 다르게 얇고 조립식인데다 몇 년이면 망가질 가구를 파는 이케아가 성행하는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 하롤드 영감님의 이케아에 대한 분노는 점점 커진다.  


하롤드영감님은 사랑하는 아내 마르니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었지만 가업을 잇지 않고 다른 일을 하겠다며 떠난 자식들과의 사이는 멀어질대로 멀어져있고 세월의 흐름에 기억이 바뀐 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마르니는 요양병원에 입원중이다. 더 이상 남아있는 것이 없는 하롤드 영감님은 구식 사브자동차를 이끌고는 이케아 사장인 잉바르 캄프라드를 납치해 복수하겠다는 계획을 안고 스웨덴으로 향한다.


스웨덴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아들과는 역시 어색하다는 사실만을 확인하게 되고 우연히 히치하이킹으로 만난 소녀 엡바에게 자신의 계획을 들려주기도 한다. 드디어 캄프라드의 집에서 그를 마주한 하롤드는 납치에 성공하여 호텔에 그를 감금하고 납치사실을 찍은 비디오를 방송국 기자에게 전달하지만 영감님의 마음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방송을 통해 이케아의 진실을 알리고 싶은 것인데 주목하지 않는 그 때...드디어 텔레비젼에서 캄프라드의 납치 소식이 흘러나온다.  


늙어간다는 것 그리고 늙어버린 것... 그 감정이 어떤 것일지 지금 생각하기엔 막연한 듯 하지만 분명 누구나 맞이할 인생의 과정이다. 약해져 버린 건강과 변해버린 가족관계, 평생 가업으로 이어온 가구점의 파산, 그리고 제일 크게는 사랑하는 아내 마르니에 대한 그리움...하롤드 영감님이 이 모든 상황은 이케아 때문이라며 무모하게 달려드는 생떼 같아 보일지라도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그리고 늙어버린 영감님의 슬픔이 전해져 위로해 드리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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