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봄이 다가오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벚꽃. 사람들이 몰리는 꽃 구경은 좋아하지 않고 그저 예쁘다에서 끝나는 나에게 유독 이번 봄 풍경 속 벚꽃은 봄이어서 행복하다는 기분을 전해주는데 큰 몫했다. 벚꽃 아래서 기다릴께...벚꽃 아래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제목부터 벚꽃이 만개해 있는 책 표지까지 이 봄날 읽기에 더욱 어울리는 책이었다.


5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작품 속 주인공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인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신칸센을 타고 움직인다. 역마다 보이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추억이 떠오르고 신칸센 안에서 안내원 아가씨가 파는 간식과 커피는 떠나는 분위기를 더해준다.


<목향장미 무늬 원피스>는 사랑을 찾아 타지로 떠난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손자의 이야기로 60,70대의사랑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졌다. 나이가 들었어도 젊은 시절의 그 때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탱자 향기가 풍기다>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능이 유출 된 후쿠시마에 살고 계신 남자친구 부모님께 인사 드리기 위해 신칸센에 몸을 싣는다. 방사능이라는 민감한 주제에 긴장하기도 하지만 타지역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의 차이는 존재했고 걱정만하고 살기보다는 적응하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그곳은 고향이다.

어머님 제사를 지내기 위해 고향을 찾아간 이야기의 <유채꽃의 집>. 오랜만에 찾아온 동네를 추억하며 살아생전 친밀하게 지내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학창시절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동창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어느 새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보게 된다.

이모의 결혼식을 위해 외가댁에 방문하고자 신칸센을 탄 이야기의 <백목련 질 때>는 얼마전까지 함께 청소하던 후배가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삶과 죽음의 차이를 알게되버린 4학년 꼬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아이가 알기엔 이른 감정이지만 삶이 더욱 소중해질 경험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이용했던 신칸센 안에서 안내원 아가씨로 일하고 있는 사쿠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벚꽃 아래서 기다릴께>는 어린시절 온전한 가정을 만나지 못했던 탓에 자신에게 다가온 결혼 그리고 가정을 이루는 문제가 살짝 두려운 그녀이다. 신칸센 안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승객들의 수 많은 얼굴을 기억하는 그녀에게는 정작 돌아갈 고향이 없는 상황이지만 조금은 용기내어 스스로 자신의 안식처를 만들어 가보고자 한다.


벚꽃이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이기 때문인지 벚꽃풍경은 일본소설에 자주 만나는 분위기인것 같다.이 소설은 시작부터 벚꽃과 각각의 단편마다 소개되는 꽃들로 인해 향기가 풍겨오는 느낌이 절로 들고 등장하는 사연들은 누군가의 고민이나 겪고 있을 사연들과 닮아 더욱 공감되었던 것 같다. 벚꽃과 신칸센...신칸센을 타고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듯이 봄날 나도 어딘가로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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