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잠든 숲 2 스토리콜렉터 5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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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기 때문에 생기는 유치한 감정들은 그 나이 또래에게는 나름 진지하고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또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 편이고 어릴 적 만난 친구일수록 우정은 더욱 단단한 것 같다. 좋은 기억으로 계속된 우정이라면 맞는 이야기지만 잊고 싶은 기억을 공유한 채 한 마을에서 살고 있다면 서로가 보이지 않는 감시자인 느낌이 아닐까 싶다.  


보덴슈타인은 지금까지 사건을 맡으면서 다행히 아는 사람을 피해자로 만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자신이 알고있는 사람들이 연관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아르투어와 막시의 일까지 드러나 사건에서 이성적이기 힘든 상황이다.

사건의 범인일지 목격자일지 모르는 동창 레싱의 아들을 쫒지만 계속해서 행방을 알수없는 가운데 또 다른 동창의 딸인 파울리네가 숲속에서 무참히 구타당한 채 발견된다.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을 조사해가는 가운데 어릴적 몰려다니던 그 무리들끼리 모임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보덴슈타인은 그 중 한 명이면서 자신의 첫사랑이자 전 연인이었던 잉카를 찾아간다.

어디론가 떠나려는 수상한 잉카와 또 다른 용의자의 증언을 모아 42년 전 그 날의 이야기가 조금씩 완성되어 가면서 새로운 용의자를 지목하지만 뜻밖의 진실을 드러나고 이런저런 인과관계속에서 피아는 진짜 범인의 정체를 알게된다. 그리고 보덴슈타인은 아르투어와 막시를 위하여 끝까지 범인을 추적해간다.


42년 전 십대였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 그리고 42년의 시간이 지나 부모가 되어있는 그들과 그들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섞이면서 등장인물들도 많고 관계도 복잡하지만 재밌는 이야기에 헷갈리지 않고 집중하며 읽어나갔던 것 같다.

두 권의 책으로 나온 <여우가 잠든 숲> 표지에는 여우와 소년이 그려져있다. 처음 볼때와 다르게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니 등 돌린 소년이 42년 전 그 날 느꼈을 감정과 졸졸 따라다니며 소년들 마음에 특별했을 여우의 의미가 어땠을지 전해지며 다른 의미로 보인다.

42년이라는 시간동안 가해자 모두 편한 마음으로 살아가지 못했고 보덴슈타인 역시 마음 속에 남아있는 죄책감과 아련함을 가지고 지내왔던 시간이었는데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진실은 드러나고 마음의 짐은 조금이나마 벗은 사건이지 않았나 싶다. 안식년으로 1년이라는 긴 휴가를 가지는 보덴슈타인의 모습과 그가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피아의 마음이 그려져 살짝 불안하지만 보덴슈타인이 없는 타우누스 시리즈는 상상할 수 없기에 다시 돌아올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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