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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0
진 웹스터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0년 11월
평점 :
어려서 읽고 봤던 이야기들의 내용은 기억에 남아있지만 결말부분을 생각하면 문득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잭과 콩나무'의 잭은 거인의 집에서 황금을 낳는 거위를 훔쳐와서 욕심을 부리다 거위의 배를 갈랐다로 두 이야기가 혼돈되기도 한다. 만화 속에서 기다란 그림자로 표현되었던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였는지...마지막에 어떤 결말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는데 좋은 기회로 오랜만에 키다리 아저씨를 책으로 읽게 되었다.
고아원에 살고있는 제루샤(애칭: 주디)는 후원자들이 다녀간 그 날 원장님으로부터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한 후원자가 그녀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대학생활을 지원해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키가 큰 뒷 모습으로 기억되는 후원자는 본명을 밝히기 꺼려한 채 그녀가 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매달 학업이나 학교생활에 대하여 내용을 담은 한 통의 편지를 존 스미스라는 가명 앞으로 보내달라고만 했을뿐이다.

누군가의 따뜻한 호의로 고아원을 떠나 대학에 입학한 주디는 새로운 환경과 새로 사귄 친구들, 그리고 새로 배우는 다양한 학문들을 경험한다. 그리고 답장은 오지 않지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후원자에게 키다리 아저씨라 부르며 자신의 생활과 감정을 편지로 들려준다.
편지를 통해 본 적도 없는 키다리 아저씨를 향한 감사와 사랑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주디의 모습과 생활이 보여진다. 중간부터 주디만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의 존재를 눈치채고 나면 주디의 편지 속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연애편지를 보는 느낌으로 변하고 재밌어진다. 한 학년씩 올라갈수록 조금씩 성장해가는 주디의 모습과 지적이고 성숙하게 변해가는 모습도 편지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키다리 아저씨의 답장 한 통없이 주디가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진행될 뿐이지만 빨강머리 앤처럼 솔직하고 따뜻한 주디와 아무도 모르게 뒤에서 도와준다는 설정 자체로도 멋진 키다리아저씨와의 교감은 사랑스럽고 한없이 다정하다. 그리고 궁금했던 결론도 편지로 자연스럽고 멋지게 표현되었다는 점이 잊지않을 기억으로 남을 것 같으며 표지와 중간중간 삽화가 정말 예쁘게 어울어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