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김대식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인체의 가장 신비로운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뇌에 대한 관심과 뇌를 통한 인간 존재에 대한 해석을 해준다는 소개글에 읽게 된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이 책은  건명원(建明苑) 강의 내용을 묶은 책으로 나 역시 처음 알게 된 건명원은 "밝은 빛을 세우는 터전"이라는 뜻으로 인문-과학-예술 혁신학교를 뜻한다.

인류가 시작된 인간의 모습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문명은 뒤바뀔 만큼 바뀌었고 미래의 인류 역시 지금과는 꽤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발전이 가속화되는 요즘 인간의 뇌는 어떤 역할을 하게되는 것일까.  

많은 신경세포들과 또 다른 세포들사이에서 수 없이 연결되어 있는 뇌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나를 존재하게 하는 기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서부터 존재할까? 고대 사람들은 존재의 의미를 뇌보다 심장에서 찾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 나의 존재는 심장이 아닌 뇌에서부터 만들어진다고 본다. 

(동물실험에서도 심장을 빼낸 상태에서도는 한동안 살아있었다고 한다.)

나는 뇌의 작용을 통해 나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으며 내가 존재하여 타인이 부여해주는 의미 또한 가지게 된다.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들은 신비한 뇌에 대한 다양한 실험들과 밝혀낸 사실들이었다.

과거의 학자들이 누군가의 사고로부터만 볼 수 있었던 관찰과 실험으로 밝혀낸 뇌의 기능과 이론들이 오늘날 밝혀진 사실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들이 대단했다.

근육을 많이 쓰면 두꺼워지듯이 뇌도 많이 쓰면 두꺼워지는 부분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 학자는 사람마다 두개골이 다르다는 발견을 통해 발달한 능력과 튀어나온 머리부분을 연결시켜 뇌지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이론은 틀린 걸로 밝혀졌지만 많이 활동하는 뇌영역이 특화된다는 관점은 틀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피부세포나 간세포는 주기적으로 재생되는 반면 뇌세포는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변하지 않는다고 하며 뇌자체는 통증이나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데 의학드라마 속에서 뇌 수술중에 말을 시키던 장면이 실제하는 이야기였다니 신기했다. 뇌의 기억이 활성화되는 시기와 그 때의 학습의 중요성, 20대 중반부터 노화되기 시작하며 늙어간다는 점, 뇌의 기능에 따라 환각과 환청을 경험하기도 하고 정신분열증이 일어나기도 하고 다친 영역으로 인격이 변화하기도 하고... 뇌의 정교함과 오묘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내용이었는 데 무엇이 옳은 결정인지 쉽게 결론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눈도 깜빡이고 일으키면 설수 있지만 뇌는 죽어있는 경우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죽었다고 할 수 있을까? 실제 이 경우에 머물러있던 환자에 대하여 미국 대법원은 안락사를 허용시켰지만 당시 논란이 컸다고 한다. 뇌과학의 시각에서는 인간이 아니라 물체에 가깝다고 해석하며 정상적인 뇌를 가지고 있어야 의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인간의 선택, 할수 있는 능력, 예측 기능..등등은 모두 뇌로 인해 할 수 있으며 우리가 보는 현실은 뇌의 해석이고 들어오는 감각은 뇌가 만들어낸 결괴물이니 뇌는 인간을 존재하게 하는 부분임은 확실하다. 과학도도 아닌 나에게는 살짝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나의 존재의 핵심인 뇌의 기능과 중요함...그리고 은연중에 생명의 중심은 심장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 뇌로 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