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안하다고 말해 ㅣ 스토리콜렉터 52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드디어 마이클 로보텀 작가님의 조 올로클린 시리즈 "미안하다고 말해"(say you're sorry, 2012)"가 나왔다.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리 차일드의 잭 리처...유명한 작가님들의 시리즈물을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 조 올로클린 시리즈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가 총을 소지하여 직접 사건을 나서는 형사나 탐정이 아닐 뿐더러 신체적으로도 파킨슨 병을 앓고 있어 완전하지 못하면서도 심리학자로서 이성적으로 꿰뚫어 보는 지적인 매력과 인간에 대한 다정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는 내가 그리고 있는 조 올로클린에 대한 이미지가 완벽하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3년 전 영국의 작은 도시 빙엄에서 여름 축제가 열린 다음 날 소녀 두명이 사라졌다.
사라진 소녀들의 이름은 파이퍼와 태쉬. 언론에 '빙엄소녀들'로 불리는 그녀들을 찾기 위해 대대적으로 수색을 벌이지만 결국 아무런 결과도 얻지못한 채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그러던 중 한 농가에 살던 부부가 잔인하게 살해되고 근처 호수에서는 신원미상의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농가 근처에 있던 망상에 시달리는 정신이상자 오기 쇼는 용의자로 체포되고 그의 정신담당의의 추천으로 조 올로클린은 사건에 불려진다. 사건이 발생한 농가는 빙엄소녀인 태쉬가 살던 집으로 현장을 둘러본 뒤 맨발의 한 여성을 자신의 차로 치였다고 증언하는 오기 쇼를 만난 조는 호수에서 발견된 시체의 부검의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다. 얼어있던 시체의 부검을 시작한 부검의는 그녀의 시체에서 괴이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조는 그녀가 태쉬일 거라 예상한다. 조의 예상대로 호수 속의 시체가 3년 전 실종된 태쉬임이 밝혀지자 빙엄소녀 사건은 재개된다. 더 이상 사건에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 조에게 경감은 말한다.
"빙엄소녀들은 총 두 명입니다. 아직 한 명이 남았단 말입니다. "
이전 사건에서 자신의 딸 찰리가 납치당했던 경험이 있는 조는 이번 사건 역시 지나치지 못하고 참여하게 된다. 여름 축제 다음 날 태쉬와 파이퍼 그리고 또 다른 소녀 에밀리가 함께 가출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고 태쉬로 인해 사고를 낸 가해자와 그로 인해 엄청난 대가를 받은 피해자가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도 알게된다. 과거 빙엄에서 소녀들을 둘러싼 사건의 목격자와 주변인물들을 조사하고 조의 친구이자 전직 경찰관 루이츠의 도움으로 범인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하게된다. 태쉬의 시체가 전해주는 이야기로 그녀가 갇혀 있었을 만한 곳을 예상하던 중 파이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사건이 진행되는 밖의 세상과 다르게 조지라고 이름 붙인 납치범에게 어딘지도 모르는 어두운 곳에 갇혀 있는 파이퍼는 자신의 상황과 감정과 과거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전개시켜준다. 태쉬와 자신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그곳에서 어떻게 태쉬가 탈출했는지 그리고 자신과 태쉬의 풋풋했던 십대소녀의 추억과 빙엄 축제날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가끔씩 찾아오는 조지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결심한 그것에 대해서...우연히 손에 넣은 조지의 핸드폰. 신고가 잡히지 않는 그곳에서 파이퍼는 아빠에게 자신을 구하러 와달라는 한통의 전화를 거는데...
범인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내가 그렸던 이미지의 차이 때문에 살짝 예상되기도 한 전개였지만 의외의 결말이면서 해결과정에 살짝 놀라긴했다. 조 올로클린 교수님은 사건에 참여할수록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건에 더 깊숙하게 개입되는 듯하다.
실제 납치사건은 발생하면 언론에 보도되고 대대적으로 수색에 나서지만 전국민의 염원과 다르게 대체로 안타까운 결론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실 두 소녀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대했지만 초반에 발견된 태쉬로 인해 남아 있는 파이퍼가 극한 상황에서도 잘 견뎌주기를 응원하며 읽어갔다. 대조되는 듯한 두 소녀지만 어릴적부터 함께 커오며 서로를 위했던 우정은 위기 속에서도 빛났기에 더욱 안타깝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신작을 발견했을 때의 즐거움과 기대감이 다 읽고나니 아쉬움과 기다림으로 마무리되었다. 재결합하길 바라며 조 올로클린과 줄리안 부부의 미묘한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그녀의 따뜻한 위로 속에 충격은 모두 잊어버리고 다음 사건에서 빨리 만났으면 한다.